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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후 남는 감정들..


BY 친정엄마 2010-01-04

그래도 나를 낳아주고 키워준 엄마이고 첨에는 미운정이었다가 차차 마음을 열어가면서 안쓰러움과
짠함도 생기고 한 그런 모녀관계가 되어가고 있답니다.
아주 완고하고 보수적인 아버지의 존재도 그러했구요.
어찌보면 두분이 다투면서 산 세월은 두분에게는 활력소일지 모르지만 자식들에게는 천형같은 것이었어요
칼부림날까봐 조마조마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속에서 성인이 될때까지 견뎠으니 우리도 대단하답니다
두분다 잘못은 있어요. 아빠의 성격이 조금만 덜 완고하고 여자말 알기를 씹다버린 껌보다도 더 들어주었다면
엄마도 숨통좀 트였을것이고 그런 아빠를 살살 구슬려 달래고 살지를 못하는 엄마의 그 부르르 하는 성격도
한심하구요. 그래서 여짓껏 아버지를 잡지 못하고 속만 타고 그렇게 싸움만 간간히 하면서
서로 죽기만을 기다리는 삶이랍니다.
아버지가 그런사람이래도 엄마한테만큼은 잘했답니다.
의처증도 있고 했지만 엄마 밭일도 못나가게 하고 아이보라고 집에 모셔두고 혼자 농삿일 지으셨고
여튼 엄마한테 집착이겠지만 또한편 잘해주었지요.
아버지 보다야 학력이 괜찮은 엄마였는데 그렇다면 살살 잘 달래서 자기편 만들고 노후를 행복하게 사셨어야하는데
시댁이 싫다고(시부모님은 첨부터 안계셨어요) 저 초등학교때즈음부터 명절이고 뭐고 신경안쓰고 살기 시작하셨지요. 잘 가지도 않고 음식도 안하고 본인은 아주 편하게~
밖으로 돌면서 곗돈 붓다가 떼이고 그런사고 여러번 친거 아빠가 해결해주고. 좀 철이 없어요 엄마가.

그런거 보면서 전 엄마를 아주 싫어하게 되었나봅니다.
결혼 일찍하면서 시댁일 잘 챙기고 희생아닌 희생으로 살았는데 그렇게 살아도 시댁은 시댁인지라
그런 저를 알아봐주지를 않더군요. 남편도 마찬가지였구요.
친정엄마는 본인이 그렇게 하지를 않아서 저한테 잘 하라는 말 할수도 없었겠지만 그래도 역시 알아주는거 친정엄마고 속타는것도 친정엄마였습니다. 아이러니하지요..

얼마전에 첨으로 이래저래 살아온 세월-남편이 돈 안벌어다준것부터 해서 -을 시어머니께 말씀드렸지만 역시나 더 심한 큰형님네도 사는데 너는 왜 못사느냐는 무식한 말만 들었답니다.
남편은 남편대로 자기는 잘 하는데 왜 자기를 못된식으로 말하냐며 동서들한테 친구들한테 한 이야기 다 정정하라고 하더라구요. 정말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를 모르는 그 말투.
큰아이에게는 아버지노릇을 못했고, 마누라한테 남편노릇 안하고, 식구들 먹여살릴 가장노릇도 안하고..
큰 폭풍 지나간 뒤에 남편이 스스로 깨달았는지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조용히 잘하려고 노력하구요

자,,이게 내가 시댁에 할일 아이들한테 할일, 집안일을 제대로 안했으면 남편도 그리나올까요.
아버지가 말하는 자기 형제들한테나 뭐 위신도 안서고 그집 식구들 하는지 미워서 아예발길 끊어버리는
엄마를 한국남자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얼마나 이해할까요.
그래도 평생을 아니더라도 적어도 십년은 그리 살아보고 이거 아니다 싶음 내팽쳐도 되는 거였답니다.
내가 참고산세월, 그거 몰라서 그리산것도 있지만 엄마에 대한 반발도 있었지요.
헌데 지나고 보니 잘했구나,, 내가 이리나와도 자기네도 할말이 없고 미안한게 있구나,, 그런것이지요.
사람이란 누구나 염치가 있고 미안함이 있고 사리분별이 있답니다. 좀 둔한 사람도 있지만요.
저 지금 남편이 밉습니다. 잘 해보려 하루에도 몇번 노력하지만 왔다갔다 맘이 수시로 변하네요.
헌데 지금 때려쳐도 후회나 미련이 남지 않는 이유는 할만큼 했기 때문이지요
해서 내가 더 힘들어질지 아이들 보고 노력하고 살지를 가늠하는 것이지요.
어느쪽에도 후회는 있습니다. 단지 더 잘했더라면 하는 후회는 안한답니다.


시어머니는 나중에 남편이 하는말 듣고(제말보다야 믿음이 가나봅니다) 내심 미안했는지 애들 하고 오라고 전화도 주고 남편과 아이들만 보냈더니 닭계장 끓여주고 음식들 바리바리 싸주더이다.
그전에야 평소에 가도 뭐 자기 친구들과 이야기중이라고 얼렁 먹고 가라는 식이고, 큰집과 둘째네만 제대로 대접을 해주었답니다.
아마 남편이 뒤로 용돈이라도 대주고 했어야 하는데 그거 안해주니 무지 서운했나봅니다.
적어도 둘째네는 아주버님이 마누라 몰래 그리 돈대주고 있고, 큰아들은 큰아들이라 돈 퍼주면서도 안쓰러워했구요
해서 둘째 며늘을 유독이뻐하지요..동서는 모른답니다.

 

오늘 엄마한테 쓴소리 했어요,.

자기가 할거 해야 너도 큰소리치면서 있지.라는 말을 저한테 하셨거든요(남편 아침 안챙겨주는거보시구요. 그외에는 정말 잘 챙겨준답니다. 건강식으로)

헌데 그런 엄마를 보고 자란제가 엄마의 말이 좋게 들리질 않고 엄마스스로도 자신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생활력 강하게 잘 사신 점도 많아요 엄마역시. 사람일이란 모아님 도가 아니거든요.

헌데 큰딸과 아들만 챙기고 사신 어머니께 서운함이 아직도 남아있나봅니다.

다른 딸자식 유학비 대주면서 갓 결혼하고 임신한 저한테는 용돈 안준다고 타박이셨던 분이세요.

공평은 없겠지만 적어도 노력은 할수 있는 문제인것을 유독 저한테는 박하셨어요.

제가 튕겨지는 자식이었거든요..

아직도 애증이 있답니다. 나이들어 남편이 본체만체 하는게 안되었으면서도 다 본인이 자처한 일이라는 생각도들구요

넓게 보려 애쓰면서 살지도 않고 하고싶은말 다하고 하고싶은 편애하면서 살아오신분이라 밉기도 하구요.

한편으로는 그래도 교육열 강해 자식들에게 공부는 열심히 시키려고 했던 그것이요. 그점이 고맙구요.

이건 아마 평생 갖고 살아가는 감정이겠지요. 강해졌다 약해졌다 ...

그래도 엄마의 생각이나 삶이 제 삶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대물림이라는말 싫어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