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에요.
한달에 한번 가족동반으로 만나는데 총각때부터 해서 횟수론 이십년 가까이 되어가요.
우리 부부는 사십초반 이구요.
첨엔 남자들만 열명 넘게 많았는데 지금은 다 서로들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서 지금은 달랑 네팀만 하고 있어요.
저희 부부는 그중 한팀이구요.
원래는 남자들만 했는데 각자 비슷하게 결혼하면서 자연스레 부부모임이 되었죠.
그런데 언제 부턴가 점점 사람들이 줄면서 이 모임이 재미가 없어요.
일단 너무 자주 만나다보니 특별히 월급쟁이 생활이 빤해서 그런지
별달리 할 이야기가 없고 다들 형편들이 다르다보니 공통의 화제거리도 찿기가 힘들어요.
같은 일을 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업종만 비슷하다 뿐이지 각자의 위치나
경제적 형편들도 다 다르고 자녀가 없는 집도 있고 사장도 있고 이제 갓 결혼해서 신혼인 부부등..
게다가 저는 나머지 세사람의 부인중 한사람 하고는 친해서 간혹 서로 안부 묻고 그러면서 지내지만 나머지 부인 둘과는 전혀 평소에 안부전화 한통 안하는 사이이구요.
여자들끼리 친해야 모임도 오래 갈건데 그렇지가 않다보니 만나면 편하기 보다는 그냥 그저 그래요.
남편 못나오면 부인이 애들 데리고 나와도 되는데 뭐 그닥 친하지가 않다보니
저랑 친한 사람 말고는 나머지 두 여자들은 신랑 안나오면 아예 자기들도 참석을 안하더라구요.
어차피 매달 내는 계비로 공짜밥 먹는대도 말이죠..
그렇다고 지들끼리 친한것도 아니구요.
저는 애들이 크면서 생활비도 많이 들어가고 옛날처럼 밤늦게 술마실 기분도
체력도 안되는데 억지로 이 모임을 게속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만나면 편해서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가 풀려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하고 오히려 힘든 자리에 다녀온것 마냥
웬지 모를 갈증에 시달리는 기분에 모임에 돌아오는 길은
몸도 마음도 더 힘들때가 많아요.
상대들도 같은 생각인지 중간에서 먼저 가면 간다고 인사를
하고 가야하는데 하는둥 마는둥 그렇게 가기도 하더라구요.
사람이 많으면 어수선한 분위기에 그렇다고 이해라도 하겠는데 것두 아니고..
저도 이렇게 시큰둥 하지만 정작 모임의 직접 당사자였던 남편 마저도
저랑 같은 생각이네요.
원래 모임이란게 오래되면 다들 이 비슷한 분위기인지 아니면
우리가 정말 억지모임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글 올려보네요.
남편과 저는 이 모임 이제 그만 하자로 반 맘을 굳힌 상태고
그냥 정기적인 모임 갖지말고 1년에 한두번 만나는걸로 할 생각이거든요.
사실 꼬옥 모임 안해도 볼수 있는 사이들이구요.
서로에게 별 도움도 안되고 내키지 않는 이 억지 모임을 이제 그만해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