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이었어요.
오랜만에 남편이 친정 부모님 모시고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하더군요.
부모님께 여쭤보니 싫지는 않으신것 같았어요.
사실, 부모님들 연세 드시면 자식들이 귀찮게 찾아주는거 은근히 좋아하시는것 같더라구요.
물론 제가 힘들게 귀찮게 해드리진 않구요, 맛있는 식사라든지, 얘기를 들어 드린다든지, 저녁 거리 준비해서 찾아간다든지...그 외에도 손주 데리고 가면 반기신다는 얘기죠. ^^
남편이 퇴근을 늦게 하는지라 8시까지 약속장소에서 바로 만나기로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질 않아서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답니다.
조금 기다리니 택시가 우리 앞에 멈춰 섰어요.
딸아이와 저는 부랴 부랴 택시에 오르면서 목적지를 말씀드렸답니다.
그런데...이 택시 기사분...우리가 타자 직접 몸을 돌려 저희를 훑어 보시더라구요.
조금 이상은 했지만, 그리 늦은 시간도 아니고 해서 그냥 넘겼는데요...
목적지의 반쯤 가니 이 기사분께서 본색(?)을 드러내시더라구요.
신호등에서 차가 멈췄는데...갑자기 몸까지 돌려서 제게 하시는 말씀...
[애기 엄마, 요즘은 애들을 하나씩 낳으니 어디 가든지, 어느 시간이든지 애를 데리고 다니니 편하지요?] 하시는거에요..
저는 으례 어른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요즘같이 아이가 귀한 세상에 왜 애 하나만 낳냐는...] 그런 말씀인줄 알고, [네...그렇죠...] 하고 말씀 드렸어요.
그랬더니 그 기사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우리 엄마는 애들을 5~6명 낳아서 애 본다고 밖에 다니지도 못하고 집에서 애만 봤는데...요즘은 여자들 너무 편해요. 그쵸? 이 시간이면 남편 밥 준비하느라 집에 있어야 되는데...]하시며 표정까지 떫떠름해 하시더라구요.
그럼, 이 시간에 여자를 태워서 기분 나쁘면 뭐하러 태웠냐...하시겠죠.
그 분은 그 말을 직접 저에게 하고 싶어서 일부러 태우신것 같더라구요. 집에서 밥이나 하지 왜 다 늦은 저녁에 애를 데리고 다니느냐...하는 식이었어요.
어찌나 기분이 나쁘던지...그 이후로는 입을 다물어 버렸어요.
연세도 그리 많지 않으시고, 세상 흐름에 대해서는 빠르다는 택시 기사분이 어쩌면 그리 고리타분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참 의아했어요.
저와 같은 딸이 있을텐데...당신의 딸도 아이를 낳으면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게 하실까요...
부모님 모시고 기분 좋게 저녁 식사하고 싶었는데...별 이상한 분 만나서 밥이 입으로 들어 갔는지, 코로 들어 갔는지...분이 제대로 삭히질 않더라구요.
각자 개인의 사정이 있는건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되는 거죠.
요즘은 결혼 후에도 사회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앞으로도 저에게 하셨던 것처럼 계속 하셨다가는 언젠가는 큰 코 다치실거에요...하고 한 말씀 드리고 싶네요...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