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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BY 콩닥콩닥 2010-02-17

어린이집을 오픈하게 됐습니다.

결혼하고 일하지 말라던 시어머니, 대학원까지 나와 주저앉았는데

하루는 다른집 며느리 얘기하면서 애도 컸는데, 이제 일해도 되지 않냐고.

아차 싶데요. 나이 서른 훌쩍 넘어 전공찾자니 젊고 팔팔할때도 여자라는 이유로 애낳고나면 잘 써주지도 않는데

애딸린 쌩신입을 어느 회사서 받아줄까...

 

과외를 할까 어린이집을 할까

장기적으로 보면 어린이집이 낫지 않겠냐는 말에 덜컥 하긴 했는데

준공떨어졌단 얘기에 구청 앞에 새벽같이 달려나가 1등으로 허가를 받긴 받았는데

저와 경쟁이 붙었던 다른 집에서 난리가 났네요. 양보 좀 해달라고.

순간 마음 약해지는 저를 보며 참 멀었구나 이런 정신상태로 어떻게 할까... 싶긴 한데

 

제가 다른건 몰라도 도덕적이긴 하거든요. 애들상대로 먹을거가지고 장난치거나 그럴 인간은 못돼요.

해서 친구들이 자기 아이를 저희 원에 보내고 싶다고들 하는데

괜히 친구랑 의상할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신랑이 벌어놓은 돈으로 시작하는건데 말아먹으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제가 남한테 나쁜짓도 못하지만, 경우없고 덜된 인간들도 잘 못보는데

애야 문제행동을 보이거나 해도 애니까 성인인 제가 참고 설마 엄마랑 떨어져 있는 아이에게 분풀이 하겠습니까만은

학부모님들은 어찌 대해야하나 걱정부터 앞서네요.

 

선생님들께 아줌마라고 부르는 부모님. 아이가 다른 아이 때렸다고 본인의 아이를 맞은 아이보는 앞에서 정말 복날 뭐 패듯 패시던 학부모님. 그땐 저도 그냥 선생이었기에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를 수 있었지만

이러면 안되는데 참 자신이 없네요.

 

이제와 차라리 과외를 할걸 그랬나 싶은 마음도 들구요.

어린이집한다니 어머님은 굉장히 좋아하시네요. 이제와 안한다 할 수도 없고

저 결혼하기 전날도 이만큼은 안떨렸는데

잘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