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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모님의 이혼...


BY 섭이맘 2011-01-26

내 나이 39...평생을 아빠를 미워하며 살았습니다...

 

학력도 엄마보다 안좋고 집안도 안좋고 사업은 할때마다 망하고...

그래서 엄마가 집안을 일으켜세우시며 평생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아빠는 남자의 자격지심이 살면서 자꾸자꾸 강해져서

엄마의 모든 말과 행동이 아빠를 무시한다고..

배운거 없고 돈못벌어와서 무시한다며

평생을 엄마에게 소리지르고 욕하고

가끔은 때리기도 하며 처가식구과 장모님에게마저

이년 저년하며 싫어하셨죠...

 

엄마는 주변 모든사람들이 현명한 천사라고 하죠.

엄마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엄마를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아빠의 주변 모든 사람들은 아빠를 싫어하구요.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빠가 신사인줄 알고 다 좋아했다가

친해지면서 말끝마다 욕이 들어가있으니..또 술만 마시면

사람이 시비를 거니...아빠의 의견과 조금만 틀려도

욕을욕을 해가며 삿대질을 하니.. 대부분이 아빠를 멀리하게 됩니다.

 

오빠와 저도 아빠를 증오하며 이만큼을 살았구요.

 

그래서 엄마에게 이혼을 여러번 권하기도 했으나

외할머니 혼자 너무 고생하며 세자매를 키우셨기에

할머니 살아생전엔 이혼을 할수 없다며 참으며 살겠다는 엄마였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갑자기 이혼서류를 들고 나타나셨네요.

절대로 엄마없이는 살수 없을것 같던 아빠가 먼저 이혼을 하시자네요.

 

평생을 무시당하며 살았다고...이젠 단 하루를 살더라고 엄마

없는 곳에서 기펴고 편히 살다 조용히 죽고 싶다고...

세상사람 모두 아빠가 잘못했다 하고 엄마만 잘했다고 하는데

그럼 본인이 떠나면 될것 같다고...

엄마 편하게 해줄테니 이젠 놔달라고...

돈은 하나도 줄필요없으니 그냥 떠나게만 해달라고...

 

아빠의 그런 모습 첨 보았습니다...

아빠도...너무 힘이드셨나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미워했던 아빠인데..

가정의 따뜻함이라고는 조금도 느낄수 없게 했던 아빠인데...

아빠만 사라지면 우리 가족 모두 편하고 행복할거라 생각했었는데...

 

노숙자로 살다 죽더라도 엄마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하루만이라도 살고 싶다하시네요..

돈은 많이 벌어놓았으니 이제 편하게 살라며 돈 한푼 없이

떠나겠다 하시네요...

그리고 우시네요...

 

맘이 너무 아픕니다..

엄마도 아빠의 인생이 너무 가엾어서.

이젠 70세나 되신 아빠를 누가 돌보겠냐며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아빠를 곁에 두고 살아야 한다며

절대 보내주실수 없다 합니다...

예전같으면 이혼하라 할텐데 이젠 정말 아빠가 너무 불쌍합니다.

저리 가시면 술주정뱅이 노숙자나

불쌍한 독거노인밖에 안될텐데...어찌해야 하나요...

 

엄마의 인생에선 아빠가 없어야 남은 시간이나마

편히 사실거 같고

아빠의 인생은...엄마가 없으면 정말 술주정뱅이 노인밖에 안될거 같고...

 

어찌해야 하나요...

어찌해야 하나요...

 

가슴이 찢어질것 같아요...

저도 아빠를...사랑하고 있었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