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뒷바라지 하시느라 얼마나 애쓰셨습니까? 자제분이 졸업도 하기 전에 취업을 하시고 첫 월급을 타셨다니 정말 대견하셨겠습니다. 따님과 기쁨을 함께 충분히 나누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일단 따님의 인생에서 보면 '첫 월급'은 경제적인 독립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날입니다. 이제 비로소 엄마의 품에서 나와 스스로의 힘으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독립의 날이기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인생 곡선의 변곡점이기도 합니다. 불안하고 두렵기도 하면서 설레이는 희망에 부풀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해보며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는 때입니다. 이제는 현실적으로 독립도 가능하고 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도 주장하고 자신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월급명세가 말해주는 듯할 겁니다. 그런데 현실은 아직도 엄마가 자기의 인생을 계획하고 있고 심지어 자신의 월급을 엄마가 어떻게 해주겠다고 하니, 따님은 자신의 인생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아직도 엄마의 인생에 묶여 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님께서는 단지 경제적인 문제만을 언급하시고 계십니다. 모든 문제가 돈 때문이라고 쉽게 생각하시고 돈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착각을 많이들 하십니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습니다. 돈이 정말 많은 사람들 돈 때문에 괴로워하고 돈 때문에 사람 버리고 사람 잃고 서로 싸우는 모습 많이 보시지 않나요? 재벌가의 가족불화를 보면 모두 돈 때문에 싸우지 않습니까? 돈이 없어 가족간 불화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려운 형편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고 대화하고 상의하며 가족 간의 사랑을 키우며 좀 더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삶을 사는 아름다운 모습도 많이 봅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서로 사랑하며 눈물겹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랑 키우는 훌륭한 가정 많습니다. 그런 가정을 키우는 중심에는 지혜로운 여자 ,지혜로운 엄마가 있습니다.
님은 지금 따님과 경제적인 문제로 갈등하고 계시는 것이 아니라 따님을 대하는 님의 마음과 태도가 문제라는 생각이 드네요. 따님의 월급은 돈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님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그 점에 대해서 따님께 충분히 칭찬하고 고마워하셨을거라 믿습니다. 앞으로의 따님 인생설계에 대해서 들어주시고 함께 기뻐하셨을 거라 믿습니다. 따님과 현재의 엄마의 형편과 경제사정에 대해 충분히 대화하고 부탁도 하셨을거라 믿습니다. 따님이 스스로 판단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뿌듯해하면 엄마의 부탁을 들어주셨을거라 믿고 싶습니다.
이제 따님은 완전히 독립적인 인간입니다. 엄마가 함부로 하실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따님은 이제 충분히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엄마가 따님에게 해주신 것이 있다면 그만큼 따님도 엄마에게 많은 것을 해주셨습니다. 지금도 따님이 있어 이런 사연도 담아내시고 따님 취업 자랑도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자식이 부모에게 엄청난 선물을 주면서 커주는 겁니다. 이제부터 따님이 해주는 것은 님의 홍복입니다. 따님에게 정말 고마워하셔야 합니다. 따님이 살아가는 것 지켜보시면서 늘 고마운 마음으로 사시면 됩니다.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따님은 지금 허전하고 답답할 겁니다. 가끔 엄마에게 짜증도 내고 한 숨도 쉴지 모르죠. 이 감정의 매듭을 푸는 것은 엄마입니다. 지금까지 엄마가 가정의 실력자였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엄마가 칼자루를 잡고 있습니다. 감정의 매듭을 푸는데 칼은 필요 없습니다. 조용히 마음을 모으고 천천히 하나하나 편하게 엉킨 매듭을 풀어보세요. 따님의 노동을 소중히 생각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고마운 마음으로 대하시고 따님의 인생을 따님에게 돌려주세요. '이제부턴 네가 너의 주인이다' 이렇게 생각하시고요. 단지 따님을 믿고 존경하고 마음으로 지켜주세요.
거친 음식도 부드러운 마음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그게 산해진미 진수성찬입니다. 부족한 마음으론 아무리 많아도 모든 것이 부족하게만 느껴지지만 풍요로운 마음으론 모든 것이 풍요롭게만 느껴집니다. 엄마에게는 엄마만이 가진 신비한 능력이 있습니다. 아시지요? 아이를 기르면서 아이에게 느끼는 모성본능말이에요. 엄마가 자식을 키우며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요즘 뇌과학자들은 옥시토신이라는 뇌호르몬으로 설명을 합니다. 옥시토신은 엄마가 자신의 아이를 보살피고, 사랑하고, 아이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도록 만드는 모성호르몬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아이를 위해 살아온 엄마의 희생은 100퍼센트 엄마의 의지라기보다 자연스런 신비의 힘이 엄마를 만든 거라고 할 수 있죠. 엄마의 호르몬 샘은 마르지 않습니다. 내 안에 엄마의 사랑의 샘이 솟고 있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세요. 얼마나 대견하고 훌륭하고 아름다운 따님인가를 떠올려보세요. 따님은 님의 여신입니다. 여신께 정말 고맙다고도 말해보세요. 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