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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의 마지막 데이트


BY 미개인 2021-10-13

2년 전쯤 됐을 거다.코로나가 닥치기 전이었으니까...
오르가즘 한 번 느껴보고 싶다며 불쑥 다가온 그녀가,
그리곤 그리도 뜨겁던 그녀가,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즐거워야 할 섹스가 고통스럽다며 앞으로 열 번만 더 만나고 그만 만나자 했고,아홉 번을 만났는데,코로나사태가 닥친 것이다.
마지막 한 번을 마저 채우기  위해 기회를 노렸지만,코로나는 물러날 생각을 안 하고...
그러다가 둘 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서야 비로소 숙제(?)를  할 수 있게 됐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훨씬 수월했지만,다들 알다시피 서울은 무시무시!
그래서 덩치가 산만 한 캠핑카를 끌고 서울까지 왔다.
좀 일찍 도착했고,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그녀와의 약속 시간 전후로 좀 여유를 두고 숙소 예약을 했기에,미리 들어가서 좀 쉬면서 기다리려는데,
체크인을 하고 방 번호를 문자로 알리니,
단발머리를 해서 2년 전보다  깜찍해진 그녀가  좀 빨리 왔다.애들 때문에...

오늘이 가면 두번 다시 볼 수가 없을 거라 생각하니 급해진다.조금이라도 더 봐두고,더 만지고,부비고,빨고 핥고,쑤시고 싶어진다.
다행히 녀석도 발기를 해줬고...
옷을 벗기고 핥고 빨다가 이내 삽입.그리고 느꼈다.충분히...
못 보는 동안 직장에서 안 좋은 일도 있고 해서 신경을 많이 쓴 때문인지 몸무게는 늘었다는데,많이 수척해진 듯!
분위기도 시크하고 날씬하며,피부까지 좋은 그녀가,
어쩌자고 몹쓸 병 때문에 고생을 해야 하는 건지 원~~
정말 신은 인간에게 모두를 주는 법이 없나보다.^^;;

신나게 즐기다가 녀석 풀이 죽기에 나란히 누워 맞담배질도  하면서 그동안의 각자 얘기도 하고,아쉬웠던 점이나 오해 등도 훨훨 털어버리고,

꼬옥 끌어안고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도 전하면서 
서로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며 덕담을 주고 받는다.
판박이처럼 비슷한 성격의,유난히 강한 카리스마의 소유자인 둘은,남들에겐 잘 할 수 없는  말도 서슴없이 하면서 지냈던 둘은,서로를 잘 알기에 ,남들이 하면 잘 수용하지 못할 말도 서로가 하면 그닥 저항없이  받아들인다.
내가 20년 가까이 나이를 더 먹은 탓에,내 경험담을 곁들이며,나보다는 좀 더 빨리 성격적 트라우마를  벗어날 수 있는 도움말도 주고...

연금도 넉넉히 나와서 평생을 보장 받을 수 있다시피 한 안정적인 직장이 있고,서울 중심에 빚 한 푼 없이 넉넉한 크기의 집도 갖고 있으며,짝꿍도 그녀도 SKY 출신으로 거기 걸맞는 직장에 다니고 있고,양가 부모님들도 여유가 있는 분들인 데다,이미 물려받은 재산도 있어서 차고 넘치며,아이들도 잘 자라주니...
살짝 불편할 뿐인 건강 상의 문제쯤,기쁘게 받아들이고,극복하려 하지 말고,동행하는 마음으로 대하고,좀 편하게 살라고,그러면 좋아질 수도 있을 거라고 조언을 해줘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자~~마무리 하자!
얼마간의 펠라치오 서비스로 다시 불뚝 솟은 녀석을 삽입하고 100미터 달리기 하듯 달려서,그녀와의 마지막 사정 쾌감을 만끽한다.
꼬옥 끌어안고 쿵쿵쿵 울리는 가슴의 진동까지 넉넉하게 나누고 팔베개를 하고 나란히 누워 잠시 지난 날들을 회상한다.
그리고 화장실로 향하는 그녀를 따라가 골든샤워를 부탁하니,워낙 오랜만이라서 인지 어색해  하고 잘 못한다.
얼굴엔 못하고 배에다 찔끔 하는 걸로 만족할밖에...

그런데 허리가 아프단다.^^;;
오랜만에 섹스를 해서 그런가?엎드려!
꾸욱꾹 누르고 주물러서 꼬리뼈 조금 윗부분의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안녕~_!
그렇게 모텔을 나서서야 입구의 내 캠핑카를 보고 뒤늦은 축하 메세지를 문자로 보내준다.
평소 말하던 때보다 조금 빨라진 짚시 라이프에 보내주는 축하 메세지다!^~*
마지막으로 건강하고 행복하잔 다짐을 주고 받고 정말 안녕!

욕조에 따뜻한 물 받아서 온 몸을 푸욱 담그고 피로를 푼 뒤,캠핑카를 몰고 시흥 고개 너머의,나의 살던 고향,안양예술공원으로...
날씨가 서늘한데도 대체휴일의 끝이라서인지 사람도 차도 많았지만 운좋게  유명작가의 작품 옆의 자리에 차를 주차시킬 수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몇 번인가 소풍을 왔던 예술공원 제일 끝의 길을 산책하며 추억을 곱씹고 돌아와
라면으로 시장기를 달래고 뻗었다.^~*
그리고 푸욱 잔 후 해가 중천에 떠서야 일어나 커피를 마시며 영화 한 편 때리고,
우랑각시가 냉장고에 넣어둔 영양식으로 순대를 채우고 ,어린 초등학교 시절 혼자서 다니곤 했던 삼성산에 오른다.
염불암,삼막사,그리고 국기봉이란 삼성산 정상을 처음 올라보고,내려오는 길에 상불암이란 절을 지나 어둑해져서야  캠핑카 아지트에 도착.
시장하다.
또다른 ,우렁각시 영양식으로 요기를 하며 ORFEO란 음악방송 채널로 오케스트라 실황을 감상한다.
'웨더맨'이란,삶의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영화도 한 편 보고...

오래오래 머물며 그녀와의 마지막 데이트의 여운을 즐기고 싶지만,총총이란 토끼와 낙타란 커다란 강아지가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을 테니...
오늘 하루만 더 자고,내일은 좀 일찍 일어나서 ,다른 등산로를 산책하고 늦기 전에 돌아가야쥐!
관악산과 삼성산이 만나는 지점에 생긴 계곡에 풍부한 물길이 흐르며  그 아래에 안양유원지란 곳이 형성됐고,서울과 안양의 시민들의 좋은 휴양지였던 이곳.
1976년이던가?대형 물난리가 나면서 계곡도,그리고 중간중간을 막아서 만들었던 보트장도 수영장도 다 쓸어가버리고,이사를 가면서 몇년에 한 번씩 올까말까 했는데,그러는 사이 이름도 안양예술공원으로 바뀌고,구석 구석에 예술가들의 조형물 작품이  자리를 잡으며 예전의 모습은 거의 사라졌고,우리 집 자리에도 다세대주택이 들어서서 많이 아쉽지만,그냥 편안하다.
앞으로도 자주 와서 머물며 추억을 곱씹게 될 것 같다.

내일까지 알차게 훑으며 추억  여행을 잘 마무리하고,
더 행복해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