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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인님에게 묻고 싶습니다!


BY 미개인 2021-01-22

남자들을 얼마만큼 이해 해야 하나요 ?

신랑은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라 뭐든지 하고 싶고...저는 맞벌이 주부라 가정만 보고 사는 편인데...

다 이해하고 살려고 마음 먹어도 잘 되지 않더군요 .남편이 하는 일 100% 이해 하지 못하겠어요 .

술 좋아하고 취미 생활에.... 여자 동창 전화...

주말은 취미 활동 하지 않는 이상 가족들이랑 많이 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

가정이라는 울타리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고요 .

끼 많은 이 사람 어떻게 이해 하고 살아야 하나요 ?

제 성격은 어느 한 곳만 열심히 하면 조금 접으라는 생각이거든요 .

모든 주부들이 그러듯이 저 역시 아이들과  남편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이거든요 .

좋은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


--------초록빛---------


이런~ 아주 난감한 질문을 하셨군요.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니 님이나 님의 부군의 성질이나 돋우고 말 테고... 

안 하자니 특별히 이름까지 거명하신데 대한 도리도 아닐 듯하고...


제 모습을 말씀드릴게요. 저 미개인은... 가정지상주의자랍니다.

사후의 천국이나 극락보다 지상의 가정에서 낙원을 맛보며 열심히 살다가 스러지고플 뿐인...

제 촉각은 온통 가정에만 쏠려 있었습니다. 

밖에선 멋쟁이고 100점 짜리 남자지만 집에만 들어오면 빵점인 남자들을 증오하며 살아왔고,

전 그에 대한 반발심이 생긴 걸까요? 

밖에선 비록 빵점일지라도 가정에선 만 점 짜리 아버지고 남편이고 싶었어요. 

목숨 걸고 아이들과 와이프 사랑에 매달렸고,거기서 즐거움을 찾으며 살아갔답니다.

그리고 여성예찬론자랍니다.

10개월 여의 고통을 참고 기다려주고 출산의 고통을 참아주어 생명을 있게 해준 그들임에도 ,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되어 많은 불이익을 받고 사는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팬이랍니다.

이 세상에서 신의 모습을 가장 닮은 모습이 뭘까요? 

전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흐뭇하게 내려다보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그걸 봅니다.

그런데 남자들 정말 못된 남자들 많죠? 그런 그들의 숭고함을 도외시한 채 오히려 무시하고

바람피우고 도박하고 술에 찌들어 고생 시키고 ,사업한다고 애써 모은 돈 다 날리고...

물론 여자들도 해당되는 바가 있을 수 있지만 ,아직은 거의 대부분은 남자들이 그런 일들을 저지르죠?


전 다행히도 딸만 둘입니다. 아들 낳을까 봐(?) 정관수술까지 해버렸고요.ㅎㅎ

자그마한 가게를 운영했습니다. 

그저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 하고 땀 흘린 만치는 거두며 입에 풀칠이나 하는 정도의...

저 역시도 호기심이나 생각이 많아서 벌이는 일들은 많고도 많아요.

텃밭 가꾸고 ,정원 가꾸는 취미 생활 즐기고, 

애완 동물 등을 기르며 아이들의 정서 생활에 도움을 주고,

일요일이면 어디든 데리고 다니며 산 교육 정도를 시키려 애쓰고,

가끔은 이벤트 쯤으로 와이프의 호감도 사고, 그리고 남들 하는 만치는 부부 생활도 즐기며 살았어요.

과로이다 싶은 조짐이 보여서 몸조심을 하기도 했는데,

여하튼 그리 모든 생활이 가정에 연결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15년 정도를 산 끝에 Too much라며 이혼을 당했습니다.

세상을 다 잃은 듯 절망을 해서 바보짓도 두어 번 했었습니다.

그러다 한 친구를 만났는데,이 친구가 저를 그리 사랑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저를 떠받들고 사랑을 하는데,숨이 막히더군요.

비로소 알았어요,내가 집착을 했었구나,그래서들 힘들었구나!

미련도,후회도 깨끗이 접고 생전 처음 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찾았어요.

비로소 행복해지더군요,좋은 일도 마구 생기더군요.

어쩌면 님의 남편은 자신을 열심히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요.

조금 더 진중하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고민했으면 좋겠지만...

님도 이제부터 가족보다 자신을 중심에 두고 살아보세요.

아이들과 남편만 보고 살지 마시고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고민해보세요.

자존감 공부도 도움이 될 겝니다.

제가 최근 읽은 책에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인 '나'를 왜 사랑하지 못하는지 안타까워 하는...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는 건 좀 이상하죠?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런 우를 범하고들 있죠?

이제부터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세요,님도 가족도 모두 행복해질 겁니다.


네..남자라서 ,돈 벌어오니까, 쉬어야 하고,더러 술 마셔도 되고, 여자랑 놀아도 되고... 

기타 등등 하나도 이해 못 합니다.

여자들에겐 쉬는 날이 더 피곤하다죠? 게다가 님은 맞벌이인데...

여자의 가사 노동 가치를 산정한 것이 있다죠? 남자에 못 미치던가요? 

아니잖아요.그렇담 같이 망가져 버리세요.

술 마시면 나도 나가서 술 곤드레 만드레 취해 들어오고,

여자친구랑 놀면 남자친구 하나 만들어서 채팅하고 전화하고,

힘들면 일요일엔 걍 찜질방에라도 가서 쉬어버리고...

가족들에게도 얼마간 자유를 주면서 님도 얼마간의 자유를 누리세요.

윈윈이 돼서 가정이 훨씬 화목해질 겁니다,그걸 바라시는 거 아닌가요?


제 의견을 더 듣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제 글을 주욱 읽어 보세요. 

듣고 싶은 이야기가 거의 다 들어있을 겁니다.

님의 기분을 확 풀어줄 속 시원한 대답을 드려야 하는 줄 알면서도 이리 매듭지어야 하는 송구스러움 ... 

몸 둘 바를 몰라하며 총총히 물러갑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미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