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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원 숙제는 안 하면서 학원은 꼭 가겠다네요


BY 고민맘 2011-08-10

초2 저희 작은 아이가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어요.

첨엔 크게 보낼 생각 없었는데요.

큰 아이가 예전에 집에서 튼튼영어를 했었는데,큰 애 어깨 너머로 익히더니 큰 애보다 오히려 더 빨리 교재를 보고 듣고 자기 스스로 익히더라구요(요게 벌써 5살 때 일이고요).

큰 아이는 지금 튼튼영어를 그만 둔 상태이고 다른데 다니는데,큰 아이 튼튼영어 하는 동안 작은 아이는 그 교재 다 외우다시피 했어요.

그당시 영어 학원 안 보내는데도,티비 장면을 보며 그 상황을 간단한거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말을 내뱉더라구요.

따로 영어 배운 적도 없는데 그러는 아이보니 언어에 아주 꽝은 아닌거 같았어요.어려서 말도 돌 반쯤 지났을 때 문장으로 말할 정도로 잘 했고,지금도 자기 의사 정확하게 잘 말하고 글도 잘 써요.

그래서 혹시나 싶어 너 영어 학원 다닐래? 했더니 자기도 다니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보냈지요.

첨에 학원을 보냈더니 1년을 너무 잘 다니는겁니다.숙제도 학원 갔다오자마자 책상에 앉아서 금방 다 하고,저희 아이가 일반 유치원을 나왔는데,영어유치원 1년차 나온 애들 반에 들어가서 공부하는데,아이가 너무 쉽다고 하고 반에서도 항상 젤로 잘 하니까,왜 쟤네들은 영어유치원 나왔다면서 나보다 못 해? 그러면서 잘난 척을 하더라구요.

그런데,교재를 보니 평소 아이가 집에서 들척 거리던 책(큰 애랑 나이 터울이 있어서 영어책이 좀 있어요)보다 훨씬 쉬운거예요.아이에게 물어보니 모르는 단어가 없어서 사전 찾아볼 필요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학원에 교재가 아이한테 너무 쉬운거 같다 했더니,안 그래도 자기네도 그런거 같아서 반을 올리려고 했다,그러더라구요.그런 식으로 반이 두세번쯤 올라가서 지금은 영어유치원 2년차 애들이랑 공부를 해요(이제 학원 다닌지 1년 반 되었네요).

1년차 애들이랑 할 때처럼 반에서 톱은 아니지만,그래도 중간 이상은 하고 있어요.아이에게 물어보면 리딩 기준으로 볼 때 한페이지에 모르는 단어 한두개 정도이고 어렵지 않다고 하고요.

그런데,숙제를 안 하려고 합니다.어렵냐고 했더니 어렵지는 않은데 하기가 귀찮답니다.자꾸 놀고 싶다고 그래요.

저희 아이 학원 이거 외에는 다니는 것도 없고 학습지도 안 합니다.서점에서 산 수학문제집 하루3장 푸는거 그게 다예요.그 외는 다 노는 시간이구요.

아이가 놀고 싶다고 하길래,그럼 영어학원 그만 둘까 했더니,그만 두긴 싫데요,영어 학원 다니는거 재밌다고요.

그리고,영어도 싫어하진 않아요.제가 시키지 않아도 집에서 영어책도 혼자 보고 영어 동영상도 보고 그러거든요.그런데,숙제만 안 하려고 해요.

혹시 어렵니? 그럼 반을 한단계 낮은 반으로 내려달라고 할까? 했더니,어렵지 않다고(실제 성적 받아오는 것도 반에서 중간 이상은 합니다) 단지 숙제를 안 하고 놀고 싶다고 그래요.

괜히 숙제도 안 하고 학원만 왔다갔다 하고 돈 버리는거 아닌가 싶어 좀 쉬자 했어요.

첨엔 죽어도 가겠다고 하더니,그럼 딱 3주만 쉬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학원 안 보내고 집에서 놀게 했습니다.

정말 하루에 수학 문제집만 3장 풀리고 아무것도 안 하고 맘껏 놀게 했습니다.

아이가 말한 3주가 지나 다시 학원을 보냈고 첨에 한 두주 정도는 혼자 숙제도 잘하고 잘 지내나 했더니,또 숙제를 안 하려고 하는겁니다.

어제 같은 경우는,제가 오전엔 병원 갖다오고(큰 아이와 작은 아이 둘이만 집에 있었고) 오후엔 큰 애가 특강을 듣는게 있는데 좀 멀고 셔틀이 없어서 데려다주고 기다렸다가 데리고 오느라 작은 애 혼자 집에 있었는데(같이 가기는 싫다고 해서요),숙제하라 얘기하는 엄마가 없다보니 오전에도 오후에도 숙제 하나도 안 하고(숙제 분량이 가만히 앉아서 하면 40~50분 정도면 끝낼 분량이예요,더 적게 걸린 적도 있고요) 저녁때 저녁 먹이고 좀 치우고 나니 전 너무너무 피곤한거예요.

오늘 병원에서 또다른 검사가 있어서 일찍 자야하기도 했구요.

큰 애는 할 공부 다 마쳐서,큰 애에게 작은 애 숙제하게 하고 끝나면 자라 하고 잤는데,이것들이 새벽 2시가 넘도록 안 자고 불 켜놓아서 제가 깼더니 숙제 한 자도 안 하고 그때까지 놀며 안 자고 있더라는겁니다.큰 애가 시켜도 안 한다고 하고요.큰 애는 그런 작은 애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있었고요.

너무 성질나서 숙제 안 하려면 학원은 다니지 말라고 숙제 안 하고 학원 가는게 무슨 소용이냐고 했더니,그래도 학원은 가겠다고 합니다(참 이렇게 하는데 성적 그렇게 나오는 것도 참 용하네요).

대체 제가 학원을 보내야 하는겁니까,말아야 하는 겁니까?

대체 숙제도 안 하면서 학원을 다니겠다고 하는 아이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아이가 학원을 안 가도 영어책(학원 영어책 아니고 집에 있는거)도 보고 영어 동영상도 보니,안 보내도 영어 아예 손 놀 아이도 아니라 안 보내려고 해도 아이가 그만 두기 싫다네요.

이거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