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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악마와 살았다...No,1


BY 자유 2010-10-25

의처증이 있다는 걸 알게 된건 20년 전 처음 시작할 때부터였다.

알콜릭의 시부...그리고 삶에 찌들은 시모,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은 시누이... 집안꼴 역시 판잣집에 제대로 된 살림살이 하나 없는 ...그게 그의 집을 첫 방문한 내 눈에 비친 모습들이다.

 

약을 먹고 나 아니면 죽는다고 스토킹에 질린 내마음을 붙든 건 그의 막무가내식의 행동때문이었다.

 

절반은 동정심에 절반은 자포자기로...그렇게 스토킹 당하다간 죽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난 곧 도망침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리고...그와 동거가 시작된 후 난 얼마되지 않아 우울증으로 모든 걸 포기 하고 싶어질 정도로 나약해져버렸다.

의처증...

그건 사람이 당할 짓이 아니다.

밤새도록 괴롭혔다.  이유가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말도 안되는 비정상적인 언어폭력.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고문과도 같은

반복되는 질문 또 질문.

 

처음으로 나는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살다간 피가 마르겠다고...

 

그 후로 내가 우울증으로 세상을 외면하는 십여년 후,  세상은 너무 달라져 있었고...

나의 일상은 변한 게 없었다.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그 악마의 본성...  상대를 괴롭히고 희열을 느끼는

그래서 상대가 무력해짐을 이용해 가차 없이 짓 밟는.

 

그렇게 20년...나는 악마와 살았다.

칼을 빼어들거나,  가스통을 들고 위협 당하는 것보다 더 침기 힘들었던 건

끝나지 않을것만 같은 그 예감.

죽어야 끝날 것 같은 그 예감이 나를 더욱 절망케 했다.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발버둥도 쳐 봤으나...

우스운 건 나도 모르는 사이. 그 악마에게 학습되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말았다.

 

악마보다 내 스스로가 나의 무기력함에 절망하고 또 몇년...

나는 그렇게 멍청한 그리고 아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내나이 40중반...

그 세월  사이 낳은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다.

4명을 인공유산 시키고 다섯번째로 얻은 신의 선물이다.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쓰고 인내하고 또  견뎌냈는데.

 

나는 얼마전 그 악마와 서류상 이혼이란 걸 했다.

이혼사유는 경제무능력. 다행스럽게도 아파트를 장만할 때 진 빚이

내 명으로 되어있었고 그 부채를 갚지 못할 상황이 되자.그런  이유로 가상 이혼을 하자고 내가 구슬려하게 된 이혼이었다. 

 

나는 그러나 최근까지 그 악마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니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사촌오빠와 나를 엮어 불륜을 만들어 나에게 협박문자를 보내오고...

나는 더이상은 참을 수 없어 모두에게 처음 이 사실을 알렸다.

이혼했다는 것도,  의처증에 시달림을 당하고 살아 온 것도, 현재까지도 시달리고 있다는것까지...다 알렸다.

 

죽이겠다고 협박문자를 보내오고...언제나 그랫듯 돈줄도 끊어버린다.

그 협박문자를 가지고 고소를 할까도 생각해봤으나...

 

처음으로 상담전화라는 걸 하니,  상담사 왈 아주 명쾌하게 대꾸해준다.

"이미 남남이니 왈가왈부 할 것 없이  신고하고 고소하세요!

의처증은 죽어도 못 고쳐요!"

 

'누가 그걸 모르나...앙갚음이 두려운게지.'

 

나는 또 조만간 이 곳을 떠나게 될 거다!  그래...  그러나 이번이 마지막이다.

도망도 탈출도 아닌,   이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나는 떠날 것이다.

정신이 온전치 못 한 정신병자들 사이에서 이제야 난 자유를 찾게 되는것이다.

 

내 아이를 그들로 부터 지켜내고 나 또한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것이다.

지금도 어딘가에 나와 같은 사람이 있겠지.

겉으로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 부부사이처럼, 연극무대의 배우처럼 연극을 하고 ...속으론 서서히 병들어 죽어가는 ... 

 

벗어나고 싶다!

벗어날거다!

반드시 벗어나고야 말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