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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한 관람문화를 위한 제언


BY 김귀순 2002-03-27

쾌적한 관람문화를 위한 제언

당신의 생태발자국은 얼마입니까

모든 스포츠 시설이나 행사는 어떤 면에서 지구적, 지역적 환경에 중요한 문제를 일으킨다. 스포츠 시설과 행사 운영 관행은 에너지 소비, 공기 오염, 온실 가스 방출, 쓰레기 배출, 오존층 고갈, 서식처와 생물 다양성의 소실, 토양 침식과 수질 오염을 시키고 있어 스포츠 참가 자체에 일련의 환경 영향이 수반되게 된다.

경기에 참여하거나 경기를 보려고 차를 운전하고, 경기를 보면서 1회용 용품을 사용하고 쓰레기를 배출할 때 우리의 생태발자국은 늘어간다. 우리의 레크리에이션 관행은 자연 자원을 소비하고 쓰레기를 발생시키므로 참가자, 시설, 대회조직위, 그리고 지구에 비용을 발생하게 만든다. 때로는 이 비용이 직접적이어서 그 양을 측정할 수 있으나 간접적이라서 측량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전자는 대부분 쉽게 확인되어 결과적으로 감소되지만 해결하기 가장 힘든 도전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회적, 문화적, 생태적 비용을 포함한 간접적 비용이다.

핵심은 생태적 죄의식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행동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과 환경 영향의 정도를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음을 스포츠를 비롯한 사회전반에 알리려는데 있다. 우리는 환경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환경에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행동의 환경 영향의 정도를 알고 스스로 이것을 줄여나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대륙간컵 경기 동안 울산, 대구, 수원의 쓰레기 발생량을 모니터했던 쓰시협 자료는 과히 충격적이다. 당일 세 경기장에서 발생한 쓰레기총량은 51톤으로 집계되어 나왔으며 대부분이 음식을 담은 일회용품과 응원용품이었다. 또한 매점에서 파는 음식 종류와 포장종류에 따라 쓰레기 발생량에 큰 차이가 나고 있으므로 앞으로 조직위는 매점 상품의 환경영향을 평가해서 녹색구매지침을 마련하여 경기장 쓰레기량을 줄이는데 전략적 접근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쓰레기 분리 수거도 잘 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매점에서 물건 팔 때 넣어 준 비닐봉투에 담아 그대로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예 쓰레기 분리함 구분 자체를 없애고 모두 경기장안으로 들여다 놓은 곳도 있었다.

이러한 쓰레기 발생량은 비단 대륙간컵 경기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스포츠의 환경영향 정도를 평가하는데 두 개의 범주에서 문제 진단을 할 수 있다. 하나는 상황의 반복과 공통된 습관의 문제이고, 또 하나는 일회성 행사인지, 반복적인 행사인지의 문제이다. 대륙간컵을 예로 든 것은 다른 스포츠 관람에서 똑같이 발생하는 공통된 습관의 문제이며 상황이 반복되는 반복적인 행사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시드니 등은 거의 쓰레기를 경기장 안에 버리는 관람객이 없어 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이 깨끗하였다. 우리처럼 경기장내에서 경기를 보면서 그렇게 많이 먹지 않을 뿐더러 버리고 가지도 않는다. 그리고 일본도 자기 쓰레기를 되가져가기 때문에 경기장이 깨끗하다.

경기장 쓰레기 때문에 환경부는 월드컵 개최도시에 크린업 타임제 도입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크린업 타임은 발생된 쓰레기의 처리 문제에 초점이 주어져 있지 쓰레기 총발생량을 줄이는데는 별로 기여하지 못한다. 따라서 크린업 타임제는 관람객이 스스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버리지 않게 되면 필요없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생활수준을 OECD의 타 국가와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 OECD 국가에서 크린업 타임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우리의 관람문화가 정말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쓰레기문제는 보다 차원 높은 생태적 죄의식, 양심의 문제로 가야한다. 나의 생태발자국은 어느 정도인가하고 자신의 나날을 성찰하는 환경의식이 전 시민들에게 확산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구환경, 지역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 부분은 교육기관, 언론, 정부, NGO의 몫으로 남아 있게 되나 궁극적인 귀착지는 자신의 양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