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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당하는 상황에 흥분합니다!


BY 미개인 2018-03-30

안녕하세요,

님의 블로그를 보며 정말 학창시절 가르쳐주지 않았던,

어른들을 위한 성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답변을 정말 사려깊고 조리있게 잘 해주셔서

정말 신뢰를 주는 상담가이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

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실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익명임에도 굉장히 용기내어 말씀드립니다.

 

저의 고민은 성적 취향에 관련된 것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저의 성적 판타지는 비정상적이고 반윤리적인 것 같습니다.

특히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취향에 흥분을 느끼는 제 자신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강간하는 듯한 뉘앙스

혹은 공공장소나 치한 관련된 AV를 찾아 보게 됩니다.

공공장소에서 남몰래 일어나는 스킨십,

그리고 지배적인 남성과 수동적인 여성의 관계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미투운동이 거세지면서 더욱 제 자신이 더럽게 느껴집니다.

그들이 느꼈을 아픔에 정말 충분히 공감하기 때문에

제 자신의 취향이 더욱 혐오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고민스러워서 관련된 성 도착증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Frotteurism, Agoraphillia인 것 같습니다.

강제로 범해지는 것과 스릴에 대한 집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접촉 도착증의 경우 야동에서는

대중교통 등에서 일어나는 그 상황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현실 상황에서는 누군가가 나에게 성적 흥분을 느낀다는 점에서

흥분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추행을 당하는 것에 흥분을 느끼는 여자는

저 말곤 세상에 없을 것만 같습니다.

 

치아님께서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는

성적 판타지는 옳다고 언제나 말씀하셨죠.

그러나 저는 여자이기때문에 더욱,

제가 너무나 남과 다른 사람인 것 같습니다.

 

물론 실제로 강간으로 성폭행을 당하는 것은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원하지 않는 상대에게 범죄를 당하고 싶은 마음은

정말 조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의 취향이 다른 여자들과 다른 정신세계를 가진 것만 같아 괴롭습니다.

 

저는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 사람인가요?

혹시 저도 모르게 과거의 트라우마나 그 밖의 경험들로 인해

이런 비정상적인 심리가 생긴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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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특히 요즘 같은 분위기(미투운동)에서

여성으로서 가지는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한 반감은

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ㅠㅠ

 

하지만, 그럼에도, 이미 메일에서 말씀하셨듯이,

저의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한 그 어떤 성적 판타지도 그저 개인의 취향이라고 봐야 합니다.”라는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그런 취향을 가졌다고 해서

미투운동 피해여성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도 아니며,

그들의 아픔이 과장되었다고 생각하지도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적 취향은 그저 성적 취향일 뿐입니다.

그러니 본인의 성적 취향과 미투운동을 연관하여

자신에게 상처주는 행위는 더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적 취향은 결코 ‘정신이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특별한 사건이나 경험으로 만들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인생 전체가 그렇습니다.

닭갈비 먹다가 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평생 닭갈비를 피하게 되는 것을 우리는 결코 ‘정신이상’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나의 성적 취향을 인정하고,

그것을 더욱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숨기려고만 하고 떼어내려고만 하면

그 대상은 내 몸에 더 강하게 접착하는 법입니다.

오히려 인정하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그것은 내게 영향을 덜 주게 됩니다.

 

그러다가 그 ‘취향’과 함께 사는 것이 정말 힘들고 괴롭다는 판단이 서게 되면,

‘정신건강의학과’의 상담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그 취향을 내 몸에서 떼어내는 과정을 수행하시면 됩니다.

물론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 전에 그 녀석과 함께 ‘건강하게’ 동거하는 노력이 우선입니다.~

 

상담사 치아 드림.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orichia&logNo=221231475249&navType=tl

 

~

프로이트의 시대엔,아니,최근의 킨제이의 시대만 하더라도,

공공연하게 여자는 강간을 꿈꾼다고 말해왔습니다.

페미니즘의 활성화나,

섹스라는 용어 대신 젠더라는 개념의 부상으로,

더 이상은 입밖으로 내밀기 어려운 이야기가 됐지만,

우리에겐 얼마간의 SM성향이 있을 수 있고,

여성적인 남성이나 남성적인 여성이 있을 수 있으며,

'중성'적인 성향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사회의 통념에서 벗어난 취향을 가졌다고 해서,

스스로를 비정상이라거나 반윤리적이다,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다라

평하며 괴롭히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란 것이죠.

특히 트랜스젠더에의 거부감이 사라져가고 있는 요즘,

그런 환타지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 괴로워 하는 것은,

자존감 부족에서 오는 자격지심에 다름 아니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각자 삶을 살고 있는 저희 과거의 부부는,

천생 여자인 아내와,다소 과격하다 싶은 남편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반대의 취향도 적잖이 갖췄으며,

스릴있는 관계도 즐기는 편이었고,

남자인 저는 강간을 당하는 쪽이고 싶어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 섹스를 즐기는 판타지를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둘의 성향을 조화시키는 데 실패했고,

최고의 속궁합을 누렸음에도 성격차이로 헤어진 것인데...

조금만 신중하시면,님의 취향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서 오래도록 황홀경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님은 버티고,남친은 그런 님을 강제로 범하는 이벤트 섹스,

공공시설 등에서 스릴있는 스킨십이나,관계 등을 추구하며,

피차가 짜릿한 쾌감을 누리며 행복하실 수도 있겠죠?

가령,아주 한적하지도,북적이지도 않는 공원쯤에서,

눈에 띄지 않게 서로의 성감대를 자극하며 걷다가,

사람들이 나타나면 홱 돌아서서 딴전을 피우고,

그러다 지나가면 다시...하는 식으로 전희를 즐기다가,

도저히 못 참겠을 때 으슥한 곳에서 후딱 해치우는 것이나,

갯벌쯤을 체험하는 자리쯤에서,이만치 떨어져 선채로 후딱!

스릴만으로도 충분히 흥분할 수 있어서,

은근히 중독되기도 한답니다.

최근 한 포토뉴스에선 등산로에서의 섹스를 금한다는 플래카드를

보여주는 것도 있었죠?

은근히 즐기는 사람도 많다는 말 아닐까요?

 

드라이브를 하면서,대형쇼핑몰에서 쇼핑을 하며...

그런 AV를 많이 보셨다니 더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죠?

그런 취향을 가진 남성들이 아주 많답니다.

약간의 상상력까지 동원한다면,

신출귀몰한달 정도의 짜릿한 상황을 연출하며,

얼마든지 즐기며 살 수 있을 겁니다.

노팬티,노브라 등으로 외출해서

슬쩍슬쩍 노출을 하며 쾌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아요.

예전의 소라넷에선 그런 걸 찍어서 자랑을 하는 사람도 많았죠?

누구에게 피해를 주거나 상처를 안기지 않으면서도,

낄낄대며 짜릿한 상황을 연출해서 즐길 수 있어요.

 

남과,모두와 다르다고 해서 내가 틀린 건 아니랍니다.

정신병원은 개뿔~~^~^

고민 그만 하시고,나가서 찾으세요.

만나세요.

그리고 님의 취향을 어필하세요.

조만간에 천생연분을 만나서 행복해지실 겁니다.

아자아자!

 

 

ps.'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보셨나요?

2편 '심연'에 이어,최근 3편 '해방'이 개봉됐다네요.

전 아직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만 서너 번 봤을 뿐인데,

즐겁게 봤네요.

 

--미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