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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익선?과유불급!


BY 미개인 2021-06-21



박진아 대한민국 성문화 개선 소셜 벤처 (주)인스팅터스 공동대표

다다익선과 과유불급의 딜레마 | 건강한 성관계의 빈도


건강한 성, 건강한 섹스 라이프, 건강한 관계 - 언제나 건강을 따지지만

도대체 내가 임하는 이 관계가 건강하게 굴러가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다.

건강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섹스를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너무 안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라지만 한 때는 아름다웠던 관계를 매듭짓는 이유로까지 확장될 수 있기에

고민의 가치가 있는 사안이다.

인터넷 검색만 잠깐 해도 

(보통 딱히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진 않은) 섹스의 보편적 빈도에 대한 방대한 양의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런 '자료' 속에 등장하는 수치는 필자와 정보 출처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은 사실 그리 유효한 정보원이 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아마도 이 주제에 관련해서 가장 정확하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 중 하나는

미국의 Kinsey Institution에서 발간하는 데이터가 아닐까.

Kinsey Institution에 따르면 성과 연령대별 성관계의 빈도는 다음 표와 같다.

(*성관계의 기준은 삽입성교이며, 미국사회의 평균이다)


(출처: http://www.kinseyinstitute.org/)


위의 표를 보고 " 내 성생활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하는 생각이 든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뭐 아직 주초인데 벌써 이번 주에 10회는 했다거나,

반대로 서로 유난히 바쁘고 피곤해서 몇 주 간 섹스를 전혀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평균보다 빈도가 높다고 해서 섹스중독인 것도 아니고 

평균보다 빈도가 낮다고 해서 성생활이 고루한 것도 아니다.

인간의 성적 흥분 패턴은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또 얼마나 자주 하는지에 따라 그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성적 흥분과 성적 행동의 빈도는 나이, 신체적 .정서적 건강, 약물, 자녀의 여부, 호르몬 불균형,

스트레스, 관계의 안정성, 과거의 트라우마, 신체적 매력의 감소, 친밀감의 감소, 신뢰부족, 경험적 조건 등

무수히 많은 요인들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단순하고 원초적인 진실은 진정한 '보통'이라는 것이 성생활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성애를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동성애를 하고, 또 누군가는 양성애를 한다.

어떤 사람들은 페티쉬에 집착을 하는 반면 그런 것이 질색인 사람도 있고,

섹스가 삶의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도 있지만 성을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고.

우린 모두 다 서로 다른 욕망과 생각과 취향을 가졌기에 본질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수는 없다.

당신의 성적 행동 양태가 불법이거나, 자존감을 해치거나, 연인과의 관계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부정적인 결과물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면 적든 많든 굳이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섹스가 관계에 있어서의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섹스는 커플이 감정적 유대감을 키우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고,

그렇기 때문에 규칙적인 성생활은 삶 전반에 있어서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굳이 섹스까지 하지 않더라도 손을 잡는 것, 포옹을 하는 것, 서로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전부 친밀감과 관계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가는 데에 섹스만큼이나 효과적이다.

남들이 섹스를 얼마나 어떻게 하는지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과 당신의 연인이 행복하다면, 그게 당신에게 가장 적절한 빈도이다.


* 이 글은 성문화 개선 소셜벤처 '부끄럽지 않아요' 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단 하루라도 섹스를 하지 않고 자는 건 결혼한 사람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던 적도 있었다.

관계 시마다 대여섯 번은 오르가즘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횟수에 연연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 너무 많이 해서 파경을 맞고 말았다.

물론 섹스가 모든 원인은 아니었지만,

섹스만 만족스러우면 모든 게 만사형통이라고도 생각했었던 나로선 충격이었다.

더군다나 얼마나 열심히 살았던가~

그러나 이혼을 당하고 말았다.

아이들도 떠나보내고 말았다.


그리고 한때 개업 초엔 과로로 쓰러져 5년 여를 거의 섹스 없이 지냈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요즘 들어선 섹스리스로도 잘 사는 부부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요즘에도 섹스 트러블은 여전하지만 차마 말로 꺼내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부부들도 많은 것으로 안다.

그런데 여기에 위의 킨제이에서 내놓은 조사 결과물 등을 접하며 절망하는 부부도 많을 줄 안다.

중용의 도가 특히 강조되는 게 부부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

너무 내 입장만을 고집하다 관계의 파탄을 겪게 되는 안타까움은 겪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가령 나는 오르가즘을 많이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했었지만,정작 전처는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사실 오르가즘은 남자가 사정하기 위해 기를 써대는 것보다 훨씬 힘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관계를 하면서 두 번만 느끼면 일어서지도 못하는 경우도 봤으면서 ,

멀티오르가즘을 동반한 다발성 오르가즘을 느껴주는 전처를 좋아했고,

전처도 하면 좋긴 한데,너무 자주해서 힘들다는 말을 했지만,난 앞의 말만 기억했던 것 같다.

그런데다 아주 가끔 피차가 꽂히면 두어 시간 동안 이삼십 번의 오르가즘 파티를 했었던 적도 있다.

그럼 그날은 기분이 하늘을 뚫어버리기라도 할 듯 좋았고,

힘이 든다기보단 힘이 불끈 솟아서 어깨에 힘이 들어가곤 했었다.

상황은 파경을 향해 치닫고 있었는데...


섹스 만큼 좋은 운동이자 놀이인 인간 행위는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배려가 없인 오르가즘을 공유한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배려심을 키울 수도 있다며,

한 땐 섹스지상주의를 외쳐대기도 했었다.

그러나 섹스는 확실히 과유불급인 것 같다.

적절히 참을 줄 도 알아야 하고,

얼마간의 힘을 축적해뒀다가 나는 원치 않음에도 파트너가 원할 경우에 쓸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매한 태도로 상대로 하여금 오해를 하게 만들어도 안 되고,상대의 진솔한 태도를 곡해해서 오해를 하거나 ,

상대의 반응을 모르는 척하면서 지나치는 것은 아니 하는 만큼도 못하다는 것이다.


기계를 오래 잘 쓰려면 그 기계의 100%의 힘을 다 쓰지 않고 얼마간 남겨두면서 써야 하는 것인데...

사람도 마찬가지고 특히 섹스는 더더욱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절제를 하는 것도 100의 능력을 갖췄을 때라야 의미가 있을 수 있는 것.

소통을 원활히 하면서 자신의 기계적 능력(?)을 서로에게 알리며 

조금씩 아껴서 오래 쓰잔 합의를 이뤄간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미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