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은 친정아버지 칠순이셨습니다.맏딸인 저, 여동생, 그리고 막내 아들..그렇게 3남매를 두셨죠.
위로 딸들은 다 결혼을 했는데 낼모레 마흔이 다가오는 아들은 아직 미혼입니다. 해서 며느리도 없고 요즘 누가
잔치를 하냐며 고집을 피우셔서 가까운 친지들분과 식사나 하자고 하셨습니다.
여동생 시댁에선 오고 싶은데 잔치를 하는것도 아니고 멀리 계셔서 못 오신다며 아쉬워 하신데서
저는 시댁이 불과 10분거리에 계시니 식사나 하러 오시라고 말씀드렸더니 당신들께서 갈수 있겠냐며,
다리가 아파 운전을 못한다며 귀찮아하시는 톤이 내심 서운했더랬습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시장으로, 밭으로, 산으로, 30분 걸리는 마트도 다녀오셨다고 자랑을 하시더니
다리가 갑자기 아프시다니..
시아버님 칠순때, 신랑 외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시댁식구들보다 가장 먼저 달려오신 분이 친정아버지셨는데..
친정아버지께서 뭘 바라고 하신건 아니지만 어른들께서 이웃집에서 고구마 하나를 얻어도 빚이라고 말씀하시듯
여튼 빚이라면 갚아야 할 빚이고, 또 바로 가까이 계시니 오시란건데 그걸 내켜하지 않으신거에 서운했습니다.
사실 한참 지난 다음에 제가 오라는 말을 안 해서 못 갔다는 좋은 핑계를 대실 분들이라 저도 내켜하지
않으실꺼란 걸 알면서도 말씀이나 드려본건데 막상 그렇게 나오시니 너무 서운했습니다.
잔치를 하지 않더라도 케잌과 감사패, 꽃바구니도 준비하며 3남매가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신랑이 시아버님을
모시러 가선 무소식인겁니다. 식당에서 15분, 왕복 30분도 채 안걸리는 거리인데 한시간이 훨씬 넘어서야
시아버님만 오셨고,
그 사이 친정아버지 몇몇 형제분들은 먼저 가시고 저희가 준비한 이벤트니 기념촬영이니 아무것도 못하고
10명 남칫 계신 분들과 겨우 촛불만 껐고 기념촬영은 한장도 못 찍었습니다. 식당사장님께서 멋진 현수막도
제작해주셨는데 말이죠..ㅜㅜ
명색이 맏사위인데 사위가 있어야 무슨 이벤트라도 하고 사진이라도 한장 찍을거 아니냐,
30분도 안 걸릴껄 어째서 한시간 반이나 걸렸냐 물어봤더니 어른들 준비하시고, 시어머님 어딜 가시는데 모셔다 드리고 오느라 늦었답니다.
아니 분명 아들이 모시러 간다고 전화드렸는데 그 사이에 준비 안하시고 머하셨는지…
분명 이벤트 해야 하니까 빨리 오라고 했는데 어머님 가시는데까지 굳이 모셔다 드리고 왔어야 했는지..
물론 아들이니까… 부모님이니까… 당연히 모셔다 드릴수도 있고, 모셔다 드려야 하는건 맞습니다.
근데 평소와 다른 날이였고,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로지 당신들 볼 일 보는 게 그리 중요했었냐는
겁니다.
때문에 70년에 한번뿐인 친정아버지의 칠순생신에 친지분들 다 모셨음에도 사진 한장 못 찍었습니다.시아버님 칠순땐 며느리인 저보다 아들이 먼저 장소 알아보고 예약하고 답례품까지 다 알아서 하더니 장인어른.
친정아버지 칠순땐 완전 나몰라라 어떻게 하기로 했냐 한번 물어보지도 않고 오히려 자기땜에 작은 이벤트 마저
망친꼴이 됐음에도 친정아버지 용돈을 많이 드린거 같다며 시어른들께도 똑같이 드리랍니다. 어떻게 똑같이 드릴수
있냐, 그냥 생신도 아니고, 그냥 우리가 어른들 뵈러 내려온것도 아닌데 어떻게 양쪽어른 똑같이 드릴수 있냐 화를 내버렸습니다.
시어른들 생신땐 생신이니까 단 10만원이라도 더 드려야 하고, 장인,장모님 생신땐 양쪽 다똑같이 드려야 한다니…. 이건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일일이 다 얘길 하기도, 안 하기도 뭣해서 혼자 꾹꾹 참고 있는데 어떨땐 결혼 20년이 다가오는데도 여태 이런걸로 서운해 하고 싸우고 있으니 대체 니 부모, 내 부모 이 싸움은 언제 끝날지……답답합니다.
시아버님 칠순때와 비교하니 너무 화가 나고 친정아버지께 너무 죄송해 속상해 죽겠습니다.
친정아버지께선 괜찮다며 엄마 칠순때 잘 해주라시는데 솔직히 엄마는 엄마고, 아버지는 아버지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