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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인데....저는 맘이 아프네요.


BY 애미 2011-07-17

저희 아이는 반 아이들이 싫어하는 아이인데,아이들과 관심사나 중요하게 여기는게 좀 달라요.선생님 말씀으론  어떤 면에선 참 때묻지 않고 순수한거 같고 아이만의 세계가 있는 것도 같다고 하세요.

또래 사회에서는 이런 이질감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구요.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으면서도 그 세계를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거 같아요.

그렇다고 자폐증 같은건 아니구요.

다른 아이들은 저희 아이를 외면하고 있는데,저희 아이 반 반장 아이가 저희 아이에게 친절히 대해 주었어요.

물론 서로 코드가 잘 맞는 애들하고 그 아이도 친했지요.다만,다른 아이들처럼 외면하지 않고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주고 저희 아이가 말하는 것을 귀기울여 들어주고 반응도 하고 그랬어요.

그 아이 덕분에 그 아이처럼 우리 아이를 대해주는 아이도 몇명은 있었구요.

이 아이의 이런 성품 때문에 그 아이는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매우 좋아요.항상 아이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아이죠.

이런 아이가 전교 회장에 당선이 되었어요.

저희 아이,집에와서 기쁨에 찬 얼굴로 오늘 00가 전교회장에 당선했다고 말하더라구요.

그래서,축하해줬냐고 하니까,애들이 그 아이를 축하해주느라 그 아이를 완전 뺑둘러서 싸고 있어서 자신은 거기에 낄 수가 없었데요.

아이들이 저희 아이 싫어하는거 저희 아이도 아니까,거기서 함께 할 순 없었고,그냥 마음만으로  기뻤나봐요.

그러면서 핸드폰으로 문자라도 보내려고 했는데,핸드폰이 자꾸 꺼져버려서(베터리는 있는거 같은데) 그것도 못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집 전화로 전화를 걸던가 문자를 보내던가 하지,그랬더니 전화번호가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어서 기억을 못 한데요.

어찌어찌해서 잠시 핸드폰이 켜지게 되었고,그 사이에 저희 아이는 그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네요.당선 축하한다고.

전 그 아이에 대한 저희 아이의 마음이 그 몇 글자 보다 더 큰걸 알아요.하지만,아이는 딱 그렇게만 적더라구요.00야,전교회장 당선된거 축하해.

그리고서 반 홈페이지에 들어갔네요.

반 홈페이지에서 아이들은 서로 글을 주고 받으며 대화를 하는데,저희 아이는 평소에 거기 끼지를 못해서 잘 안 들어가요.

그러다 오늘 들어가서 이미 그 친구에게 축하글을 남긴 친구들의 글 밑에다 또다시 축하글을 남겼네요.

그런데,회장에 당선된 그 친구가 다른 아이들의 답글 밑에 내일 나 당선 기념으로 한턱 쏠건데 너 올거지? 이렇게 쓰여 있더라구요.저희 아이 글은 나중에 써서 못 본건지 아니면 저희 아이가 오면 다른 아이들이 싫어할까봐 그러는지 저희 아이에겐 어떤 말도 없었구요.

제 생각일지 모르나,저희 아이는 그거 보고 맘이 씁쓸했을지 모릅니다.

제가 이렇게 맘이 아픈데요.친구들이랑 함께 축하도 못 해주고,축하해주는 친구들 사이에 섞이지도 못 하고요.

저도 평소에 이 친구 아이를 좋게 보아왔던터라 처음엔 정말 잘 되었다고 함께 기뻐해주었는데,오늘의 저희 아이 모습을 상상해 보니 마음이 착잡합니다.

어쩜 저희 아이는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만 가질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애미인 제 마음은 참으로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