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불쾌한게 가시질않는다.
작년말쯤 밴드에 가입했다가, 중딩 고딩동창모임을 알게됐다.
학창시절 사진도 올라오고, 추억에 잠기며 순수했던 기억에
행복했다.
금년초엔 고딩반창회 모임도 갖게 됐다.
벌써 삼십몇년이 흘러, 옛날모습을 찾아보며 반가웠다.
잘 사는 친구, 외국나가 사는 친구..다양했다.
그렇게 우린 우정을 확인하며 단체 카톡방도 개설했다.
그런데 그 중에 한 아이(아이라고하기엔 우린 너무 늙었지)
수지라는 친구가..자신의 성공적인 삶이 아마도 자랑하고싶었는지
거들먹거리는거다.
티비드라마에서 보던 그 모습...
학창시절엔 키도 작고, 눈에 띄지도 않아 그닥 기억 속에 없던 수지였다.
외제차에 수천만원짜리 H로 시작하는 가방에..
거기다 더해서, 모임을 주름잡으니 단톡방에서 나가버리는 사람도 생기고
뒤에서 수군대기까지..
그래..얼마나 자랑스럽겠어!!!!
그래...친구들한테 자랑하지, 길바닥에서 아무나 붙잡고 자랑하겠어?
하며 봐주던차였다.
이번 가을..우리중 의기투합한 여섯이 일박으로 놀러가게됐다.
수지가 몰고온 외제차와 또 다른 친구의 차, 두대로 갔다
난 수지의 외제차에 뒷좌석에 탔다.
가는 내내 앞자리에 앉은 친구와 대화하는 게 거슬리기시작했다
말꼬리를 뚝뚝 잘라먹는거다.
하다못해 "가을하늘이 높고 파랗네~~"하는 말에도,
"아니, 가을하늘이 파란것보다~~~"
모든말에 "아니~~"로 잘라먹는것.
휴게소에서도 어떤친구가 "내 키가 작아, 152밖에 안돼~"
다른친구가 "넌 날씬해서 안 작아보이는걸? 내가 158인데
나랑 비슷한줄 알았어!!"라고하니까
대뜸 "아니, 넌 보는 눈이 그렇게 없니???"
이말은 '쟤가 키가 작아보이지않느냐?'란 투 인거다
키작다고 하소연하는 친구의 기를 좀 살려주려는데다가
찬물을 씌우는 수지!!
드디어 우린 도착했는데, 차에서 내리니 보란듯이 자기차
뒷자리에 앉았던 내가 벌쭘할정도로 뒷자리에 있던 쿳션 두개를
신경질적으로 각잡아 세운다.
헐~~등받이로 썼지만, 흐트려놓은것도 아니었는데!!!
숙소에 들어갔다.
짐을 풀고 구경나가자고 하니 수지는 피곤하다면 자겠단다
그래 운전하고왔으니 그럴거야 라고 하며 우리는 나섰다
저녁이되고 술상을 차렸다.
다들 분주하게 누구는 골뱅이를 무치고, 누구는 다른 안주거리를
준비하고, 그릇을 세팅했지만 수지는 쇼파에 양반다리 한채 앉아있는다
그래~운전하느라 고생했지..라며 다들 그려려니했다
담날아침..밥을 해서 먹는데, 수지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쇼파에
앉아 친구들에게 호령한다
"형희야 나 커피좀"
"진숙인 나 물티슈좀 줘봐"
다들 밥상차리느라 분주한데, 그대로 앉아서 부리는거다
밥을 다 먹고, 치우는데도 수지는 쇼파에 거드름피고앉아
지가 먹은 수저하나 치울생각을 안 한다
밥을먹고나서 옥수수를 쪘다
옥수수를 한바구니 쌓아놓고 먹고있는데
또 수지는 "형희야 이거 반으로 좀 짤라봐!"
시종일관 명령하는 수지!!
진짜 손가락 까딱 안 하기로 작정한듯 밉상을 떤다.
게다가 누가 말만하면 쌍지팡이를 짚는다
게다가 그 자리에 없는 다른 친구하나를 도마위에 놓고
난도질을 하기시작하는거다!!!헐~~
무차별적 디스를 하는거다
한 친구가 형희의 카스를 언급하며 "넌 글도 잘 쓰더라~"
라고 한 마디하니, 다른친구들도 "그래~~나도 봤어 너 진짜
잘쓰더라..책 내도 될거같아~~"라고 거든다.
쇼파에 깊숙히앉아 거들먹거리던 수지가 뭐에 맞은듯
갑자기 바싹 다가앉으며 "형희야~~너 책 쓰게?? 왜~~?소장하게?"
덕담한마디에 졸지에 책을 출판하게 된 형희는 머뭇거리며
"아니..그냥~우리가족사가 좀 파란만장해서 이야기가 아까워서~~"
라며 말끝을 흐렸다
수지는 눈에 불을 키고 덤벼들듯이 "야~야~ 파란만장하지않은
가족사가 있냐?.다 똑 같지??"
헐~~~ 훈훈한 덕담 한마디에 분위가 갑자기 싸늘해졌다.
그리고는 수지는 지 핸드폰을 열며 사진을 보여주며
"나 저번주에 백화점갔다가 뭐에 씌였는지 9백만원짜리
에르메스가방 하나 샀잖니?홓홓홓~~"
헐....9백만원 짜리 가방을..마트서 사과 산듯 말하는 수지!!
오로지 지 몸뚱아리는 모셔줘야하고
오로지 지가 자랑하는것만 들어줘야하고
이 또라이같은 년땜에 여행중 눈에 담아온 그 멋진
가을풍경은 뒷전이 되어버렸다..
내가 옹졸한건가??
다들 여행 후 수지에대해 안좋게 말하긴하더라
다들 마음은 똑같은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