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94

[오늘의미션] 화를 다스리는 방법


BY 사교계여우 2018-12-19

자리 피하기 - 심호흡 - 운동 - 역지사지
자식 걱정ㆍ건강 걱정…마음의 짐을 내려놓자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집 근처 산 중턱을 오르고 있는데 커다란 개 두 마리가 줄에 묶이지도 않은 채 바로 앞까지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어린 딸아이는 개를 보고 겁에 질려서 울음을 터뜨렸다. 화가 나서 개 주인에게 산에는 개를 데리고 오지 못하게 되어 있고 설사 데리고 오더라도 줄을 묶어서 데리고 다녀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런데 개주인은 개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게 아닌가. 한동안 실랑이를 했지만 여전히 줄을 묶지 않겠다고 개주인은 버텼다."

인제대 백병원 우종민 교수의 경험담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분노를 표현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다른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자신과 가족들이 피해를 당할 수 있는 경우 화를 내야 한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이 상황이 내 건강과 바꿀 만큼 중요한가 △이 분노가 정당하고 의로운가 △화를 내는 것이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방법인가, 다른 대안은 없는가 등 3가지 질문을 자문해보고 답이 모두 "예"라면 화를 내도 된다.


화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방식으로 '멋지게' 내서 상대방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침착해야 한다. 감정이 흔들리면 상대를 이기기 힘들다.

상대 문제를 자세히 관찰한 뒤 아주 무심하게 있는 그대로 지적한다. "그러니까 ~란 얘기네요. 그렇게 되면 누가 들어도 제가 억울하다고 보겠네요." 담백하게 남 얘기하듯이 말하면 효과가 더 좋다.

유머를 써도 좋다. "집에 가서 창세기 3장 14절을 보세요. 꼭 전해드리고 싶은 좋은 말이 나옵니다"라고 말한다. 나중에 펼쳐보면 여호와가 사악한 뱀을 질타하는 이야기(여호와 하나님이 뱀에게 이르시되 네가 이렇게 하였으니 네가 모든 가축과 들의 모든 짐승보다 더욱 저주를 받아 배로 다니고 종신토록 흙을 먹을지니라)가 나온다.

화가 날수록 웃으면서 유머를 구사할 수 있다면 가히 감정 조절의 고수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다혈질에 성격이 급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논리보다 감정이 앞서 '욱'하는 순간에는 아무 생각도 안 난다. 얼굴이 금방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목소리가 커진다. 그래서 화를 내는 이유로 내 건강과 바꿀 만하고 정당하고 의로운가, 화를 내는 방식이 효과적인가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바로 폭발하고 만다. 이성적인 사람도 너무 화가 나서 감당이 안 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감정 자체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삼십육계 줄행랑치기 △심호흡과 주문 외우기 △몸으로 풀기 △역지사지 등이 '응급처치 4단계'다.

삼십육계 줄행랑치기는 화가 불끈 치밀어오를 때는 일단 그 자리를 피해야 한다. 밖으로 나가거나 뒤로 돌아선다.

그 다음은 심호흡과 주문 외우기다. 심호흡을 하면서 일단 10까지 센다. 상대가 죽이고 싶도록 밉다면 100까지 센다. 평소 몇 가지 문장을 적어뒀다가 화가 날 때 심호흡을 하면서 반복해 읽는다. '화를 내봤자 나만 손해지' '이 일은 화낼 만한 가치가 없다''나를 천사로 만들려고 애쓰는 사람 참 많네' 등이 좋은 문구다.

다음 단계로 운동을 통해 화를 잊는 것이다. 지칠 때까지 팔굽혀펴기를 하거나 벽을 세게 밀어보는 것도 좋다. 격렬한 운동으로 땀을 빼거나 한참 산을 오르고 나면 어느새 분노가 사라진다. 화나게 만든 사람 얼굴을 그려놓고 스윙을 하거나 샌드백을 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역지사지(易地思之)'해보는 것이다. 마음 속으로 '오죽했으면 저럴까. 그럴 만한 사정이 있겠지'하고 억지로라도 이해해본다. 상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혈압이 올라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화병이나 스트레스는 쓸데없는 걱정에서 출발하는 예가 많다. 걱정은 삶에서 완전히 떼어낼 수는 없다. 자식 때문에 걱정, 직장 때문에 걱정, 건강 때문에 걱정…하루도 걱정 없이 살기가 힘들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조지 월턴 박사는 "대부분의 걱정은 현실의 행복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걱정의 40%는 절대로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고 22%는 사소한 것입니다. 걱정의 4%는 우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입니다."

나중에 돌아보면 별것도 아닌데, 막상 걱정이 몰려오는 그 순간에는 다른 생각을 전혀 떠올리지 못하고 걱정에 빠져든다는 점이 문제다.

걱정에 치여 가슴이 답답해질 때는 세 번만 심호흡을 깊게 해보라.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그대로 참는다. 답답할 때까지 참다가 '후유'하고 내쉰다. 그러면 기분이 후련해진다.

이번에는 걱정거리를 종이에 적어보고 실제로 그렇게 걱정할 만한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 차분히 따져본다. 막연히 걱정만 하지 말고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무엇인지 적어보는 것이다.

걱정은 대부분 실제보다 과장된 점이 많다. 최악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라. 실제로 별로 높지 않다. 하고 많은 사람들 중 하필 나만 시험을 아주 망치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오히려 그런 걱정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져 시험을 망칠 수 있다.

오감 상상법도 효과적이다. '푸른 하늘에 높이 걸린 사다리 기어오르기'나 '108계단 오르기' 등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걱정이 많아서 감당할 수 없을 때는 그 걱정거리를 아예 다른 사람에게 넘겨버리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 참고자료='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멘탈 피트니스 마음력'(위즈덤하우스 출간)

[매일경제 이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