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너무 너무 무더운 데 잘들 지내시죠?
제가 너무 답답하고 고민이 되어서 조언 구하고 싶은데 자식놈 일이라 친구들이나 지인들께 말하지
못 하겠어서 여기에 몇 자 적어 맘님들께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글이 길더라도 다 읽어보시고
제발 조언 한마디만 해주십시요. (꾸벅꾸벅)
저희 큰 아이가 이번에 자사고에 입학 했습니다. 중2 말부터 자사고 얘길하길래 “너처럼 공부해선
거기서 못 버틴다, 못 쫓아간다, 우리 형편에 널 뒷바라지 못한다”고 누차 얘길 했고, 아들놈은 마음
잡고 공부해서 대학 가겠다고, 일반고 가서 매일 노는걸 보고 싶냐며 결국 자사고에 입학 했습니다.
입학하고 3월에 첫 모의고사를 보고 너무 충격적인 성적에 전 그때부터 전학을 고민했고 4월에 중간
고사를 보고 또 놀라 제가 전학을 가야 할거 같지 않냐 물으니 전학 생각없다, 면학분위기 너무 좋고
반에서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다고 하여 안심반, 걱정반으로 그렇게 1학기를 마쳤는데 난데없이 6월
말부터 이 학교는 너무 공부만 시키고 힘들어서 못 버티겠다며 일반고로 전학을 보내달라고 얼굴만
보면 사람을 들들 볶아댑니다. 아들녀석 들어올 시간이 가까워 오면 미리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
하고 두근두근 불안하기 시작합니다. 아들과 대면하는게 아주 상당히 불편합니다.
솔직히 아들녀석 공부 정말 못합니다. 이런 아이가 어떡해 자사고에 합격이 됐는지 정말 너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보다 훨씬 공부 잘하고 성실한 아이는 떨어졌는데….
반에서 꼴찌, 전교 끝에서 3번째입니다. 성적만 봐선 당연히 전학 보내야 하는게 맞죠.
아들녀석도 지 성적에 적잖게 충격을 받았던지 자기 점수는 자사고에선 있어선 안될 성적같다더군요.
네.. 맞습니다. 이 성적으론 자사고에 있을 필요도 없고, 4년제 대학은 커녕 산골 전문대라도 갈수
없을 겁니다. 언감생심 수시는 아예 상상도 못하고 정시로도 못 간단 거 압니다.
근데 제가 몇 달째 머리 싸매고 고민에 또 고민.. 기어코 맘들께 조언까지 구하는 이유는….
한 학기 강제적이긴 해도 지금까지 공부하겠금 이끌어 여기까지 왔는데 일반고가서 지금까지 했던 것
만큼도 안 할꺼고, 꼴찌하던 놈이 일반고에서 중위권이라도 든다는 보장도 없고, 그럼 수시로 대학에
갈수 있겠나! 공부 못 하는 녀석이 전문대는 안가고 4년제는 가겠답니다. 에휴~~ ㅠㅠ
지금 이 학교에선 전교생 전체가 강제적으로 10시반까지 야간자율학습을 시키지만 일반고는 4시반이면
모든 수업 끝나서 집에 오는데 기존에 하던 대로 10시반까지 집에서 책 한쪽이라도 안 볼겁니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키워서 그런지 강제성이 없음 스스로 하는 법이 없습니다. 절대 강제성이 있어야
손톱이라도 자르는 놈입니다.
전 어렸을 때 산골에 살았고, 워낙에 시골이 였던 터라 대학은 특별히 공부 잘 하는 1,2명만 가는
작은 동네라 저 또한 공부 잘하지 않았고 대학 또한 가지 않았습니다.
26살에 결혼하고 서울이란 대도시에 처음 올라와 동네 지인들이 대학에 대해 무슨 말을 하면 도통
무슨 말인지도 못 알아듣겠고 그렇다고 물어 보자니 창피해서 그냥 입 꾹 다물고 있습니다.
책과 언론에서 아무리 얘기해도 알아 듣겠다 가도 또 다시 무슨 말인지 전혀 못 알아듣겠다가 합니다.
여기저기 강의하는데도 많아서 일부러 녹음까지 해서 몇 번을 다시 들어봐도 정말 무슨 말인지 귀에
쏙 들어오게 못 알아듣겠습니다.
처음엔 문과, 이과가 뭔지, 수시, 정시가 뭔지, 학생부전형이 뭔지, 절대평가, 상대평가…가 뭔지도
모르겠어서 누구한테 물어볼수도 없고 인터넷 검색 엄청 열심히 했습니다. (창피창피, 부끄부끄)
이만큼 제가 입시나 교육은 무뇌합니다. 그래서 너무 답답하고 아이들한테 아무런 조언도 못해주니
미안할 뿐입니다.
여튼 지식인에 검색을 해보면 어느 분은 그래도 자사고에서 버티라는 분도 계시고, 하위권에 헤매느니
전학 보내란 분도 많이 계시더라구요.
뭣보다 엄마가 자식을 잘 파악해서 결정하라는데 제가 파악한 제 자식놈은 좀전에 말씀드렸듯 그렇구
똑똑한 맘님들 견해는 어떠신지요? 앞으로 달라지는 입학전형에선 자사고 학생들이 불리할꺼란 뉴스는
봤는데 불리하건 말건 전 대학가는데 자사고가 유리해서 자사고에 보낸게 아니니 그건 신경 안쓰는데
제가 고민이 되는건 처음 입학한 학교에서 비록 꼴찌를 하더라도 공부 틀을 잡아주며 그나마 정시라도
보게 버티는게 중요한가, 아님 굳이 거기 보낼거 없이 그냥 전학을 보내라.. 라는 겁니다.
사실 제가 무서운 건 전학을 보냈는데 나중에 어디선가 왜 전학을 보냈냐, 어떡하든 버티게 했어야
했다, 엄마가 아는게 없어서 아들의 앞길을 망쳤다…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엄청난 먼가가 있어서
전학 보낸걸 평생 후회할까봐, 또 하나는 일반고로 전학을 보내면 그때부터 아들은 학업량도 줄어들고
시간도 넉넉해서 행복 할런진 몰라도 저와의 사이는 더 악화돼 전쟁터보다 더 살벌해질까봐 입니다.
정말 어떡하면 좋을까요? 전학을 갈려면 2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보내라는데 벌써 2학기는 시작을 했고,
전 아직 결정을 못 내렸는데 아들은 자기가 전학을 갈꺼란 확신을 하며 벌써 맘이 떠 있습니다.
혹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나 해보셨던 분 제발 한마디라도 해주세요.
그 어떤 말씀이라도 감사히 귀담아 듣고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정말 너무 고민이 되어 그 어떤 말이라도 좀 들어보고 싶습니다.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