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3년이 넘어가지만 남편하고는 정이 없어요.
원래 생긴 자체가 무뚝뚝하고 과묵하고 냉정한 사람이지요.
그런데 자기 핏줄한테는 열심이에요.
어디가 불편하든 아프든 절대 병원을 안가는 사람이에요.
글쎄 모르겠어요. 겁이 많은건지 아니면 의사들을 불신하는건지는...
살면서 치질수술만 두번했는데 아파 죽겠어서?
총각때 갔다고 하더군요.
결혼후에는 병원간적이 딱 한번인데 담결려서 응급실에
119차 타고 실려갔다가 멀쩡해져서 아무치료도 안했는데
괜찮아져서 왔지요.
그래서 병원에 실려가지 않는 이상 아픈걸로 안쳐요.
제가 1년만에 자궁근종검진을 위해서 병원을 갔는데
물혹이 생겼다는거에요.(원래 자궁근종도 작은게 있었고)
그래서 피검사를 하자해서 산부인과에서 했거든요.
전 아무일 없겠지 했는데
글쎄 결과가 나왔는데 난소암수치가 ? 높게나왔다고 간호사가
또 오래요.그래야 수술을 하든 진료받고 상담받으라고...
기분나쁘게 암수치?는 뭐며 의사든 간호사든 자꾸 수술얘기를
꺼내니 너무 겁이 나는거에요.
그래서 내가 나이도 창창한데 혹시 난소암이면 어떡해하지?
내가 이나이에 머리 다 빠지고 항암치료해야하는거 아니야?
라는생각에 어린애들을 보니 눈물이 쏟아지는거에요.
고생만 죽도록 하고 산 내자신이 너무 불쌍하고
이 애들도 불쌍하고...
저희 큰형님도 갑상선암이라고 했을때 눈물을 쏟았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수술하셔서 약을 평생 드셔야한대요.
그런데 애들도 그렇고 이웃중에 친한언니도 저에게
아무일 없을 거라고 수치만 그냥 높게 나온걸거라고
병원 같이 가준다고 위로를 해주는데 너무 고맙더라구요.
그런데 퇴근하고 온 남편이라는 작자는 글쎄
왜그러냐고 해서 그얘길 하니 인터넷으로 난소암을
검색해보면서
대뜸 성질은 있는대로 내면서 (야, 너 난소암수술하면
우리집 팔아서 치료해야해 !)
라면서 성질을 있는대로 내는거에요.
저인간 미친거 아니에요?
저는 수술을 걱정하는게 아니라 단순 난소물혹이
암이냐 아니냐를 걱정하는건데
그리고 자기는 사업이다 뭐다 카드대출까지 받아서
누구때문에 이렇게 쪼들려서 살고 그나마 내가 알뜰해서
집안팔고 살고있는데
아파서 나중에 수술하게 되면 돈없으면 집을 팔 수도
있는거지 걱정하는 나에게 위로도 못할망정
왜 지가 성질인가싶은게
정나미가 뚝뚝 떨어지는거에요.
지도 담배피고 미안한지 얼렁뚱땅 샐샐 웃으면서
넘어가지만
참 너도 보고배운게 그정도라고
시어머니 아프셔도 시어머니가 얼마전에 수술하셨는데
시아버지는 수술한 어머니에게 밥?하라고 했다는말에
너도 니아버지랑 똑같구나.
그런데 이걸 어쩌냐
난 어머니처럼 살 자신이 없는데...
친정엄마가 그러더라구요.
저런놈은 인간도 아니라고..장인이 있었으면 쥐어패줬으면
속이 후련하겠다고...
엄마가 법없이도 살 정도로 얌전하신 분이 얼마나 화가났으면
그랬을까요.
그리고 얼마전에 친정엄마 생신이셨는데
자기 돈 없는거 뻔히 아니까 어버이날 같이 식사했으니
그냥 전화한통 넣으라 했는데 이인간이 전화도 하기 싫어
안한거에요.
정말 저런인간하고 정말 살고 싶지 않아요.
애들이 불쌍해서 대학들어갈때까지 살아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
아니 부부가 아프면 서로 걱정해주고 치료해주고
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대요?
다행히 제가 애기놓은 병원에 가서 검사해보니
단순난소낭종 물혹이라고 걱정마시라고
의사샘이 말씀해주시는데 그래도
남편이 괘씸하더라구요.
이런 남편놈이 세상에 있을까요?
자기들 핏줄에게는 아주 지극정성이에요.
그래서 형님에게 얘기하면 서방님이?하면서 잘 안믿는
눈치에요. 어제도 자기 친척 돌아가셨다고
광주에 내려갔답니다. 아주 자기본가일에는
충성이지요. 정말 인간같지도 않은 인간이지요.
이런 인간같지않은 남편이 세상에 있을까요?
저희 어머니 가만보면 남편이 있는데도 과부같이
살더라구요. 아버님은 룰루랄라 돈쓸거 다 쓰고 다니시고
다리 튼튼하니 전국방방곡곡 다니시구요.
어머님은 꽁하니 집에서 자식들만 부르시고...
집에서 두분이 있으면 허구헌날 싸우시구요.
자궁근종이나 물혹 수술하신분 계시나요?
지난달부터 생리통이 심해서 집안일도 못하고 얼마나 아프면
진통제를 먹었어요. 아직은 크기가 작아 수술얘기는
안꺼내시더라구요. 지난병원은 툭하면 수술얘기였구요.
지금병원은 내가 애기놓은병원이라 너무 친절하고 좋아요.
멀어도 그냥 거기 다니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