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말 남편의 외부 모임이 잦았습니다.
그러다 나한테 어느 날 어느 모임에 간다고 하고 여자와 단둘이 비싼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한게 걸렸습니다.
남편은 부동산을 하는 여자와 간단한 식사만 한거라고 했고 저도 이해했습니다.
결론은 이런 사건인데 과정이 아주 복잡합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저는 그 날 행적에 대해서 추척하다 남편에게 그 레스토랑에서 여자를 만나지 않았냐고 물었고 남편은 딱 잡아떼며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끝까지 물고 늘어졌고 아이들 앞에서 이혼 얘기를 하며 애들 아빠를 궁지로
몰았습니다.
남편은 서둘러 이르게 출근하고 애들도 그 날 얼굴색이 흙빛이되어 학교로 등교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이 나가고 전 그전부터 의심스러웠던 남편의 옷매우세 아니면 같이 일하는 여자분과 바람이 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으로 너무 혼란스럽고 두려운 하루를 보내다 남편 사업장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시댁어른과 처가 식구들을 모아놓고 이혼에대해서 말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남편은 저녁에 들어가 다 말하겠다고 했는데 저는 그 기다림의 시간동안 솔직히 여기저기 전화해서 제 분노를 터뜨리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제 친여동생 두 명도 포함되어있었습니다.
전 결혼 17년 동안 가끔 남편에게 짜증도 부리고 했지만 결혼생활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남편의 인격도 훌룡하다고 생각했고 이쁜 여자를 봐도 남편의 눈은 움직여도 마음은 그래도 나한테 있겠지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는 믿음이 너무 강했습니다. 솔직히 능력있는 남편을 내 편의대로 옭아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전 남편이 좋았고 결혼생활이 만족스러웠고 아이들이 좋았습니다.
집이 좋고 가족이 좋아서 남과 만나는 시간이 무의미했고 그래서 기피하다보니 주위에 아는 사람도 별로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그 날 제 동생들에게 제 사정을 전화로 말하며 제 분노를 여과없이 쏟아부었던 것 같습니다.
저녁이 되어 남편이 들어왔고 만난 여자가 부동산 여자였으며 그냥 잠시 식사만했고 사실 여자쪽에서 전화가 와서 솔깃해서 나갔고 그런데 그 여자가 너무 땅 얘기만해서 그냥 식사만하고 헤어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얘기하지 못했던건 당신이 알리가 없는 일이고 찝찝해서 안 할려고 마음먹어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저도 거기까지 이해가 갔고 마음이 너무 풀린 나머지 오히려 내가 낮에 너무 여기저기 전화해서 떠들어대서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남편 앞에서 푼수처럼 말해버렸습니다.
남편은 누구누구에게 얘기했냐고 물었고 저는 제 친 동생 두 명의 얘기도 해버렸습니다.
남편은 그 말에 놀라며 아주 충격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다시는 우리 친정에 가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 버렸습니다.
저는 아무 일 아니고 내가 내 동생들에게 해명하면 되지 않겠냐고 쉽게 생각했는데 남편의 자세는 냉담하고 강하게 나와서 제가
좀 놀랐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남편에게 오해를 다 풀었으니 친정에 같이 가 달라고 했고 남편은 싫다고 강하게 말하며 제 경솔함에 대해서
맹렬히 퍼붇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결혼 생활 17년 동안 제가 잘 못했던 것 시댁에도,애들에게도,생활 자세에 대해서,
비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경제적으로나 인격적으로 다른 남자들 보다는 훨씬 인간적이면서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그런 남편에 비해서 전업주부로 살면서 열등감이 많았습니다.
다른 여자들처럼 예쁘지도 부지런하지도 경제력도 없다는 것이 제 어려서부터의 뿌리깊은 열등감입니다.
남편은 거기에 대해서 한 번도 불평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우리 남편하고 결혼한 걸 제 행운으로 여기며 결혼생활이 만족스러웠고 남자애들 셋을 낳아 공부잘하고 착한 애들로 키웠다고 나름 그거 하나가 제 그나마 보람이었는데 남편의 질책과 제 단점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 자상하던 남자의 냉담한
반응에 너무나 서럽고 외로웠습니다.
