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1학년때 반모임을 하다가 알게된 엄마들 중에서 3명과 친분을 맺어
가고 있는데 여기서 제가 너무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글을 씁니다.
저만 빼고 3명은 다 외아들을 키우고 있고요.
이 중에서 한 엄마는 정말 하루종일 아이가 백점받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사
는 사람같아 보입니다.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도 아이가 돌아오면 가방을
열어 시험지를 확인하곤하는데 100점 맞은걸 굳이 자랑을 합니다.
저를 포함하여 나머지 세엄마의 아이들은 아직 실수를 좀 하는 편이고요.
은근히 비교를 하게 되잖아요.
저도 사람인지라 우리 아들은 왜 100점을 못 맞을까... 좀 신경이 쓰이기도
하더군요.. 그러나 문제를 보면 언제나 잘못 읽었거나 급하게 풀어서 문제같
지 않은 문제를 틀려오는데 읽을때 신경써서 읽으면 해결될 문제긴 하지요.
저희집 분위기는 독서가 가장 중요한 집입니다.
제가 한자에서 부터 왠만한 것들은 직접 가르치지요.
학원은 영어만 보냅니다.
저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고 고집이 센 편입니다.
책읽기도 무척 좋아하지만 놀기도 엄청 좋아하지요.
아이들이 놀다가 학원을 갈 시간이 되면 다른 집 아이들은 큰 반항이 없는데
저희 아들은 눈물을 찔끔흘리면서 까지 더 놀고 싶어서 안달을 합니다.
저는 그게 지극히 당연한 거라 생각하지요. 아이들이니까요.
아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면 그 중 두명의 엄마는 저에게 이런말을 합니다.
"애를 잡아야지..엄마가 애한테 질질 끌려 다니냐...쟤는 이제 못 잡겠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저도 참 속이 상했습니다.
애가 버릇없다는 말로 들려서 그 자리에서는 야단을 못쳤지만 돌아와서는
야단을 쳤지요..그런일이 반복될 때마다 더 심하게 야단을 쳤지만 아이는
집에 돌아오면 자기가 잘못한 걸 너무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대체 어
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군요.
8살때 일이니 한창 놀고싶은데 요즘 애들이 자주 놀 수가 없으니 그게 절제
가 안되었던 것이지요.
그 엄마들은 우리애를 이해를 못했어요. 그러면서 책을 아주 좋아하는 우리
애한테 은근히 비웃듯이 말을 하더군요.
"책을 그렇게 읽는다는 애가 왜 저렇게 행동해? 무슨 책을 읽은거야?"
저는 제 아들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모르는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아이를 기다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 아는데 너무 놀고싶어서 순간순간 안되는 건 아직 어린 아이이기때문이
라고. 이렇게 싫은걸 다 표현하는 아이가 건강한 거라고 생각했지요.
이제 아들이 9살이 되었어요.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요.
요즘은 그 엄마들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듯 하더군요.
제 아들은 공부습관도 많이 좋아졌지요..여전히 독서왕이구요.
그 엄마들은 만나기만 하면 아이들 가방을 뒤져서 일기장이며 알림장이며
독서기록장을 훔쳐봅니다.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을 비교하려는 것이지요..저는 그런
것 좀 그만 보라고 말했습니다.
봐서 뭐 합니까? 누가 더 뭘 잘하나 몇개를 더 많이 했나..그거 알아내서 아
이들 다그치기 밖에 더 하겠습니까?
한 엄마는 괜찮은 사람이고 아이를 기다려주려고 하는 엄마입니다.
그런데 이미 저 포함해서 4명이 어울리다가 마음에 맞는 그 엄마에게만 연
락해서 만날 수도 없고, 그 엄마 둘은 모든 화제가 아이의 시험이고 아이의
점수에 관한 것들입니다..
두 엄마때문에 나머지 괜찮은 엄마에게도 연락을 하기가 껄끄러운 상태입니
다.
두 엄마 중 한 사람은 이혼을 해서 혼자 아들을 키우는 사람이고, 나머지 한
사람은 남편에게 불만이 많은 사람입니다.
저와 잘 맞는 엄마랑 저는 아주 가정적이고 말하자면 가족을 최우선으로 하
는 남편과 문제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그 둘은 만나면 서로를 칭찬해 줍니다. 옷이 이쁘다..잘 어울린다..어쩐다..
저는 한 번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드라마 같은 것 잘 안 보는 사람인데, 그리고 정치에 아주 관심이 많아
서 그와 관련된 일들을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하는 말들이 그들은 듣기가 싫은 모양입니다.
제가 몇마디 하면 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기들끼리 다른 얘기를 합니다.
한 사람은 저 한테 정말 주부치고 깨는 사람이랍니다. 정치얘기한다고...
한 사람은 제 말이 틀리다고 저를 윽박지릅니다. 끝까지....
정치에 대해 제대로 관심한번 가져보지 않은 사람이 ..정의가 뭔지 한번도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이 저를 무시하려고 하더군요.
제가 이런 사람들때문에 잘 자라고 있는 제 아들을 너무도 심하게 야단을
쳤던 것 같아서 오늘은 너무도 화가 나더군요.
두 사람은 왜 그토록 저에 대해 가혹한 평가를 하고 제 아들에 대해 함부러
말을 했을까...
남편에게 고민을 얘기했더니 우리가족이 부러워서 그런것 같다고, 또 책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이 부러워서 그런 것이라고 말을 했었지요.
저는 설마 그럴까 했답니다.
제가 가진것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을 안했기 때문입니다.
유난히 부부가 대화를 많이 하는 우리집이 너무 부러워서 가정도 경제도 안
정적으로 보여서 저한테는 말을 함부러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나이가 40이 다 된 사람들이 상대방이 얘기하는데 짤라먹고
자기들끼리 말을하다니 저는 그런 매너를 정말 이해못하겠습니다.
아무리 제가 듣기 싫은 천암함사건 얘기를 하더라도 일단은 싫어도 듣는 척
이라도 해주는게 예의 아닌가요?
그리고 왜 남의 아이들 일기장이며 기록장들을 자기 맘대로 훔쳐봅니까?
정말 이 사람들과 더 이상은 만나기 싫습니다.
하필이면 이 사람들과 인연이 되어 오히려 제 아들을 일년넘게 학대(?)한 것
같아서 억울하기 까지 하군요.
한편으론 제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다름을 인정하면서 또 어울리지 못하
는게 어른스럽지 않은 것 같아서 고민이 되는 것입니다.
대체 저는 이 사람들과 어떻게 해야하는지요....
이미 일년이상 만나온 사람들과 새삼 단절을 하려니 그것도 이상할 것 같고
만나면 아침드라마에 빠져있는 사람들과 늘상 저를 깎아내리려는 그들에
상처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