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생 학원 강사이고 작년 말에 중매로 32살 남자를 만났습니다.
몸 건강하고 키는 작지만 잘 생긴 편이고
착하고 회사도 웬만한데 다니고 시아버님감이 교사이신것도 맘에 듭니다.
어제 저녁 티비에서 영화를 봤다는데 마침 내가 보고 싶은 영화여서
줄거리 좀 이야기 해달랬더니 한 마디도 못합니다.
독후감 점수로 말하면 0점이죠.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아예 안되는거죠.
그래서 대학 나왔는데 이게 어찌된건가 이상해서
천안함 사태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진짜 모르는건지... 거의 우물우물하는거예요.
저번에는 결혼하면 집을 어떻게 구할거냐며
혹시 주택청약예금이란게 뭔지 아냐고 물으니까
막 화를 내고 말을 안해서 헤어지고 그냥 왔습니다.
어쩌다 집에 전화하면 나한테 얘기를 하랍니다.
그럼 자기는 듣기만 합니다.
하루는 우리집에 데려와 보라해서 밥을 먹인후
아버지가 아주 간단한 것을 물어보는데 대답을 못하는겁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워낙 말수가 없으니 대답을 못하나보다...민망하겠다하여
대신 대답을 해줬습니다.
그랬는데 두번째 물음에도 대답을 못해서 또 내가 대답을 해주고
세번째도 그랬더니 아버지께 제가 야단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집이 서울인데 신혼방을 경기도에 얻는다는 말을 듣고
우리 부모님이 맞벌이 하는데 어찌 통근하냐며
남동생 결혼 시킬때 주려했던 집에 가서 당분간 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집 준비한다고 생색내기 싫어서
어차피 살림도 그냥 내가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그랬는데 어느날 살림 준비할때
책상을 사오라는거였습니다.
이 사람 직업은 책 읽는 것과는 전혀 상관도 없어서
뭐 그런것 까지 사가야하냐니까
또 화를 막 내고 말을 안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헤어지면 안될거 같아 대화를 하려고
버스에서 내려 공원으로 갔는데
인상을 쓰고 더 이상 말을 한 마디도 안해서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와서 이 말을 하니 할머니가 노발대발 하십니다.
나중에 하는 말이 자기 어머니가 책상도 사오라고 시켰다더군요.
주말에 만나면 저에게 늘 그럽니다.
먹고 싶은거 말만하면 다 사준다고.
그러고는 된장찌게 백반만 먹습니다.
일요일 오전에 커피집에서 만난후 밖으로 나오면
늘 어디를 가야할지 우물쭈물하기에
당신 형도 결혼할때 데이트하고 장가 갔을테니
형한테라도 어디서 데이트할지 물어보고 오라고 했더니
다음에는 만나더니 남한산성으로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또 어디로 가야할지를 전혀 모르는거였습니다.
그래서 그걸 모르면 그것도 알아왔어야 가지 안 물어오면 어떻게 하냐고 하곤 함께 버스표지판으로 알아보고는 남한산성에 갔습니다.
이 남자와 결혼해도 되는건지요.
젊잖고 사람 좋아보이는데 가끔 이유없는 화를 내고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