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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자녀 둘둔 아빠 미치겠습니다.


BY 무능아빠 2010-02-26

제가 잘못생각하고 있는지 솔직한 조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내의 입장에서, 자녀의 입장에서, 남편의 입장에서 조언주시면 너무나 고맙겠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대기업 다닌 후 십몇년간 운영 하던 사업이 제대로 망해서 지난 2003년 신용에도 금이가면서 완전히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이후 몇년간 불규칙한 수입으로 엄청난 경제적 고통속에서 생활하다가 그나마 생활비엔 턱도 없이 모자라지만 최근 삼년간 160 정도의 돈을 매월 생활비로 벌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올해 고일 고삼이 되니 매월 집세와 관리비를 내고 학비 의료비 식료품비 교통비 통신비 등 필수비용을 지출하면 수도권에서 최저 기초생활도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내도 대학을 나왔습니다만 결혼할 때 제가 직장여성을 원한것도 아니었고 평생 아내 스스로 돈을 벌어 본적도 없었습니다. 사업이 어려워 질 때 모자라는 돈을 아내가 형제자매로 부터 도움받아 지원한적도 여러번 결국 망한 이후 지금까지도 생활비가 부족하면 아내가 어렵게 도움을 받습니다. 다들 빠듯하게 살아가는 외벌이 직장인들이라 어쩔수 없이 어렵게 도움을 받을 때 자존심도 상하고 불편한 마음도 이만저만 드는게 아니라서 그럴때 마다 아내는 제게 참을 수 없는 모욕적인 험한 말들을 퍼붓게 되고 결국 격한 싸움이 됩니다. 한마디로 남자가 무능하고 무책임하다는 것으로 화를 냅니다.

 

다시 사업으로 재기는 어려울듯 하여 코스피선물 트레이더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갖고 수십권의 책을 주경야독을 시작으로 유명한 여러 선생으로 부터 배우며 실력 연마 하기를 벌써 7년, 세월이 참 빨리 갔습니다. 벌어오는 백육십 월급으로 넣은 돈은 한 푼도 없었지만 망한 형편에도 달리 생긴 천몇백만원이 시장에 수업료로 들어 가버려 기회비용 상실로 인한 생활고 가중과 참담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실력을 갈고 닦은 7년의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고 시간적 여유만 있으면 큰 돈이 없어도 멀지 않은 장래에 이미 닦은 실력으로 그간 피나는 노력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저의 실력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고등학생 자녀 둘을 둔 상황이 상황인지라 더 기다릴 수는 없고 제가 무조건 당장 돈을 더 벌어 와야된다는 입장입니다.

 

전에는 이회사에서 24시간 일하고 다음날 저회사에서 24시간 일하며 집을 못가면서 몇달을 철인처럼 일을 한적도 있었습니다만 계속 그렇게 일하기도 불가능하고 그렇게 한들 두 곳 합으로 이백몇십만원 수입이 해를 넘겨 과세자료로 남게되면 급여압류 문제도 발생될 수 있었습니다. 더 벌어봐야 가져가는 월급을 더 버는데 몰두하기 보다는 못가져가는 최저 월급을 받는 일을 하되 다른 돈을 더 벌 수 있는 일을 준비하고 해야만 빚을 갚던지 앞으로 살 수 있던지가 되었기 때문에 일을 하더라도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습니다.

 

내몸을 희생해가며 일하기가 싫어서가 아니라 급여는 더 받아봐야 다 가져오지 못하는 처지라 노출되지 않는 수입을 더 벌어야 되니 신용이 깨끗한 사람도 돈을  더 버는 것이 어렵거늘 저의 처지로 제약을 피해가며 그렇게 하기란 참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코스피선물 트래이더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게 된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전에 파산면책을 미루었던 사정이 제 사업이 망하며 아내도 신용에 문제가 생기게 되어 변호사 수임료만 부부파산으로 삼백만원을 지출해야 되는데 그 돈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최근에 돈을 안들여도 되는 지원제도가 생겨 이제 파산면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생활비로 아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화를 내고 결국 험한 막말을 하게 되면, 저도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그 때 생각하게 됩니다. 당신도 한 오십이던 백이던 일을 해서 벌어오면 안될까? 요즘 사오십대에 어쩔 수 없는 맞벌이가 얼마나 많은데 더구나 비정규직 백육십 벌어오는 남편을 둔 아내라면 남편이 돈 못벌어오는 책임감 전혀없고 무능하며 자식에게 나쁜 아빠이기 이전에 아내도 자식을 위해서 생활을 위해서 발벗고 나서서 같이 벌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게 됩니다.

