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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먼저 가려다.


BY 통통감자 2002-05-03

제가 살고 있는 도시는 시화입니다. 시화공단. 아시죠? 뭐 공기가 안좋다, 시화호가 썩었다 말들이 많았던,.. 이제 만 1년 째 살고 있는데, 그다지 서울이나 인천과 별반 다른 느낌은 없습니다. 단지, 일반 도시보다는 트럭들이 그것도 아주아주 큰 트럭들이 많이 다닌다는게 좀 색다를까요? 그래서 교통사고가 나면 대부분 인사사고로 이어지죠. 이사와서 제일 많이 걱정했던게 아이들의 안전문제 였으니까요. 요즘 통통감자는 부쩍 오른 살때문에 오전중에 한 시간쯤 헬스를 하고 있습니다. 헬스클럽은 큰 도로 5층에 있어서 런닝머신 위에서 창밖의 도로를 멍하니 주시하며 걷지요. 오늘도 그렇게 멍하니 걷고 있는데, 주위에서 웅성웅성 거리는 거예요. > 죽었나봐~ > 움직이는 것 같은데,... > 저런~ 저런~ 그제사 밖을 보니 한 사람이 길바닦에 누워있고, 그 옆에 한 남자가 울부짖으며 그 사람 곁에 있었어요. 누워 있는 사람은 무단 횡단을 하려던 사람이었고, 곁에서 울부짖는 사람은 그 사람을 친 2.5톤 트럭 운전사 였죠. 잠시 후에 경찰차가 오고, 5분 쯤 후에 병원차가 오고,.. 불과 10분도 안된 사이에 모든게 일어났어요. 시체처럼 누워 있던 그 사람. 짐승처럼 울부짖던 트럭 운전사. 불과 10미터 거리에 덩그러이 서 있던 육교. 운동을 마치고 사고 장소를 지날때 사람모양의 하얀 선은 인도쪽 끝 차선에 있었고, 트럭의 바퀴도 인도쪽 끝 차선에 있었답니다. 사람의 머리 모양 안쪽에 붉게 흘려진 핏자국. 트럭이 조금만 서행했더라면,... 보행자가 육교로 건넜더라면,...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가면서, 등에서 한기가 느껴지더군요. 가끔 아이의 손을 잡고 무단횡단을 하는 어머니들을 바라보며 아찔한 느낌이 들던게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급해도 무단횡단은 하지 마세요. 우리의 아이들이 보고 있어요. 나중에 아이들도 혼자서 무단횡단을 한다면,... 5분 먼저 가려다 평생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