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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결혼인줄 몰랐습니다.


BY 헛똑똑이 2011-07-06

 

너무 답답해서, 어딘가에는 털어놓고 싶어서... 여기저기 뒤적거리다가 이 곳 까지왔습니다.

 

여기에는 결혼 선배님들이 많이 계실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헛똑똑한 저에게 많은 조언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작년에 결혼을 했고, 어느 회사의 과장으로, 아직 일을 놓지 못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결혼하면서 이것저것 트러블도 많았지만, 막상 결혼을 하니 그런저런 이게 결혼이구나... 하면서 큰 문제없이 살았지요.

다른 새댁(?)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겁니다.

 

그러다 얼마 전, 출근 준비를 하다가 자고있는 남편 전화기 안의 문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OO야 고마워. 너무 좋았어. 오빠가 흥분해서 너무 빨리 싼 것 같네. 아무튼 고마워^^"

 

아직도 조사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고 있는것 보면, 충격이 크긴 컸나봅니다. 갑자기 숨이 턱 막히고, 앞에 노랗고, 목소리는 막 떨리고... 다들 이해하실겁니다.

 

처음에는 모르는 문자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받은 문자도 안고 보내는 문자인데 그게 말이 됩니까. 나중에는 무릎꿇고 이야기하더라구요. 폰섹이라는 것을 했다고... 전화 끊고 자기가 보낸 메세지라고...

 

전화 걸어보라고 했더니, 어떤 어린 여자애가 받더군요.

그 때가 아침 8시도 안 된 시간이었는데, 부지런도 하죠...;;;

 

 

이 일 후로 저는 한달 가량을 남편과 되도록 덜 마주치고 살았습니다. 집이 크지 않아서, 무엇을 하는지 뻔히 다 알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눈도 되도록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그냥 쳐다보기 싫었어요. 계속 그 문자가 그 사람 목소리로 들리는것 같고...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차라리 회사에 있는 시간이 편했던것 같아요. 바쁘면 더 좋구요...

멍하게 있다가 갑자기 눈물이 확 쏟아지기도 하고, 죽고싶은 생각도 들고... 결혼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한참 좋을 때라고 할 이 시점에 나는 왜 이런일을 겪어야 하는지 울기도 참 많이 울었습니다.

 

엄마한테는 속상해할까봐 차마 이야기도 못하고... 그렇게 끙끙 앓으며 지냈지요.

그런데, 한달 두달 시간이 지나니까 좀 무뎌지더군요. 그게 더 화가 났습니다. 용서가 되는건 아닌데, 처음 만큼 울분은 좀 가라앉더라구요.

같이 밥도 먹을 수 있겠고...

 

앞으로는 집행유예기간으로 살겠다는 약속. 상처줘서 미안하다는 말. 그 사람이 흘린 눈물들. 회사에서 혼자 남아 야근하다가 전화해본거였고, 딱 두번 걸었던거고... 그냥 이런 반복되는 말들을 바보같이 또 믿으며, 그냥 그렇게 시간이 가고 있었습니다.

 

 

서너달 지나니 예전처럼 농담도 하고, 제법 이전처럼 돌아간듯 했습니다. 다행같기도 하고, 같이 못살겠다고 고집부렸을 때, 만약 이혼을 했더라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마치 남 생각하듯 하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어제 저는... 샤워하다가 서랍장 위에 뭔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손이 잘 닿지 않을 만큼 높은 곳이어서 겨우 끄집어 냈습니다.

여자 티셔츠였습니다. 냄새를 맡아보니 아직 강하게 피존 냄새가 났습니다. 한참전에 뿌린듯한 향수 냄새도 흐리게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들고 나가,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이거 혹시 아냐고...

남편은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자기를 의심하는 거냐고... 자기가 설마 이 집에 여자를 데려왔겠냐고... 하더라구요...

 

하긴 그렇습니다. 우리집에는 엄마가 직장생활하는 저 대신 반찬도 해주고 청소도  해주기때문에 집에 수시로 들리거든요... 그래서 저는 남편 말에 어느정도 신뢰가 갔습니다.

그렇다면 도둑인가? ... 집에 없어진것 없는지 남편에게 경찰에 신고하자고 했고, 그 옷은 지퍼백에 넣어두었습니다. 남편은 그러자고 하더라구요. CCTV도 살펴보자고...

 

전 정말 경찰에 신고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남편은 담배를 피고 들어오더니,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 옷 자기가 거기에 둔거랍니다.

그 때 폰섹 했다고 했을 때, 그 여자애가 보내주는 옷이라고 합니다. 회사로왔는데, 그걸 어떻게 해야 하다가 거기에 숨겨둔것이랍니다. 거기 있은지 3개월이 넘었다고 하네요... 왜 버리지 않았는지, 왜 그걸 집까지 가져왔는지 이해가 가지않는다고 하니, 자기도 왜 그것을 버려야지 하면서 여태 두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또 한번 휘청 했습니다.

다 끝난줄 알았는데, 또... 인가..........

 

 

 

여태까지가 최근 저에게 일어난 일들이었구요.

여기계신 많은 분들께 제가 어디까지 믿어야 하고, 어디서부터 의심을 해야하는지, 그리고 제가 지금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의심가는건 이런거에요.

1. 정말 폰섹을 하면,인증 개념으로 자기가 입고 있던 티셔츠를 보내주는지.

2. 화상통화가 아니고 그냥 음성통화라고 하던데, 그게 맞는지.

3. 집에서 여자 티셔츠가 발견되었는데, 이걸 그냥 남편 말만 듣고 넘겨도 되는건지.

4. 이 티셔츠를 경찰서에 가져다주면, 언제 빨래된 옷이고... 그런것들을 조사해줄 수 있는지... -_- (아직 피존냄새가 강하게 나고, 자세히 보니 짧은 털도 하나 섬유속에 껴 있더라구요;;;)

5. 화장실 서랍장 위에 3개월이나 옷이 방치되어 있었는데 피존 냄새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는지...

 

 

같은 여자로서, 여러분들에게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냥 행복하게 사세요.

그리고 제가 공부만 하고, 입사한 후로는 일만 해서... 정말 이런 성인문화에 대해 하나도 모릅니다... 제가 드린 질문들... 알고 계신 부분만이라도 답변 부탁드릴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