 

제 생각은 적어도 남편에게 돈 못벌어온다고 이틀이 멀다하고 화를 내고 싸움이 되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이부분에서 제가 심적으로 미치게 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사업에 성공했으면 천사같았던 아내가 지금도 천사로 남아있겠지요. 어려울 때 아내가 내몰라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사업에 실패를 했다고 해서, 지금 어렵다고 해서, 인생을 포기한 것도 아닌데 바닥에 강하게 발을 딛으며 험한 일을 하면서도 아직 결과를 보여주진 못했지만  오로지 가족이 다시 풍족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이루기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남편에게 생활비가 부족하니 무조건 무책임하고 나쁜 아빠라고 퍼붓는게 당연한 것인가요.

 

이번 겨울 아는 분의 소개와 권유로 아내가 난생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돈벌이를 하기로 마음먹고 산모도우미 일을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도 생활고에 고혈압과 두통으로 자주 아파하는 아내가 작은 체구와 허약한 체력으로 그 일을 감당하기 버거웠던지 날마다 힘들어 했지만 이번에 더 많이 아파합니다. 진통제를 먹으며 깡으로 이겨 낼려고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 앞에서 무능한 남편 욕을 하고 원망을 합니다. 아내가 일을 하기로 결심 했을 때 너무 고맙기도 해서 무능하다는 말과 백번 욕을 먹어도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래도 막상 막말을 들으니  아내가 불쌍하면서도 제 감정도 많이 상합니다.

 

아내도 희생하지만 남편으로 또 아빠로써도 아이들을 위해서 당연히 희생하고 살 수 밖에요. 이제 아내가 이 겨울에 힘든 일을 시작했고 한 일이주 하면 일이주 쉬며 하는 일이라 한 달 오십만원 정도의 적은 수입이지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근본 생활비가 부족해서 아내가 공격을 시작하고 결국 싸움이 되는 과정을 며칠에 한번씩 계속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아픈데도 내 몸이 뿌셔져라 일한다며 아내가 원망하고 화를내며 싸우면 저도 막말을 하게 됩니다.

 

여자든 남자든 아프면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어떤 엄마 둘 다 돈을 벌고 싶은데 한 엄마는 일하면서 아픈데가 사라지고 또 한 엄마는 일하면서 몸이 더 아파지니 그 일 복도 없는게다. 그래도 원망은 안한다. 아픈것은 마음데로 안되기 때문에. 그러나 아픈 것을 참고 억지로 일하다 만약에 더 큰 문제라도 생기게 되면 벼랑 끝에 몰린 위기의 가족을 밀어 버리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당장 일을 그만 두라고 합니다. 또 아내는 화를 냅니다. 그러면 부족한 돈을 누가 채워야 하냐고. 남자가 당연히 채워야 하지 않냐고....

 

요즘 비정규직의 열악한 일이 넘치는 세상에서 사오십대에 200 또는 300 받는 직장을 새로 가지기란 쉽지 않겠지만 남자나 여자나 몇 십만원 또는 백 몇 십만원 받는 일은 건강만 받쳐주면 널렸다고 봅니다. 좋은 직장이나 확실하고 넉넉한 수입이 없는 이상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힘내어서 아빠와 엄마가 같이 희생하며 일해야 하지 않나요.

 

체력이 딸려서 아파서 일을 못하면 서로 마음 아파하며 사정 얘기를 나누고 해결방안을 의논할 수 있을 지언정 비록 경쟁에서 탈락한 가장일지라도 아이들 앞에서 무조건 무책임하고 무능하며 아내를 일시켜 먹는 비겁하고 나쁜 아빠로 항상 몰아붙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못난 아빠 정말 미치겠습니다.

 

지방에서 시작한 사업체를 서울 강남으로 확장이전하고 외국을 내집 드나들듯 하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만 밑바닥 신세에 추락하면서 벌써 7년의 세월을 저 때문에 고생하는 아내와 어린 나이에 벌써 돈부족으로 인한 여러 불편을 겪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빠로써 밤늦은 시간 새벽은 오는데 잠을 잘 수 없네요.

 

솔직한 조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내의 입장에서, 자녀의 입장에서, 남편의 입장에서  조언주시면 너무나 고맙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