제 가치관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제가 왜 사나? 싶고
특히 남편이 17년 동안 저를 참고 살아왔다는 말이 특히 가슴을 찔렀습니다.(저를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아서 살았겠지 했는데 지금까지 참고 사느라 너무 힘들었다는 그 사람의 말은 너무나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제 어린 애 같은 감정을 받아주느라 너무 힘들었고 이제부터는 당신 친정도 가지 않겠으며 당신의 어린애 같은 감정도 받아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제가 주위로부터 철없다는 말은 종종 듣는 편입니다)
남편은 그 후로 늦어도 전화를 안했고 저는 저대로 제 열등감과 우울증으로 머리가 아프고 불면증에 심장이 조여왔습니다.
이제 끝이구나 싶구요. 이제 죽겠구나 싶었습니다. 잠을 못자고 남편과 얘기라도 해 보려고 하면 남편은 차갑게 잠이나 자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제 말 할 곳도 없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것 같은 하루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애들도 훌쩍이다 힘낸다고 부산대다 다시 노래 듣다 다시 울다 이러는 저를 불안하게 바라보며 큰 애들은 제 말을 들어주기도 하고 남편에대한 제 욕도 들어주기도 했습니다.(큰 애들은 중2 고1 입니다)
막내는 불안한 저에게 사랑한다며 안겨왔습니다. (막내는 초등 2학년 입니다.)
저는 낮 동안 내내 참다가 남편이 오면 아주 외면해 버리거나 소리지르거나 그랬습니다.
친구를 만나고 싶었지만 전업주부 생활동안 너무 안 만나서 만날 친구도 없었고 가끔 들어주는 옛 동네 아주머니들 있으면
전화로 낮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친정에서 놀러오라는 엄마의 전화를 받았습니다.(이 사건은 엄마는 모르시고 제 친동생 두 명만 압니다.)
저는 남편은 안 갈게 분명하고 늦은시간이라 내일 갈 수 있으면 가겠다고 했지만 제 마음이 너무 아프고 몸이 아파서 집에
있기가 너무 불안해 저 혼자 밤에 친정집으로 향했습니다.(남편은 그 시간 집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친정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버스가 서는 정류장마다 내리고 싶었지만 마음 한 구석은 또 이게 운명이라면
이혼이 운명이라면 받아들이자 하는 심정으로 정류장을 지나쳐 친정으로 향했습니다.
막내의 얼굴이 떠오르면 눈물이 나서 얼른 고개를 숙였습니다.
친정에 도착해 동생들을 만나 조용한 목소리로 요즘 제 안 좋은 생활에 대해서 쑥떡이고 있는데 엄마가 방에서 나오면 큰 소리로 오버하며 연예인들 얘기를 하며 떠들어댔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제가 혼자 친정에 온 것 때문인지 무슨 일이냐고 자꾸 의심하며 물으셨습니다.
혹시 ㅇ서방이 바람난 것 아니냐고 무슨 일이냐고 물으셨습니다.(이럴 줄 알았어 내가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 혼자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저는 그냥 요즘 사이가 무척 안 좋다고 말했습니다.
엄마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저를 데리러 오라고 그 밤에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큰 일이 났다고 내가 결국 이혼으로 확실히 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친정 동생들에게 말한 것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서 다시는 저의 친정에 안 오겠다는 남자에게 친정 엄마가 전화를 해 딸을 데리러오라고 했으니 그 사람 마음은 어떻고 저는 또 어떻게 되는건지...........남편은 분명 제가 장모님에게까지 말했다고 생각하고
저와의 이혼을 결심할게 뻔하지 않습니까?
역시 남편은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제 어떤 운명을 맞게 될 지 두렵습니다.
저 며칠 전 남편하고 싸울 때도 제 입으로 "이렇게 사느니 이혼해 버리고 싶어"라고 소리쳤었습니다.
