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617

전 어쩌면 이렇게 철저히 버려졌을까요?


BY 죽고싶은 女 2011-11-17

자랄 때,비교적 경제력이 있는 부모 밑에서 살았습니다.

사람들은 제가 호강하며 살았다 생각하죠.

엄청 구박 받고 가진 모욕과 구타를 당하고 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좋은 옷을 입고 살지도 좋은 것을 먹고 살지도 않았습니다.남들처럼,전 위에가 오빠인데도 남자 옷 물려입고 떨어진거 기워입고 그렇게 자랐습니다.부모님이 워낙 아끼고 사시는 분이셨거든요.

하지만,제가 비교적 경제력이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친구들은 제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죠.너 같이 잘 사는집 애가 무슨 고민이 있겠어,하고요.

친구들은 있었지만,정말 제 고민에 귀 기울여주는 친구는 없었네요.

 

 

 

그러다 결혼을 했지요.

저랑 결혼할 맘도 없는 남자한테 거의 매달리다시피 결혼을 했지요.

부모님은 반대했지만,그거 무시하고 결혼했지요.

그때는 그냥 집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런 결혼했으니 남편은 절 남보다도 못 하게 대하고 오히려 절 힘들게 하는 존재였지요.

형편도 안되면서 강남에 살자 했죠,빚을 내서 전세로라도.전 우리 형편에 안 맞는다고 반대했지만,남편은 끝내 고집을 꺾지 않았죠.

뻔한 월급에도 쇼핑질은 끝이 없었고,쓰레기증후군까지 있어서 집안을 쓰레기장을 만드는 사람이죠.

집안 구석구석 어질러 놓는 것은 물론,방 하나 전체를 쓰레기장을 만들어 발 디딜 틈이 없게 만드는게 그의 취미입니다.

죽어라 치워놔도 또 그 상태로 만들고....이런 일이 수십번 반복되니 이제 지쳐서 저도 치우고 싶은 마음도 여력도 없습니다.

달래도 보고 싸워도 봤지만 결혼 10여년이 넘도록 계속되구요.

전 강남에서 전세를 살고 있지만,집만 여기 있을 뿐,모든 생활은 시골 사람만도 못하게 하고 삽니다.결혼하고 2만원 이상 짜리 옷을 사본 적도 없고(그것도 손에 꼽을 정도),화장할 돈이 아쉬워 스킨로션 샘플만 얻어다 쓰고 삽니다.그러는 동안 남편은 자기 쓰고 싶은 만큼 이것저것 필요도 없는 것을 사 들이죠.

일거리 바깥에서 만들어와서 저로 하여금 해결하게 시키고,

그러면서도 집에와서는 대화라곤 하나도 없다가 입을 열었다하면 살림 육아에 대한 잔소리와 제가 하는 것이 맘에 안 들면 비난하는 말 뿐이지요.

당신 자식 이 세상에서 젤로 잘난 줄 아는 시어머니는 신혼초부터 절 괴롭혔고 시누이 역시 그랬습니다.

시어머니와 시누이에게 당한 스토리는 대하소설로 써도 모자랄 만큼 끝이 없구요.

 

 

 

그러던 중 친정이 아주 쫄딱 망했습니다.

그것도 저희 형제 중 한명이 저와 부모님께 사기를 쳤지요.

그외에도 다수의 사람들에게 그랬지만요.

돈을 잃어 저에 대한 남편의 구박과 멸시는 더욱 심해졌고,저는 남편 눈치를 보며 살고 있구요.

더더구나 형제에 대한 배신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나에게 연락을 해오는 그 형제.꼭 돈이 아니더라도 가끔 저에게 전화를 하는데 뿌리칠 수도 없고 너무도 당당한 형제의 목소리에 저는 참 힘듭니다.

 

 

 

 

큰 아이가 커서 학교를 갔습니다.

아이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정신과를 가봤고,좌우뇌 불균형이라는걸 알았습니다.공부쪽 머리는 좋아도 사회적인 예민성이 뒤떨어진다는거죠.

이건 뇌가 그렇게 타고난거라 치료가 거의 힘들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참 오해를 많이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공부를 잘 하니 그런 쪽으로도 잘 할거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저희 아이를 버릇이 없어서 그렇거나 아니면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다고 오해를 했습니다.하긴 워낙 저희 아이가 그 갭이 큽니다.

사람들이 공부하는걸 보면 영재 아니냐 하면서도 행동하는거 보면 저거 또라이 아냐 할 정도지요.

선생님도 엄마들도 저희 아이의 이런 두뇌 상황을 모르니 다들 우리 아이를 손가락질 했지요.그리고,학교에선 왕따를 당하고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요.

그러면서 저는 대인기피증 같은게 생겨서 사람들을 만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작은 아이는 신체적으로 유전병을 타고나 이것도 완치될 수 없다고 합니다.죽는 병은 아니지만 살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주고 평생 친구처럼 데리고 살아야 할 병.

그리고,저 역시 마음의 병이 몸으로 생겼는지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습니다.

 

 

 

참 모든게 너무 힘들고 위로 받고 싶었습니다.

하지만,남편은 입만 열었다하면 저 비난하고 잔소리하기 바쁘고 전 남편에게 힘들다는 말을 꺼내지 못 했습니다.

어쩌다 힘들다는 말을 꺼내도 남편은 제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절 더욱 비난했구요.

 

 

 

너무도 매달릴데가 없어 제가 종교가 있는지라 한때는 기도도 열심히 했었어요.

그런데,상황이 좋아지기는 커녕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보니,이제는 하늘도 날 버렸구나 하는 생각 밖에 안 듭니다.

 

 

 

전 어쩌면 이렇게 철저히 버려졌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