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승인내역이랑 문자내용으로 동선을 파악하고,
지난 일요일, 시어머니와 일대를 뒤지기로 했습니다.
동네마다 물어물어 소문을 내겠다는 노인네 생각.
공교롭게도 가는 길에 상간녀에게서 어머니께 문자가 왔어요.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그사람 설득시켜주세요~ 죄송합니다~'
*다음에도 나올 '~'표기에 주목해주세요.
그래도 발을 디뎠으니 가보자 했습니다. 시어머니 협심증이 있어서 오래
걷지 않아도 금방 숨차는 분인데 잘나빠진 아들 덕에 생고생을 했지요.
언덕배기 골목골목 두시간여를 헤매다 문자에서 확인했던 차 대고
기다렸다던 슈퍼를 찾았지요.
어머니 번호로 상간녀에게 문자보냈습니다.
'아침부터 굶고 헤매다 동네 수퍼앞에 와있으니 얼굴보게 나와라'
바로 서방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 뭐하는 짓이냐, 이미 끝난 여자다, 이럴수록 삐딱선탈꺼다, 집에 가라..
어머니도 한성격하시는 분이라, 남의 동네 떠나가게 고래고래 악쓰며
통화하셨어요.
- 난 답을 들어야겠다. 둘이 짰는지 어찌아느냐. 온동네 창피줄거다..
지나가는 사람들 흘끔거리고 문열고 나와보고 그렇게 한시간 전화로
씨름하다가 정말 끝냈나싶어 동네를 내려오는데, 문득 상간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을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어머니 다시 슈퍼앞에 올라가 아예 자리잡고 앉으셨습니다.
서방 또 전화오대요. 다 보고 있으면서 서방에게 연락한거였죠.
- 아직 안가고 뭐하고 있냐, 상간녀 욕하고 ㅈㄹ난리났다, 이미 끝났는데
쌍욕먹게 하냐..
진짠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욕먹어도 싼 인간이지요. 해도 떨어지고해서
접고 내려왔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전화로 씨름하던 그 시간에 상간녀가 어머니께 보낸 문자가 또 한통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신 안만나겠습니다~'
오늘 다시 보니 말끝마다의 '~'표기가 영 껄끄럽더군요.
아무리 본데없는 여자라도 죄송하다며 어른한테 보내는 문자에
'~'표기를 하는게 어머니 생각에도 장난하는 것같다며 미심쩍어 하십니다.
지금도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오기 싫은데도 갈데가 없어 집에 온다며 칠순부모에게 자식되기를 포기
하고, 빨리 친정부모님께 알리라며 이혼소송을 조장하는 이 미친 서방은
상간녀랑 끝났어도 뒷조사하는 저한테 정떨어져 못살겠다며 자존심 있으면
더러운꼴 보지말고 깨끗하게 도장찍으라고 반협박을 합니다.
인간이기를 스스로 포기한거죠.
이미 깨져버린 가정이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깨진 가족으로 남고싶지
않은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글을 올리다보니 이게 내 얼굴에 침뱉는 일이지 싶습니다.
하지만 여러 님들과 소통하며 힘을 얻었습니다.
두려움이 크지만, 내일도 해는 뜨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