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주 머리에서 모래가 나와!
이건 왕모래다!
목욕을 시키는 신랑이 무슨 큰일이 난 것처럼 호들갑이다.
> 응! 형주 오늘 모래놀이 했데.
한참의 실강이가 끝난 뒤 젖은 모습의 두 남자가 나온다.
뭐가 신이 난건지 발가벚은 아이와 아빠는 연신 뛰어다니며 소리를 지른다.
젖은 몸을 닦지도 않고 뛰어 다니는 둘을 향해 눈을 흘기며 나는 소리지른다.
> 몸 좀 닦고 놀아.
애보다 아빠가 더 해요. 더해.
> 흐흐,... 좋아하잖아.
형주는 젖은 몸으로 물을 흘리며 뛰어 다니는 걸 좋아한다.
아마 몸에 열이 많아서 인가보다.
그렇게 뛰다보면 온 집안이 난장판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이젠 숨바꼭질을 시작한다.
형주가 먼저 숨는다.
늘 같은 장소. 커텐 뒤.
그럼 아빠는 늘 이렇게 말한다.
> 형주가 어디 숨었나? 어디 숨었나?
아빠는 찾을 수가 없네.
엄마는 형주를 찾을 수 있나요?
> 나도 못찾겠네요. 아빠.
여기 숨었나? (방문을 열어보며)
아니면 여긴가? (반대쪽 방문을 열어보며)
커텐뒤의 아이는 까르륵 숨넘어가는 소리로 웃는다.
살금살금 다가가서 삐죽이 나온 아이의 작은 발을 잡는다.
> 이게 뭘까?
커텐을 들치고 나온 아이를 품에 꼭 안아주며 다시 한번 까르륵 웃어댄다.
이제 아빠가 숨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