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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냉담해져가는 마음


BY 은행나무 2010-11-16

딸셋을 둔 다둥이맘입니다. 첫째가 다섯살-49개월, 둘째가 20개월, 셋째가 5개월째예요.

 

둘째 셋째가 연년생인데다 막내가 벌써 입원을 두번이나 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둘째는 부산 이모집에 맡기고 있죠. 아이가 아프면 도저히 둘을 한꺼번에 감당할 수가 없더라구요.

 

첫째가 올해부터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요근래 부쩍 말대꾸가 많아지고 장난이 심해져서 '엄마가 너무 힘드니까 네가 도와줘'라고 하며 말 좀 잘 들으라고 타이르기도 하고 해도 그때 뿐.. 조금 몸이 힘들기라도 할때면 아이에게 곧잘 소리지르게 되고 한번 맘이 상해버리면 아이가 미워져서 안아달라고 보채고 울어도 안아주지 않고 말을 시키지도 못하게 합니다.

 

스스로 아이를 많이 예뻐하는 편이라고 생각했었고, 첫째는 제게 특별한 아이기에 둘째가 생겼을때도 둘째보다는 첫째를 더 많이 챙기고 관심을 주었어요. 그런데 막내를 나은 후에는 첫째가 말대꾸를 하거나 방을 어지르거나 해서 조금이라도 거슬리게 하면 아이가 너무 미워져서 잔인하게 대하게 됩니다.  아이는 문제가 없습니다. 나를 화나게 하는 점들 대부분은 아이가 할만한 말이나 행동이어서 훈육의 대상이 될 수 는 있지만 문제는 아니거든요

문제는 제 자신에게 있어요.  아이에 대해 마음이 너무 냉담해지는 거예요. 이유를 모르겠어요. 막내나 둘째는 예뻐요. 그런데 첫째에 대해서는 조금만 건드려도 짜증이 난달까...바닥에 있는 내 잔인한 성질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내가 아이에 대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실망스럽고 놀라워요.

(우리아이는 밝고 명랑하고 말도 잘하고 눈치도 빠르고 영리하고 유머도 있고 장난치는 걸 좋아하죠. )  저 때문에 상처받는 아이가 불쌍하고 미안해요.엄마는 아이의 이불이 되어주어야 한다는데 깨진 유리처럼 아이를 할퀴고 있으니...

 

여기에 비슷한 고민인 분들 얘기 보면서 많이 위로가 됐어요.  이 시기 잘 극복하고 우리 아이들 많이 사랑할 수 있도록 힘 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