애들에게도 "엄마는 무능해 아빠한테 붙어" 그렇게 울면서 소리쳤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오지 않고 저는 친정에서 불면증으로 밤을 보내며 이혼은 안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막상 이혼한다 생각하며 친정에 있으니 애들이 보고 싶어서 미치겠습니다. 애들이 없으면 자살할 것 같습니다.
이제 남편은 상관없습니다. 저에 대한 정내미가 다 떨어져서 보기싫어해도 괜찮고 저랑 집에서 말 한 마디 안 해도 괜찮습니다.
저 얼마전까지 이렇게 사느니 이혼해야지 했는데 애들 때문에 그렇게라도 아이들과 살 수 있으면 살고싶습니다.
남편과 상관없이 무늬만 부부로 그렇게 살아도 저는 아직 아이들과 떨어지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들과 즐겁게 살고싶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오지 않고 오히려 제게 이혼을 요구해 올 것 같습니다.
친정엄마도 남편이 오지 않으니 눈치채고 무척 걱정하십니다. (엄마 속 썩이는 딸은 되기 싫었는데 저혼자 버스를 타고 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이혼을 요구해 와도 저 이혼 안 하고 지금처럼 남편이 먹고 살 것만 대주면 남편과 상관없이 살고 싶습니다.
남편에게 아무것도 솔직히 생활비 외에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을 겁니다.
제가 아이들을 다 키우고 집을 떠날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남편과 이혼 안하고 살려면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솔직히 위 글은 요즘 제가 부부문제를 상담하는 카페에 올린 글 입니다.
여기저기서 조언을 구하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많이 듣고요.
그런데 다시 집으로 돌아온 요즘 저는 남편에대한 의심과 실망으로 고통스럽습니다.
아무래도 같이 일하는 10년은 젊어보이는 유부녀 언니와 보통 관계(육체관계)가 아닌것 같습니다.
추측인데 솔직히 그 언니 개인적으로는 친하고 장점이 많은 사람입니다. 무척 세련되고 예쁘고요
그런데 자꾸 의심을 하다가 생각하니 솔직히 이 둘의 관계에 이상기류가 있는게 지금서야 서서히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제가 의부증 증세의 시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남편과 이 언니의 행동이 한참전부터 이상했었습니다.
남편이 그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만난 여자가 부동산 여자가 아니라 이 언니였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제 감성에 느껴지는 촉수가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까놓고 말해서 알지 못하는 부동산 여자와 바람났던 아니면 사무실 유부녀 여직원과 바람이든 그게그거긴한데
이 두 인간들은 내가 너무 잘 아는 인간들이라 머릿속 상상이 더 기분 더러워요.
지금은 둘이 무슨 관계든 따질 증거도 없고 무섭죠. 남편놈이 하도 영악하고 냉담한 인간이라서 저도 이혼은 안 원하고 지도 이혼은 안 할테니 걱정말랍니다.(절 봐준다는 거죠 ㅎㅎㅎㅎㅎ)
저 이쁜옷도 사고 세련되져서 화술도 익히고 그래서 저도 더 늙기전에 (42살인데 사람들이 아직은 촌스러워서 그랬는지 35세 정도로 봐주니까) 꾸며서 저도 남편 모르게 잘 난 남자들 만나 바람피며 살자고 다짐합니다.
남편도 너무나 당당하게 미안해하지도 않고 여자 만나 돈 쓰고 다니는데 저도 저한테 돈 쓰는 거 아까워 하지 않는 남자 한 번 만나봐야죠. 그렇다고 악의 구렁텅이로 가자는게 아니라 내 인생 즐기면서 살겠다라는 각요죠.
생각해보면 저보고 누가 궁상구질구질로 살라고 그런 사람 아무도 없었습니다.
제가 그게 좋고 편하고 옳다고 혼자 벽창호처럼 고집으로 산 어리석은 세월이죠. 저 이제 너무 변화고 싶고 남편 상관안하며 살고 싶은데 뇌에서 자꾸 그 인간한테 신경쓰고 의심하느라 오래 못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