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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이불을-정한님께묻습니다


BY 정한 2002-07-12

모든 솜이 다 안좋다는건 아닙니다. 국산목화로 만든 솜은 당연히 틀어서 써야죠. 어떻게 보면 요즘 나오는 수입목화솜보다 한번 튼 국산목화솜이 더 나을수도 있을테니까요. 한데 국산목화솜이 엄청나게 비싸거든요. 혼수이불할때 '국산목화솜'이라고 돈 더주고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수입솜일 확률이 99%라고 봐도 될 정도로 국산목화솜은 귀하고 비쌉니다. 국산목화솜으로 이부자리 한채를 꾸미는데 드는 솜값만도 제가 이불집하던 시절에도 수십만원이 넘었고 그조차도 상등품은 아니었습니다. 요즘은 그나마 있던 목화재배농가조차 거의 없어졌다고 하니까 나머지는 미루어 짐작하시기를 바라고.... 국산이나 수입이나 같은 목화로 만든 솜인데 국산은 되고 수입이 안되는건 섬유의 길이 차이 때문입니다. 솜의 제조과정이 어떤지는 잘모르겠지만 국산솜의 섬유조직은 길고 수입솜은 짧더군요. 그래서 수입솜은 틀어쓰는게 안좋다고 하는겁니다. 짧은 섬유를 더 짧게 만들수 밖에 없는게 솜트는 과정이라서 결국에는 먼지처럼 변한다는 거죠. 그래도 수입솜중에 좋은솜은 섬유가 긴 경우가 있으니까 일단 테스트를 해보세요. 그리고 시어머니가 쓰던 이불이라면 국산솜이 섞여있을 확률도 높은데 그냥 버리면 아깝잖아요. 틀어서 쓸만한 솜을 알아보는 방법은 일단 솜을 아기주먹만큼 뜯어냅니다. 솜을 뜯어내는 촉감이 어딘지 질기다 싶으면 일단은 좋은 솜이고 퍼석하게 떨어져 나온다 싶으면 질이 떨어지는 솜입니다. 다음은 뜯어낸 솜을 양쪽으로 살그머니 잡아당겨 보세요. 섬유의 길이를 알아보는 방법인데 앞에서 얘기한대로 가느다란 섬유조직이 길게 늘어날수록 좋은솜입니다. 이 방법은 섬유의 길이뿐 아니라 화학솜의 혼합여부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햇살아래서 솜을 당겨보면 화학솜이 섞여있을 경우 반짝이는 실오라기가 보일겁니다. 섬유의 길이가 길다면 솜 색깔같은건 무시하세요. 시골에서 손을 덜본 상태로 솜을 만든탓인지 시커멓게 지저분했지만 보기 드믈게 쫄깃한 촉감의 솜이어서 틀어봤더니 정말 좋았던 경우가 있거든요. 오랜만에 보는 좋은 솜이라고 솜놓는 아줌마들의 칭찬도 자자했었습니다. 그리고, 값싼 목화솜을 먼지덩어리 안만들고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기는 합니다. 솜을 틀면서 질좋은 실크솜과 섞어서 틀어주는 겁니다. 목화솜의 짧은 길이를 보완해 주는 거죠. 정신없이 늘어놨는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