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기운이 없고 짜증이 팍 밀려오는 것이
마술이랑 추석이랑 떼로 몰려오네요 달력을 보니.
왜이리 세월이 뛰어가는지 어느새 저도 내년이면
오지않을 것같았던 저에게는 절대 오지않을 것같던
마흔입니다
요새 물가가 너무 천정부지로 뛰었죠?
저희동네에는 시장이 없어요
그래서 주로 가까운 대형마트에서 일주일에 한번
오만원 한도내에서 보구요
그런데 시장이랑 비교하면 너무 비싸더라구요
고기는 아이들이 있는데도 거의 안사다먹어요
애들이랑 저랑 복숭아를 너무 좋아해서요
마트에는 너무 비싸길래
어제 운동삼아 전에 살던 동네의 시장으로
놀러갔어요
머리 복잡할 때는 시장이 최고잖아요
전철로 7정거장
김도 사고 꽃게도 펄떡펄떡 살은 꽃게 다섯마리
만원어치 사고
복숭아도 분홍빛이 도는게 너무 이뻐서
네개를 한바구니에 오천원 주고 사오는데
(다른데는 싱거운데 자기네꺼는 달다는 주인아저씨의
아니 주인할아버지의 말씀을 거의 믿으며)
지하철에서 내려서 또 10분간 걸어오니
어깨가 빠지는줄 알았어요
그래도 여느주부처럼 맛있고 더 저렴한 것을
공수하기위해 발품을 저도
팔았죠
애들이 유치원에서 돌아오고 간식으로
맛나보이는 복숭아를 씻어서
자르는 순간
글쎄 두개가 흠집만 조금 난 것이 아니고
그렇게 이뻐보이던게 속이 완전이 썩어서
먹을 수가 없더군요
다시 도로 갖다주고 싶었지만
가봤자 차비만 더 들겠더라구요
제대로 복숭아맛나는 건 네개중 하나뿐이었어요
주인말씀은 청산유수더니 정말
할 말이 없더군요
자기네도 그런물건을 알고 팔았을텐데
물론 한두번 당하는 것도 아니고
선량하고 좋은물건 파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런걸 자기식구들에겐 절대로 안먹이겠지싶더군요
그냥 화가나지만 똥밟았다 생각했어요
홈쇼핑도 그래요
한번은 해남고구마를 시켰더니 방송과는 다르게
어디서 죄꼬리만한 시들시들한게 와서
반품시키니 그때서야 제대로된 물건이 오고
한번은 안동자반고등어를 시키니
어디서 손바닥만한 평소에는 보지도 못한
너무 작은 사이즈가 왔더라구요
즉 먹잘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반품시키기 귀찮아서 아예 홈쇼핑은
안하죠
요새 제주갈치 고등어 세트 많이 방송하던데
혹시 시켜드신분 품질이 괜찮으신가요?
요새 정말 제일 만만찮은 반찬 계란도
메추리알도
제일 싸던 채소도
생선도 어느것하나 안오른 것이 없네요
올추석에도
역시나 어머니랑 저랑 죽을똥 살똥 음식하겠지요
벌써부터 목하고 어깨하고 뻐근하고 쑤셔요
어디 도망갈 데 있음 도망이라도 가고싶네요
결혼하면 저희시댁이 다복해서
명절에 서로서로 일하면 재밌을줄 알았어요
형님들 너무 얌채같아요
어머님과 제가 음식다하면 그때서야 늦게 또는
하루늦게 오신답니다
꼭 학교에서 청소할 때보면 선생님계실 때
또 선생님 안계시면 청소안하고 딴짓하는 아이들
하고 똑같아요
혹자는 그러겠지요
그럼 너도 안하면되지 않냐고
그게 말이되요?저희남편이 엄청 효자에
늙으신 어머니가 하시는데 어떻게 젊은 며느리가
안할 수가 있어요?
사실 형님들보다는 남자들과
시누들이 더 밉죠
형님들보다 더 손하나 까딱 안하니까요
우리시댁분위기가 그래요
남자들과 시누들은 손하나 까딱안해요
저는또 친정가면 올케가 없어서
제가 친정엄마 도와 드리구요
물가가 하도 올라서 5만원이라도 추석용돈을
더 올려드리려야겠네요
명절끝나면 보석들이 그렇게 잘 팔린다죠?
돈없이 큰 저는 돈을 쓸줄도 몰라서
(만원 넘아가면 손이 바들바들 떨려)
보석에도 관심도 없고
도서관가서 그냥 제가 좋아하는 건강책 하나 사옵니다
홧병걸리지않게 마음 추스리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