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시아버님의 제사다.
결혼한지 근 20여년..
얼굴도 뵌 적이 없는 시아버님..
참 사람 좋은 양반이란 소리로 그 분의 모든걸 느낄뿐..
내 역할이 없는 집의 큰며느리다 보니
결혼하자 마자 시어머니로 부터 제사 부터 받게되었다.
어찌어찌 꾸려나가다 보니 이젠 손에 익은 제사 상차림
두 번의 명절과 제사 총 3번이면 끝낼 일이니 기분 좋은 맘으로
정말 그렇게 보내왔었다.
그런데 불뚝 화가 치밀어 오른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직장 문제로 한 번도 미리 와서 거드는 법이 없는 동서
제사 상차릴때까지 전화 한 통 없는 시어머니
학교 선생이라면서 친정아버지 제사에 참석한 적이 없는 시누이
고질적인 위장병이 또 다시 도졌다.
며칠째 제대로 된 밥을 먹기 힘들다.
소화가 잘 되는 죽 먹으며
장보기를 겨우 마치고, 집안 정리를 해 놓고,
제사 음식을 해야 하는데..
영 맘이 좋질 않다.
오후에는 일을 해야 하니 모든 일을 오전에 마무리 해야 한다는
시간에 매여 있다보니 위가 또 말썽이다.
어제밤에는 시동생이 한 몫 거든다.
당숙 어르신들이랑 시고모분 들이 오신다고..
음식넉넉하게 하시라나..
아프다는 소릴 해도 이해 해 줄 사람들이 아니라는걸 이젠 알기에
나 혼자만의 고지병으로 달래고 어르는 수 밖에 없다.
병원엘 다녀올 시간도 여유가 없어 제사 이 후로 미룬다.
제사라고 누구하나 고기 한 점, 과일 한 톨
보태 주는 사람이 없다.
하다 못해 설겆이 해 줄 사람도 없다.
모두들 손님으로 와서 대접만 받길 원한다.
맛있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비어 지는 그릇들
당연하게 집으로 돌아 갈 때는 용돈이 들어있는 봉투와 제사 음식들을
들고 당당하게들 퇴장하신다.
며느리가 나 뿐인것 같구,
일할 여자가 나 뿐인것 같구,
이 집 일 잘하고, 투정 안 부리느 머슴인것 같구,
돈 벌어서 봉투에 용돈 넣어 드리는 현금 지급기 같구..
난 죽어서 내 자식들에게
이런 제사 문화를 절대 물려주지 않을것이다.
제사 날이 아니-엄마 생각나는 날이면,
엄마 좋아하는 달달한 카라멜 마키야또 한 잔,
케익 한 조각 이면 된다고..
정말 제사의 진정한 의미가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