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냥
사람이 좋아지는 백만가지 이유 중에서 가장 멋진 이유를 꼽으라면 "그냥" 을 꼽겠습니다.
왠지 '그냥 좋다' 라는 말이
나는 그냥 좋습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딱 부러진
이유가 꼭 있어야 할까요?
그냥 좋으면 안 되는 걸까요?
그냥은 '아무 이유 없이' 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설명할 수 없다' 는 뜻이기도 하지만
'설명할 필요가 없다' 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만든 언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의 그 복잡 다단한 감정을 한 두 마디 언어로 표현하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태어난 절묘한 말이
"그냥" 일 것입니다.
"그냥" 은 여유입니다.
긴 인생을 살면서 자잘한 이유들은
일일이 상대하지 않겠다는
너털웃음 같은 말입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 앞에
"그냥" 이라는 말 하나만 얹어도
우리 인생은 훨씬 더 헐렁하고
넉넉하며 가벼워질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