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산 역류해 치아산식증 유발… 커피 줄이고 콜라는 빨대 써야
[역류성식도염 환자는 체중조절 외에도 치과검진을 받아봐야 한다. 위산이 입 안으로 넘어오면 치아가 부식돼 충치가 생길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역류성식도염으로 인한 충치를 예방하려면 야식이나 과식을 하지 않아야 하며 카페인과 알코올을 멀리해야 한다.
◇치아부식, 충치균보다 충치 가속화= 역류성식도염은 위산이나 펩신, 위장의 음식물이 식도를 타고 목으로 거꾸로 올라와 목 부위를 자극하는 질환이다. 식도 괄약근은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음식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만 열려야 하지만 이 괄약근이 느슨해지면서 위 속의 신물이 입 안으로까지 역류하게 되는 것이다. 역류성식도염이 있으면 아무리 양치질을 꼼꼼히 한다고 하더라도 치아 부식이 진행된다.
입속 산도가 pH 5.5 이하로 산성도가 높아지면 법랑질이 손상되기 시작하는데 위산은 pH 1~2에 가까운 강한 산성을 띠고 있다. 역류한 위산이 가장 닿기 쉬운 아래쪽 어금니의 손상 위험이 가장 크다. 역류한 음식물로 인해 입냄새가 나기도 한다. 위산이 인두와 후두로 역류하는 인후두역류증 역시 같은 과정으로 치아 부식과 입냄새를 유발한다. 역류성식도염이 있으면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과 속쓰림, 목소리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는 적극적으로 내과 진료를 받는 한편 치아산식증도 의심할 수 있는 만큼 치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 아는 안쪽에는 약간 무른 부위인 상아질로 돼 있고 그 바깥쪽을 단단한 법랑질이 덮고 있다. 산성 물질이 법랑질을 부식키는 것을 치아산식증이라고 한다. 충치균에 의해 치아가 썩는 증상인 치아우식증과 달리 치아산식증은 산성 물질에 의해 치아가 녹는 화학적 손상이다. 산성 물질이 법랑질을 부식시키면 상아질도 외부 압력과 자극에 노출된다. 이로 인해 충치가 더 잘 생기고 퍼지는 속도도 훨씬 빨라진다. 이가 시리거나 색이 변하는 증상도 나타난다.
◇가슴 타는 듯한 속쓰림 증상 있으면 치과 진료도 함께 받아야= 역류성식도염은 생활 식습관만 주의해도 좋아진다. 잠자기 3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고 과식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자는 동안 위산의 역류가 덜 일어나도록 베개를 이용해 머리가 위(stomach)보다 높은 위치를 유지하게 한다. 또 역류를 유발할 수 있는 알코올이나 카페인 등을 줄이고 위에 오래 머무르며 산분비를 촉진하는 육류나 밀가루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치아산식 증은 역류성식도염 외에 산성음료, 음식찌꺼기가 치아에 남아 생기는 플라그, 구토 등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산성음료은 치아 부식의 주범이다.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는 pH 2.5~3.5의 강한 산성이다. pH 4인 맥주, pH 3~4인 오렌지주스도 산성 음료에 해당한다. 산성음료는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마실 때는 조금씩 천천히 마시는 것보다 빨리 마시고 빨대를 사용한다. 산성음료가 치아에 유해하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어 마신 직후 양치질을 하기도 하지만 이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산성 음료 자체의 부식 작용에 치약 속의 연마제 성분이 더 해져 부식을 촉진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산성음료를 마신 후에는 맑은 물로 가글만 하는 것이 낫다.
플라그의 산도는 위산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단단하게 쌓이면 치석으로 굳어져 충치와 잇몸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양치질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술을 마시고 구토하거나 임신 중 입덧도 치아산식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한다. 이밖에 자극적인 양념이나 너무 뜨겁거나 찬 음식도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