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아들 고등학교 졸업식이다.
내가 다시 직장을 나가다보니 시간제약이 있기도하지만 아들놈이 졸업식에 오지 말라한다.
번듯하게 인서울 4년제 대학 합격도 했기에 자랑스런 맘으로 가고싶었는데...
공부만 잘하면 뭐하나 싶다. 인성이 꽝인데...ㅠㅠ
다른집 애들은 안그런거 같던데 울애는 중학교때부터 그런말 했다. 졸업식에 오지 말라고...
제딴엔 그냥 하는 소리인지 몰라도 어찌 생각하면 참 서운한 말이다.
다 키워놨더니 졸업식에조차 오지 말라며 눈치를 주니...
내가 부끄러운가? 참 가족간에 정이 없다싶다.
하긴 가봐야 그림이 뻔하다. 사진 하나 찍을 친구도 없는거 같고 부모를 반기며
표낼 녀석도 아니고...
부모가 와봐야 달리 해줄일이 없을터이니 오지말라하는건지...
원래 졸업식이란게 부모가 와서 친구들과 사진도 찍어주고 이런건데
녀석이 친구 하나 없는듯해서 그게 창피해서 그러는건지...
친구가 있다해도 숫기가 없어서 부모에게 사진 찍어달란 말도 못할테고 친구앞에 부모 모습
보이는게 머쓱할 녀석이다.
서글프다. 자식이라고 20년 가까이 고이 키워놨더니 저 혼자 큰듯 이제는
제 밥그릇만 챙기려하니...
예전엔 그래도 작은아들은 좀 낫다싶었는데 요즘봐선 그 녀석이 그 녀석이다. 거기다 남편까지...
감성의 차이일까? 단지 그들이 남자여서 여자인 나의 감성을 이해못하는건지 때때로
날 너무 서럽고 외롭게 만든다.
자식 잘못 키웠다며 그것도 내 탓, 자식들에게 몇마디 하면 집안 시끄럽게 잔소리한다며
그것도 내 탓...
그러면 아무 말 없이 어찌 틀린걸 알려줄 수 있고 교육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본인은 왜 멀쩡한 정신으로 아덜들에게 훈계는 못하고 꼭 술 취해 들어와 그때서만
훈계한답시고 대화를 시도하는건지...
그게 주사지 훈계인가? 도대체 본인이 하는 행동의 잘못은 모르고 내가 몇번 얘기하면
애들 보는 앞에서 나를 면박주니
가뜩이나 나를 우습게 보는 아덜들에게 참 잘 가르치는 모습이네 싶다. 기막혀서...
좋은 역할은 언제나 자기 몫이고 싶지. 노후에 미움받지 않고 싶어서인건지...
도대체 내가 뭘 잘못 가르친건지... 남들은 내가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그렇다하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오히려 엄마, 엄마 하며 나를 좋아해야 하는게 아닐까.
그런데 그렇게 내가 잘해줘서 문제라면 왜 잘해줬는데도 아들들은 나를 만만해하는걸까.
남편 말마따나 집안이 조용하기위해 내가 입을 다물어야한다면
가족 모두 각자 말없이 따로국밥으로 지내야하는데 그게 가족인가?
틀린게 있으면 말해야하고 화나면 말해야하고 궁금한건 물어봐야하고...
그래야하는게 아닌가. 남처럼 무심하게 살거면 이건 가정이 아니라 하숙집이지 뭐...
자식들보다 남편의 행동이 더 서운하고 더 이해안된다.
기막힌건 친정 부모님이 주신 천만원이 제 돈이라며 왜 안주냐 말하는 아들...
형제들이 학비에 보태라며 목돈으로 준 돈도 제 주머니로 들어가면
그걸 학원비 또는 학비로 보탤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 자기 쓰라고 준거라며
상관말라며 먹을거 시켜먹는다. ㅠ
오늘은 옷사게 돈 달라해서 너 돈 많잖아 했더니 그거 말고 할아버지가 준 천만원은 왜 안주냐며 나더러 돈을 달라는 거다.
저런 싸가지 없는 놈... 정말 저게 눈꼽만치라도 부모 힘듦 생각하는 스무살짜리 사내란 말인가.
철이 없어도 너무 없지싶다. 그리고 저런 녀석이 노후에 돈 내놔라 하며 부모 협박할 놈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도 남편은 내가 아들에게 잔소리 좀 할라치면 나더러 잔소리 많다고 시끄럽다고 타박이다.
물론 내 앞에서는 자식놈 잘 못 키웠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아들앞에서는 싫은 말
한마디를 안한다.
정말 빤히 속보이는거 아닌가. 나중에 얼마나 자식에게 대접받으려고 저런 꼼수를 쓰는지
몰라도 난 정말 남편이 더 밉다.
어느새 내 나이 47세... 이제는 정말 나이도 잊을듯하다.
이제 갱년기도 올테고 폐경도 할테고 갈수록 우울증은 심해질 상황인데
누가 내게 위로가 되고 의지가 되줄지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하면 눈물나고 서럽다.
내게 딸이 있었다면 좀 달랐을까?
아니 자식은 어차피 다 비슷할거 같고 그저 따뜻하게 말 한마디 해줄 수 있는
옆지기가 가장 필요한건데
내 옆지기는 전혀 그런 도움 줄 거 같지는 않다.
가슴이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