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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날이 갈수록.....


BY 사교계여우 2021-04-26

마트 장보기는 별도의 시간을 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걷기 운동 시간이다. 장 볼 시간이 없는 날이 아니라면,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ㄹ'자로 움직인다. 마트는 계산대를 제외하고 3단으로 구성된다. 매장 공간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분은 블록 단위로 나뉜다. 각 블록은 세로로 세워둔 몇 대의 매대로 구성된다. 매대와 매대 사이에는 골목 같은 통행로가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전면 매장 벽까지 걸어간다. 벽에 붙은 냉장 매대까지 가서 좌측으로 방향을 튼다. 그리고 매대 하나를 끼고 그 사잇길로 들어간다. 그 길 끝에 도달하면 다시 우측으로 방향을 튼다. 전체적으로 걷는 방향의 모양은 'ㄹ'자가 된다.

매장 입구 앞은 신선식품이 자리하고 있다.

'도대체 애호박 값은 왜 널뛰는 걸까?'

애호박은 개당 가격이 8~900원 사이일 때 구입한다. 2,000원을 넘는 경우도 있고, 1,000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왜 이리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할까? 2020년 8월 13일자 아시아경제에는 '[식탁물가 비상] 애호박 한개 5천원 ... 최대 두 배까지 줄인상'이란 기사가 게재되어 있다. 원인은 산지 대량 공급의 어려움, 상(上)품으로의 수요 몰림이라 한다. 기사 시점 당시, 유통(마트)은 산지 선 계약 물량을 풀어 판매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도매 산지 발주량을 제어해 도매가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당시 지속되는 장마와 폭우가 영향을 미친 모양이다. 최근의 가격 인상은 또 왜 일까?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사유는 명확하다. 왜 공급이 부족할까?
이렇게 눈으로 보며 걷는 시간이 한가롭다. 굳이 시간을 내어 동네 탄천 산책로를 찾지 않아도 'ㄹ'자로 걷는 마트 장보기는 걷는 거리가 꽤 된다. 요즘 할인 행사 중 반가운 코너는 야채다. 언젠가부터 야채는 건강식이고 가격이 오르는 대상이었다. 아이들은 여전히 기피하지만 어른들은 매 끼니 챙겨 먹기에 바쁘다. 샐러드, 나물, 쌈으로 한정되어 아쉽다. 하지만 할인을 하거나 싸게 나온 야채는 메뉴를 변경하는 한이 있어도 구입한다. 할인 상품이라고 해서 상태가 평소보다 나쁘지 않다. 신선 식품의 할인 행사는 구입 후 1~2일 이내 소비로 제한을 받긴 하지만 샀을 때 이익 본 느낌이다. 요즘은 마감 할인의 즐거움은 줄었다. COVID-19로 매장 운영 시간이 변하는 바람에 예전에 신선식품 할인 하던 마감 시간이 달라졌고 화자가 그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수산물 구입에 활용한 시간이었는데. 1만 원이 넘는 스테이크를 1만 원 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금값 한우를 싸게 살 수도 있다. 그러니 매력적일 수밖에. 야채 등 신선 식품 중에는 마감 할인이 적지만, 수산물, 축산물은 매일 한다. 정기 휴일 전일 마감 시간은 할인 폭도 크고 대상 물품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언제나 육류 및 수산물 코너로 향하는 화자에게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할인 스티커를 붙이는 직원 뒤에 서서 얼마나 할인되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재래시장에서 가격 흥정을 하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다. 아직 스티커를 붙이지 않은 물품을 들고 직원에게 가면 할인된 가격표를 붙여준다.

마트 장보기가 화자에게 미치는 좋지 않은 영향이라면, 화자의 '선호'를 터치할 때다.

'역시, 떡볶이 떡은 떡집 떡이야!'
'아직 스타벅스 캡슐이 남았는데, 한 줄만 더?'
'아! 그녀의 소주가 나왔어!'

구입할 필요도 없고, 메모 리스트에도 없으며 굳이 살 필요가 없지만, 화자가 즐기는 품목은 식재료 외에도 구입 욕구를 자극한다. 커피와 차, 베이킹용 밀가루와 이스트, 스낵 및 과자, 소면, 파스타 면 등 국수류는 항상 부족하지 않게 사둔다. 더구나 할인을 하면 아직 구입할 때가 아닌데도 구입하고픈 마음이 선다. 세상은 참 유혹적이다.

이젠 걷기를 식품 코너 외에서 할 때다. 마트 모든 층을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다. 식재료 층이나 일상 소모품 층이 주 걷기 운동 장소다. 때로는 옥상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오기도 한다. 전자 상품 섹션은 만져보는 즐거움도 있어서 가능한 매번 가려고 한다. 프린터를 사용하지 않은지 몇 년이 지났다. 스마트 폰, 스마트 패드, 노트북이 3 screen을 구현(하나의 컨텐츠를 3가지 화면으로 동기화해 보는 것)한 이후 더 그렇다. 하지만 관공서나 금융기관, 회사는 아직도 종이 서류를 필요로 하고 종이 서류를 발행한다. 필요할 때마다 문구점에 가서 USB를 꽂고 인쇄를 하는 일이 귀찮았다. 아이도 커서 인쇄해야 할 자료가 늘었다. 그래서 프린터 구입을 고려했다. 고민은 프린터를 구입할지 구입하지 않을 지에서 멈추지 않았다. 스캐너와 복사 기능이 장착된 복합기일까 프린터일까로 확대됐다. 얼마 전에 신분증을 제출할 경우가 있었다. 스캐너로 신분증을 스캔 해 PDF로 제출했다. 집에 있던 서류도 스캔 후 제출했다. PDF와 전자메일을 통한 서류 접수가 보다 대중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보니, 이젠 복합기가 출력 장치가 아니라 입력 장치 같다. 프린터 구입 시 체크할 부분, 장치 가격도 있지만 카트리지 단가를 반드시 체크한다. 없던 프린터를 구입할 경우 카트리지 단가는 더욱 중요하다. 화자는 레이저가 아니라 잉크젯을 구입했다. Epson이 한 통에 9,000원인 멀티 잉크 컬러 복합기를 내놓은지 오래였다. 흑백 및 컬러 레이저 프린터의 경우, 화자 사용 기준으로 1년 단위로 카트리지를 구입하므로 월별 비용 부담은 1만 원이하다. 그렇지만 그 부담이 10% 가까이까지 낮아진다면 다른 이야기다. 양면 인쇄가 지원되지 않는 기종을 구입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꽤 잘 산 느낌이다. 집에서만 사용할 경우, 이면지에 인쇄해도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마트 장보기는 보고 만지고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충동구매의 함정을 피해가는 서스펜스도 있다. 온라인 쇼핑은 시간 단축에 최고다. 내가 고르나 직원이 고르나 품질에 큰 차이가 없다. 시간이 없을 때는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다. 사야 할 것만 사고, 지불 총액 기준으로 다시 한 번 구입 품목을 조정한다. 배송비를 낮추기 위해 1 혹은 2주 단위로 묶어서 구입한다. 온라인 쇼핑에는 현실적인 장점이 있다. 자주 구입하는 물품은 그 물품만 모아 놓은 메뉴로 이동해서 빠르게 선택한다. 무엇이든 장단점은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익이 되는 곳은 어디인지에 따라 구입처를 달리한다. 이것 역시 쇼핑의 재미라면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