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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편을 어떻게 해야하지...


BY gkfngkfn 2011-06-03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적어봅니다...

 

저희 엄마가 내일 환갑이십니다. 자식이라곤 달랑 저 하나구요...

사실, 부모님 환갑이라면 혹시 여행을 보내드릴 경우에 길게는 몇달 전,

아니면 식사예약이나 선물만 준비하더라도 적어도 몇주 전에는

준비들 하더라구요...

 

핑계지만 제가 몸이 아파서 5월에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친정엄마에게도

사정이 있어서 제가 엄마에게 양해를 귀한 뒤, 환갑을 좀 미루더라도 제대로

해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린 상태입니다...

물론 남편은 제가 엄마와 나눈 대화를 모르는 상태로 2주 전쯤에 출장을 간

상황입니다...

 

사실 부부싸움으로 인한 남편의 잦은 외박으로 인하여, 저희부부는 1년넘게

조용할 날이 없었습니다. 물론 거의 대부분을 제가 쫓아냈기때문에 제게도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 스스로가 어떤 경우든 외박을

하는 건 자신의 잘못이라며 들어올 때마다 용서를 빌었고, 저는 받아주었습

니다. 외박도 처음엔 하루, 이틀이던 것이 한달 가까이 한적도 있습니다.

자신의 말로는 처음엔 모텔에서 지내다가 기간이 길어지면 힘들어서 시댁에

서 지냈다고 했고, 사실인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외박도 모자라서 몇달 전부터는 회사에서 장기출장을 자주 갑니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길게 갈때는 한달 가까이도 가서 이래저래 부부사이가

더욱 심각해져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젠 '외박아니면 출장'같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어서 4살된 애기하고 거의 매일을 둘이 지냅니다...

 

남편도 안되겠는 지, 지인이 다니는 회사로 옮길 생각을 하고 지금 회사에 지

난달까지만 근무한다 하고 마지막 출장을 갔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너무 바

빠서 친한 상사가 좀 말리나 보더군요. 결국 언제 올라갈지 모르겠다는 신랑

의 우유부단함에 저희는 또 크게 싸우게 됐고, 싸우는 와중이긴 했지만 제가

엄마 환갑 일주일 남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엄마 다음주 토요일에 환갑이셔"

"..."

"엄마 환갑이시라고"

"알았어, 그만해"

"뭘, 그만해? 장모님 환갑이신줄도 몰랐지?"

"어"

"정말 너무한다...장모님 환갑이 매년 있어? 몰랐던 것도 서운한데 적어도 

아내가 일주일 남겨놓고 이야기 해주면 적어도 그전에 꼭 올라갈게. 올라가

서 식사예약하고 챙겨드릴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마...이렇게 이야기라도 해

야 하는거 아냐?"

"알았어, 그만하자고"

"당신이 이렇게 엄마환갑때까지 내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실망시킬 줄 몰랐

어...습관적 외박에, 기약없는 출장에, 이젠 처가에 무심하기까지 하고 난 이

렇게 살고 싶지 않아...헤어지는 거 진지하게 생각할꺼야! 당신이 예전에 한

번만 더 외박하거나 날 힘들게하면 내가 원하는 조건대로 헤어져주겠다고

각서도 썼으니까 그 약속만은 지켜줘..."

 

그리고는 지금까지 일주일동안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내일 환갑 챙겨드릴거면 적어도 오늘 밤에는 집에 오겠지요, 하지만 오지 않

고 내일도 아무 연락도 없이 엄마 환갑을 이렇게 넘어간다면...저 정말 헤어

질 생각하고 있습니다...제가 위에 쓴 이야기를 읽어보셨다면 단지 환갑때문

만은 아닌걸 아실겁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건가요? 싸우면 외박도 할 수 있고, 바쁘다보면 기약없는

출장 갈수도 있고, 부부사이가 안좋다고 장모님 환갑 그냥 넘어갈수도 있는

건가요...

 

너무너무 답답하고 하루하루가 속상하고 힘듭니다...그냥 그런 남자려니 하

고 살아야 하나요...아니면 엄마 환갑마저 챙겨드리지 않으면 이젠 정말 아무

희망도 없는 남자이니 미련없이 헤어져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