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 사람은 내게 자기를 사랑하냐고 묻는다..
내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고....
난.....
이 사람을 사랑한다... 죽도록...
그렇지만 난 이 사람을 죽도록 미워한다...
그래서 난 한번도 이 사람에게 먼저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내가 도대체 뭘 사랑해야 하나...
내가 처음으로 사랑하고 처음으로 이 세상 모든 것을 갖은 듯한 충만을 느낀 사람이 지금의 이 사람인데..... 이 사람이 내게 한 행동을 생각하면 매일 매일 끓어오르는 분노를 난
끊임없이 삭이고 또 삭인다...
지금의 이 일을 하지 않았으면 난 아마 미쳤을 것이다...
난 지금의 이 일이 조금은 힘들지만 그래도 즐겁다...
날 쳐다봐주는 똘망똘망한 아이들 눈을 봐도 즐겁고.. 새삼 옛날 내가 공부하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 또 즐겁고.... 그래서 우울증도 조금은 사라지는 것 같아서 나름
즐겁고 행복했는데....
가끔씩 찾아오는 깊은 내 마음속 절망은 날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희망이 없다는....... 미래에 대한..........
난..........
한번도....
내 미래를 걱정하지 않았다...
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사랑하는 아이들이 있으니까
내 미래는 항상 밝을 줄 알았다..
근데..
난....
내 미래를 꿈꿀수가 없다...
희망이 없다....
내가 내 아이들 때문에 지켜온 가정이 흔들릴때마다
그저 주저앉고 싶을 뿐이다...
난..
이사람을 보면 아프면서도 밉고 죽이고 싶고... 또 측은하고...
모든 복합적인 감정을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너무 힘들고 또 지친다....
세상 사랑이 이 사람밖에 없다고 콧대 높이고 이 사람을 사랑했을 때
이 사람은 나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했었고...
그 상처 아물기도 전에 날 수렁으로 몰아넣었던 사람이 이 사람인데..
난....
왜...
이 사람을....
버리지 못했을까.....
내 아이들 때문이었다고 항변하지만.... 결국은 내가 이사람을
떠나지 못했다...
이 사람은 과연 날 만나서 행복했을까?
잔소리만 하고 옳은 것만 얘기하는 딱딱한 내가
이 사람 또한 즐겁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우린...
지금까지 뭘 노력하고... 또 앞으로 뭘 위해서 살아야 하나....
가슴 깊숙이 묻어두었던 아픔은 이 사람이 옛날처럼 행동할 때 스멀 스멀
되살아나 날 고통으로 내모는데 난 이 고통을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모르고
매일 매일 갈팡질팡하는데......
이 사람은 그저 모든게 과거인양 생각이 없다....
난.....
아직도 그 여자를 죽이고 싶다..
아니...
그 여자가 이룬 모든걸 박살내고 싶다...
내 가정 풍비박산내고 행복하게 사는 그 여자를 난 아직까지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겪어야했던 고통... 내 아이들이 겪었던 그 아픔....
그리고 지금까지 내 가슴 한구석 뻥뚫린 이 시린 느낌...
난 그년에게 똑같이 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내가 어찌해야할까...
도대체 어찌해야할까...
내게 고통을 주고.... 아니... 내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고...
저 자신은 자기 아이들에게 떳떳한 엄마로 살고 싶은 그 여자를
난 정말 용서하고 싶지 않다....
그 스트레스로 인해 난 지금 몸이 망가져 약을 복용해야하지만
그 여자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잘 사는 것이 왜 이렇게 날 힘들게 할까..
모든건 내 남편이 잘못했지만 그 댓가를 왜 죄없는 내 아이들이 겪고 또 내가
겪어야 하는지 난 잘 알지 못하겠다...
내 잘못일꺼라고 수도 없이 생각하며 전문가들이 쓴 책도 수도 없이 읽었다..
이제....
난...
부부상담전문가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해박하다...
우리부부의 문제점이 뭔지도..
답도 다 알게 되었다...
그치만...
책은 그저 책일뿐이었다....
내 머릿속은 이론으로 빠삭한데 막상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 사람..
정말 착하고 잘한다..
자기의 잘못을 아니까...
어렸을적 자기의 아픔을 아니까...
이 사람 또한 많이 노력했다..
결혼할 때 하는 서약..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즐겁거나 기쁠때나 화날때나 슬플때나
같이 하자고 영원히 맹세했던게 바로 결혼서약이다...
진짜....
어리섞게도...
난....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하며 살 줄 알았다..
그 사랑이 불과 3년만에 무너지고 그 고통이 지금까지 계속될줄은 정말
몰랐다...
부부란 믿음과 신뢰로 맺어진다...
깨진 그릇은 결국 붙질 않는다....
난...
10년도 더 지나 내 마음을 내보인다...
이 글이 날 더 아프게 하는것도 알지만
난 나보다 더 살아온 내 선배들에게 묻고 싶다...
10년이 지나면 잊혀져야하는거 아닌가?
도대체 언제쯤 모든게 잊혀질까....
아니...
평생 죽을때까지 잊혀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그치만.. 이젠 다 내려놓았다고 생각하는데 가끔씩
밀려드는 이 열등감과 우울증을 어찌해야 하는지....
깊은밤 깊은 생각으로 잠 못들어 길게 한자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