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준이 높은 사람이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든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의없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 다른 사람에가 아무렇지 않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을 보는 건 내거 죽을 만큼 힘든 일이다.
물론 나 자신에 대한 기준도 높다.
(그리고 이건 결과적으로 나 자신을 수렁에 빠뜨리기도 했다.)
이렇게 된건 환경적으로 부모님, 특히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은데다 어머니의 예민한 기질까지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착한 사람 컴플렉스까지.
지금 보니 최악이다.
어렸을 때는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1분에 1대씩 맞았다.
시험 문제를 틀리면 1문제당 1대씩 맞았다.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된다,
예의바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늘 들었다.
한 때는 그런 어린 시절과 부모님의 가르침 덕분에 어디서나 예의바른 사람이란 소리를 듣고, 약속을 칼같이 지키는 사람이란 평가를 받게 됐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들이 생기면서 나는, 내가 살아온 방식들은 무너져버렸다.
나는 약속 시간을 지키기 위해 미리 준비하라고 재촉했고,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볼 때마다 쉴 새 없이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 뭐 하지 마라, 뭘 해라라고 잔소리를 퍼부어 댔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아이들은 내가 말한다고 바뀌지 않았고, 와이프는 내 기준이 너무 높다며 질려했다.
잔소리를 하지 않기 위해, 기준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며칠 가지 않았다. 아이들과 와이프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다가 내가 오히려 수인한도를 넘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결국 찾은 방법을 눈에 거슬리는 상황이 생기면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었다.
난 어떻게 해야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