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는 직장인 A씨는 회사에서 눈이 뻑뻑하다고 느낄 때면 인공눈물을 사용합니다. 특히 여름철이면 눈에 이물감이 자주 느껴져 사무실에 일회용 인공눈물을 항상 구비해 둡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1~2015년 사이 여름철 안구건조증 환자 수는 452만 6,578명으로 봄철 환자 수(472만 7,695명) 다음으로 많았습니다. 특히 월별 안구건조증 환자는 3월(33만 1,679명)이 가장 높았고 8월(32만 5,335명)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덥고 습한 계절적 특성만 고려하면, 여름철에는 안구건조증이 덜 발생해야 합니다. 혈액순환이 활발하고 습도가 높아 눈물 증발량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름철 안구건조증 환자 수가 건조한 날씨인 봄과 비슷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습한 여름에도 안구건조증 환자 늘어나는 이유는?
가장 큰 원인은 에어컨, 선풍기 같은 냉방기기에 있습니다. 여름철 평균 습도는 70~85%에 달합니다. 하지만 에어컨을 한 시간만 가동해도 습도는 40%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이는 안구건조증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봄철 평균 습도 50~70%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종일 가동하는 냉방기기로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눈물이 쉽게 마르는 겁니다.
유행성 각막염이나 결막염 등 여름철에 급증하는 안질환도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됩니다. 우리 눈에는 점액층, 수성층, 지방층으로 구성된 눈물막이 있습니다. 점액층은 눈의 표면과 눈물(수성층)을 결합하고, 지방층은 눈물이 증발하는 것을 방지합니다. 이 3개 층이 균형을 이룰 때 안구건조증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눈에 생긴 염증은 눈물 분비를 줄이고, 눈물막을 약하게 만들어 안구건조증을 유발합니다. 또한 안질환이 완치됐어도 눈물막이 회복되는 동안 안구건조증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 같다"…안구건조증 의심되는 증상은?
안구건조증 증상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눈에 이물감, 가려움증, 통증, 시림을 호소하거나 시력저하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눈물은 눈을 보호하는 역할과 함께 사물의 초점을 잡아주는 기능도 합니다.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오면, 초점이 흐려져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을 겪는 겁니다. 냉방기기를 쐬는 실내에서 눈이 흐릿하다가 야외에 나왔을 때 선명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뻑뻑하거나 충혈이 자주 되고, 바람이 불면 눈물이 쏟아지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또 평소 사용하던 콘택트렌즈에 불편함을 느끼거나, 눈에 분비물이 잘 생겨도 안구건조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 원인에 따라 치료 효과 다른 인공눈물, 제대로 알고 쓰자!
안구건조증을 앓고 있을 때, 가장 일반적으로 쓰는 치료법은 인공눈물입니다. 대부분 약국에서 아무 인공눈물을 구매해 사용하기 마련인데요, 사실 인공눈물은 종류에 따라 성분이 다릅니다. 때문에 원인에 따라 적절한 인공눈물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구건조증 치료 효과가 떨어지게 됩니다.
수성층을 이루는 눈물이 증발해 발생하는 안구건조증인 경우, 히알루론산나트륨이나 카복시메틸셀룰로스 성분의 인공눈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두 성분은 고분자이기 때문에 주변의 물을 잘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런데 눈물이 증발하는 것을 막는 지방층이 줄어들거나, 질이 떨어져도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글리세린, 글리콜 성분이 포함된 인공눈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눈에 온찜질을 병행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점액층에 문제가 생긴 안구건조증의 경우에는 디쿠아포솔나트륨 성분이 함유된 인공눈물을 써야 합니다. 이 성분은 점액층의 주요 구성 성분인 뮤신의 분비를 돕습니다. 자신이 앓는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명확히 알지 못한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또 약국에서도 약사에게 인공눈물의 성분과 사용법 등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인공눈물 넣을 때,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인공눈물을 넣을 때는 깨끗이 씻은 손으로 아래 눈꺼풀을 손으로 살짝 당겨 자극이 덜한 흰자위 쪽에 떨어뜨려야 합니다. 이때 인공눈물 통의 입구 부분은 눈에 닿지 않게 해야 합니다. 입구가 닿으면 각막이 다칠 수 있고 눈에서 나온 미세먼지 등이 인공눈물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많은 양을 넣으면 눈물이 흘러내려 인공눈물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한 방울 정도만 넣는 것이 좋습니다. 또 인공눈물을 떨어뜨리고 눈을 여러 번 깜빡이면, 증발할 수 있으므로 30초 정도 눈을 감고 있어야 합니다.
방부제가 들어간 인공눈물을 쓰는 경우에는 렌즈를 빼고 점안해야 합니다. 방부제 성분이 렌즈에 흡착돼 각막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질환으로 인공눈물과 안약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최소 5분 간격을 두고 넣는 것이 좋습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김도균 기자(getset@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