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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참 힘드네요.


BY 그냥 2014-05-14

사십대가 넘어가면 인생살기 좀 편해질지 알았더니

어찌 몸도 하나둘씩 고장나기 시작하고 신경쓰면 두통도 생기고

더 인생이 꼬여가는 느낌이네요.

허긴 제가 사십넘었다는 것도 믿어지지가 않네요.

 

아무튼 저기 밑에 장남아닌 막내인데 장남노릇하는 것처럼

저도 시댁 근처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결혼 십년이 넘도록

시댁에 일주일에 한번가면서 시댁 뒤치닥거리를 했었지요.

그래도 시부모님이 8순 넘으면 큰며느리 ,큰시누있는 곳에

가셔서 (지방) 사신다기에 희망을 가졌었는데


아 글쎄 노인분들이 가실 생각을 안하세요.

참고로 큰며느리는 학원장이고 지방에 살면서 이년에 딱 두번

오시는데 오셔도 손하나 까딱 안하시고

작은형님은 한시간반 거리살면서 지금은 일그만두셨는데

시댁에 얘길 안하셨고 어머님은 아직 다니는줄 아세요.큰애가 올해

고삼 수험생이에요.


저는 초등저학년자녀가 둘이고 얼마전부터 파트타임

구해서 일하구있구요.

그런데 얼마전에 사단이 났어요.시어머니가 저 결혼때부터

다리 허리가 안좋으셨는데 허리가 디스크인지 심해지셔서

화장실도 못가는 형편이 되셨지요.

그런데 아버님은 있으나마나  어머님아프셔도 산에다니시고

놀러다니시고 배우러다니시고 아무튼 그래요.

그러니 어머님이 자꾸 착한 막내아들 효자 막내아들만

찾으시는데 어린이날 다녀오고  남편은 시시때떄로

어머님이 아파죽겠다고 해서 바로 어제도 퇴근후에 다녀온듯

해요.


그런데요. 제가 처음 겪어서 그런지 어머님상태가 아주

심각해보이구요. 결혼전에 분명 나는 맏며느리감이 아니기에

시부모님 못모신다고 엄포를 했고 남편도 알았다고 했거든요.

주변에 보면 저처럼 시댁에 자주 가는 사람들도 없고

아주 자유롭게 살더라구요.

그런데 문제는 이성으로는 나도 시어머님을 돌봐야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감정은 전혀 안그래요.

시어머님이 저에게 솔직히 시집올때 집을 해주신것도 아니고

전세로 해주신 것도 아니고 땡전한푼 안주시고

그렇다고 제가 아플 때 애들을 봐주신 것도 아니고

(친정엄마가 많은 도움 주셨죠)

그렇다고 밑반찬을 해주셔서 도움을 주신 것도 아니고

정말 결혼 십년 넘었어도 정이 별로 안들었거든요.


그리고 아픈 것도 솔직히 당신자식들 키우느라 고생해서 아픈거지

저는 정말 기본며느리 이상은 훨씬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남편하고 막내시누가 어머님 병원도 모시고 다니고

그러는데요. 전 정말 어머님상태가 요양원에 가셔야할

상황이라고 생각하나 입밖에 내진 않아요.

그런데 정말 당황스러워요. 제가 이렇게 고민하는건 아마

양심이 꿈틀거리기 때문이겠죠.

큰며늘같은 경우는 뭐 며느리노릇 하나 안해도 멀쩡한데

전 누구보다 열심히 며느리노릇했는데도 양심이 꿈틀하네요.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하기 싫어요. 도움받은 것도 없고

스트레스 너무 받았고 (어머님의 상처되는 말로 인해)

같은 여자로서는 안됬지만 어머님아프다고 사실 마음이 아프거나

하진 않고 오히려 결혼하고 온전히 우리가정이 아닌

항상 우리가정에 침범을 해왔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제가 자주 시간을 일부러 내서 어머님을 돌본다면

그일이 온전히 제몫이 될 것같은 느낌이 생겨서 그게 제일

두려워요.

결론은 제가 마음안내켜도 시댁에 가서 음식도 만들고

어머님 간병도 하고 그래야하는 걸까요?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남편은 지금 서운해 할까요?
참고로 남편은 하나밖에 없는 장모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일년에 단한번도 전화를 안하거든요.


이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셨어요?저는 그냥

자식들이 돈을 모아 어머님이 요양원에 가셔야하고 아버님은

딸집에 가셔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너무 이기적인가요?

제가 사실 효자남편만나서 주말마다 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왜 편하게 사는 며늘들은 내버려두고

만만한 며늘은 이렇게 끝까지 고통을 받아야 하는걸까요?

사실 어머님은 자식들 손하나 까딱 안시키고 만만한 저만

부려먹었던 게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