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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BY 베짱이 2010-10-28

30대 초반 주부입니다.

일찍 결혼하여 산전수전 다 겪고

제가 남은건 이쁜 두 아이들과 그리고.....저를 쫒아 다니는 가난이네요..

신랑 바람나서 이혼하고 ,기초생활 수급자 신청하였더니

학교 다니는 아이가 놀림을 받고 들어오더라고요...

이런저런 이유가 있어서 수급자는 중단 하였고 모자가정으로 남아 있는데

조그만 빌라를 융자 껴서 하나 구입했죠 그런데 언젠가 부터 비만 오면

빗물이 뚝 뚝 천장타고 떨어지네요...

천장은 너덜 너덜...

온 방안은 곰팡이 자국...

아이 책상은 오래되어 휘어져 버렸습니다...

아이 침대도 장롱도 남이 쓰던거 가져다 마련해 주고...

암튼 이렇게 살다보니 아이들도 가난을 먼저 아네요..

한숨은 아이들 앞에서 쉬지 않을려고 해도

저도 모르게 한숨이 후~~~~하고 달고 살아요....

그런데 그나마 신기하게 큰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인데...

성격도 차분하고..집중력도 남달라 공부를 잘 하네요..

교장선생님이 영재교육원 추천을 해 주었을 정도로요..

친구들 한테 인기도 좋아 계속 반장을 달고 살고요..

그런데 지금 제가 아파트 단지 사이에 오래된 빌라에 사는지라

길에서 같은반 엄마나 아님 운동회에서 보곤하면 괜히 먼저

눈을 피하고 기가 죽는거예요...

아이가 올 해도 아이들 인기투표로 반장이 되었고

저는 없는 형편에도 아이들에게 형관팬세트를 하나씩 선물해 주었죠..

그랬더니 우리 딸래미 저한테 와서 한다는 말이

"엄마,내 친구 부몸님이 우리집 부자인것 같대." 라는 말을 하는것입니다.

"엥?,그게 무슨 말이야?게는 어디 사는데."

"응,00아파트 ."

그 00아파트는 우리 동네에서 제일 평수가 브랜드 아파트죠..

갑자기 약이 확 오르는게....비꼬는 식으로 들리는 거예요..

제가 속이 좁은건가요?

후~~~~어떻게든 이 가난을 벗어나고 싶은데.....

참 한살 한살 먹을수록 늘어가는것은 내 현실 인정과 눈치 그리고 서러움

밖에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