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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맞벌이부부...나도 인간답게 살고싶다.


BY solvi1 2006-02-20

맞벌이 하는 부부에게 있어 최대의 스트레스는 아무래도 육아와 가사겠지요. 저 또한 5년 넘게 같이 결혼생활했고 맞벌이하면서 아이도 있지만 가사노동을 나누어서 한다는것 정말 쉬운일아닙니다. 우선 하기 싫은 거야 똑같겠지요 신혼 초에야 아이도 없고 퇴근후에 내 살림 반짝반짝 윤나게 닦아놓고 보는 것만도 기분 좋지요 허나 아이까지 낳고 난 뒤엔... 저녁시간 내내 아이 뒤치닥거리 하게 되고 더구나 맞벌이 하다보면 애한테 미안해서 놀아주다 보면 애가 잠든 후에야 집안일이 가능합니다. 새벽 한두시까지 일하는 거 예사고, 토일요일이 더 바쁩니다. 보통의 남편의 경우 가사노동을 분담해서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가부장적인 사회적인식과 이제까지 자라온 가정환경도 무시못합니다. 남편이 육아나 가사에 너무나 이기적으로 나올때 저도 별 방법을 다 써보게 되더군요. 온갖 방법 다 써도 - 힘들다고 울어도 보고, 무조건 하라고 고함 치기도 하고 안하고 버티기도 해보고....(안방 화장실 남편 혼자 쓰는데 내버려두었더니 변기 구석구석 X물이 튀고 바닥 한가득 퍼런 곰팡이가 생기더군요) 애교부리며 살살 구슬리기도 하고..... 하지만 그 사람 마인드를 바꾸지 않는 한 소용 없는 일이더군요. 가사와 육아를 아내의 몫이라 생각하고, 도와준다는 자세로 집안일을 하게하면 결국에 하기 싫으면 도망가 버립니다. 매일 핑계대고 늦게 들어오는 등의 책임감이 없는 행동도 아무렇지도 않게 하게 됩니다. 죄의식도 없지요 자기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해도 해주니까. 결국 가사와 육아분담문제는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밖에 없더군요. 말로 하다보면 언성 높아지고 감정 상하기 쉬우니까 저는 메일로 차근차근 얘기를 풀어나갔습니다. 단 너무 길게 쓰면 촛점이 뭔지 남자들은 이해 못합니다. 여자들이야 이야기 시작하면 무슨 하고 싶은 말이 어찌 그리도 많은지 자꾸 말이 길어지게 되는데요 절대로 길게 아야기 하지 말고 왜 당신이 가사를 분담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당신과 나의 집이다. 난 파출부 하려고 결혼한 거 아니다. 당신도 가정부가 필요해서 결혼한 거 아니지 않느냐 ) 분담해야 할 부분을 몇가지씩 나누어서 구체적으로 제시하세요 대충 하면 안됩니다. 구체적으로.... (가령 "욕실 정소하기" 이런거 안됩니다. 세제로 변기의 안쪽과 타일 틈새, 거울과 세면대를 닦아요---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나 편하자고 하는거 아닙니다. 진짜로 편할려면 맘이 편해야 하니 내 한 몸 부서져도 내 맘에 꼭 들게 내 손으로 하는게 백번 천번 낮지요 그래도 같이 살아야할 거라면 나도 함께 쉴수 있는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지요. 남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 쫌 쉬자!!! 집에서라도 !!!> 나도 쫌 쉬고 싶습니다. < 쫌 놔두라 !!! 일요일만이라도!!!> 마누라도 일요일날 좀 인간답게 쉬고 싶습니다. 서로 연민으로 안쓰러운 마음만 가진다면 사실 이런 집안일쯤이야 아무것도 아닐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