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아주 게을렀지요. 결혼하고 몸무게 12킬로가 졌다면 말 다한 것이지만, 결혼전 저를 너무나도 이뻐했던 아주머니를 오랜만에 뵈었는데 글쎄 제가 살이 많이 쪄서 그런지 저를 못 알아 보시는게 아뉘겠어요. "이론.. 세상에나.. 살이 너무 쪘네, 길거리 지나가다 만나면 못 알아 보겠어" "살 좀 빼야긋다" 이 몇마디로 저는 그날 저녁부터 다이어트에 들어갔습니다. 집주위에 있는 헬스장과 째즈댄스중 어느것을 할까 고민하다가 어렵게 스커시를 배우기로 결심했는데 가격을 알아보니 컥 한달에 7만원이랍니다. 7만원이면 라면이 몇박스고 고기를 몇번 사다 먹을수 있고 하는 등 돈이 아쉽더군요. 그래서 저는 매일같이 윤기나도록 집안을 청소하면 자연스럽게 살이 빠질거라는 생각에 그날부터 먼지와의 전쟁을 당당히 가족들앞에 선포했습니다. 우선 겨울철 옷들을 다 꺼내서 밖에서 탈탈 털었죠. 그런데 아뉘 이게 왠일.. 무슨놈의 먼지가 그렇게 날리는지 .. 오메나~ 를 연속적으로 외치며 그 많고 많은 옷들을 다 털고 나니 땀도 나고 기분도 한결 상쾌해 지더군요. 그래서 집에 있는 옷이랑 옷은 다 꺼내서 다시한번 탈탈 털고 창문에 매달려 한번도 내려온적이 없는 커텐천까지 뜯어서 털어서 발로 밞아 빨았습니다. 중간에 심심하길래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몇곡 뽑아 들으면서 밞은데 너무 신나더군요. 아싸~ 아싸 신이난 저는 노래에 맞춰 취음새도 넣어 보고 팔도 공중으로 휘저으면 빨래를 하다가 욕실에 쌓인 먼지을 발견했지요. 아~ 드러워라. 그때서야 욕실청소를 일년동안 한번도 안 한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밀린 빨래며, 이부자리,커텐 할것 없이 빨다보니 조금 지치길래 커피한잔을 들고 여유롭게 영화한편 때리고 나서 욕실 청소를 했지요. 역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나서인지 다시 힘이 불끈불끈 생기더군요. 물때가 그렇게 안 빠지는 거라는거 처음 알았습니다. 닦아도 닦아도 안 지워 지길래 유한락스를 물에 풀고 수세미로 문지르니 잘 닦여지더군요.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마른걸레로 한번 물기를 없애주었습니다. 욕실에서는 미끄워져 넘어지면 바로 벽에 부딪히게 되면 크게 다칠수 있는 염려 때문이였습니다. 다 치우고 나니 반지르륵 윤기가 나는데, 욕실에서 잠을 자도 될 정도로 깨끗해 보이는 우리집 ~ 너무 기분 좋더군요. 좋은 집은 아뉘지만, 깨끗히 청소하면 이렇게 집이 다르게 느껴지는 구나 하는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방안으로 들어오는데, 티브이 위에 올린 장식구들이 눈에 보이더군요. 하나씩 걸레를 들고 닦아가 안되겠다 싶어 뜨거운 물을 받아서는 세제를 약간 풀어 부드러운 헝겊으로 문지르니 그동안 묵은때가 쑤욱 빠져 나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수 있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반으로 쪼개져 버린 장식구는 가쳐없이 버리고 그중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들은 따로 두었다가 분리수거함에 쏘옥 집어 넣었죠. 그냥 버릴수도 있었지만, 이것도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법이라 생각하니 함부러 버리지 못하겠더라고요. 남편이 퇴근을 하고 집에 오자마자 저를 보더니 우리 마누라가 철이 들었다면서 그동안 집이 더러워 사실은 들어오기도 싫었는데 라며 마음속에 쌓아 두고 있던 말들을 꺼내 놓더군요. 사실 화가 치밀러 오르기도 했지만, 남편의 달라진 행동을 보고 놀랐습니다. 글쎄 평소 빨아야 할 옷을 한번도 빨래통에 집어 넣은적이 없던 남편이 양말이며 속옥을 빨래통에 가지런히 놓는게 아뉘겠어요. 원래부터 더러운 집에 그냥 휙하니 던저나도 표시도 나지도 않더니 지금은 너무 깨끗해서 더럽히고 싶지 않다나요~ 청소 한번으로 사람을 변하시킬수 있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요즘도 가끔씩 대청소를 하긴 하지만, 맨일같이 대청소를 할수 없으니 저는 자주 환기를 시킵니다. 햇빝이 잘 드는 오후에 창살 넘어도 들어오는 빛줄기를 따라 먼지가 보일때면 윽` 소리가 나죠. 눈에 보이지 않으니 깨끗한줄 알지만, 얼마나 먼지가 가득한지 그순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자주 환기를 하는 편인데, 예전보다 보이는 먼지의 양이 많이 줄어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유난히 기침을 많이 하는 우리 아이도 요즘 김치도 줄었고, 깨끗한 집이 좋다며 방긋웃는 그 얼굴엔 가족의 행복이 절로 묻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