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칼럼은 수정 버튼을 누르고 틀린 글씨를 좀 어찌 해 보려다
원고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컴은 내 주전으론 안되겠더군요.
쩝!!!!
정말 힘든 하루였습니다.
참 이상도 하지요!
첫 손님이 어떤 화두를 가지고 오면 이상히도 그날은 늘 그 화두와
엇 비슷한 손님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인연은 아무래도 불가에서 말하는 \'동업인연\'으로 칭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며 뻐근한 것이 기가 달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문을 잠그고 눈을 감았습니다.
명상을 하고 나면 심신이 안정이 되고, 온갖 번뇌가 좀 수그러집니다.
차분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상태..
사람의 본성은 원래 다 착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본성을 모르고 독하다 악하다 하니..이 얼마나 바보스러운지!
똑똑
늦은 시간..남자 한분이 오셨습니다.
만남은 역시 신비스럽습니다.
그냥 들렸다고 했습니다.
들어와주시니 감사하다 했습니다.
특별히 묻고 답할 것도 없다고 합니다.
차한잔 드렸습니다.
온후한 인상이 마음을 끌었습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관상이 먼저 봐지더군요.
분명 큰 일을 했던 분 이겠는데.. 란 생각이 잠시 쓰쳤습니다.
그러나 상은 그래도 몰골은 어디 금방 모 심고 오신 농군 같았습니다.
실은 전 그런 모습이 참 좋습니다.
제 아버지가 전기쟁이 셨기에 언제나 작업복 차림 이었고,
이제는 그 모습을 뵐수는 없지만...회안의 그림자로 참 정겨웠습니다.
선생님이란 호칭 대신 아저씨란 호칭을 써도 될까요?
..라 했습니다.
사실 전 선생님 보다는 아저씨가 참 좋습니다.
감칠맛도 나고 따뜻한 선을 그어 놓고 나름대로 정있게 이야기 할 수 있어
좀 편한듯한 분에겐...권하게 되지요.
고리를 풀기 시작합니다.
조근조근..꼬막꼬막..
내가 푼것이 아닌 아저씨가 풀어 갑니다.
전 듣고만 있습니다.
세월이 막 역류를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 말부터 제 5공화국을 걸치는 대대적인 모노극을 뼐칩니다.
개인사 참 단조로운거 같아도 펼치면..그 방대함이 어마어마 합니다.
말씀도 잘 하십니다.
막힘 없이 술술..그리고 간단하고 빠르게..
땅을 가지고 많이 놀았다 했습니다.
곳곳에 높다란 빌딩을 당신 명의로 가지고 있다 했습니다.
조강지처는 하나요..애인은 많다고 했습니다.
법..고위직 사람들..은행가 사람들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
영화 포레스트검프에서 아저씨는 검프요..나는 검프 옆에서 이야기 듣는
시민 같습니다.
처음엔 믿어지지 않다가 점점 그 신비로움이 자꾸 자극을 합니다.
온전한 드라마로...
50억 짜리 땅을 보고, 다음날도 아닌 그 자리에서 판단을 내립니다.
\" 공사진행해 \" 하면 곧 뒤에 따라 붙는 사람들이 알아서 한답니다.
\" 100억 줄터이니 넘기시요 \" \" 안되지 앞으로 600억 짜리 인데..\"
그럼 조금 있으면 정말 600억이 된답니다.
이 손안에 억자 한번 쥐어보지 못한 저로서는 재미있는 이야기 입니다.
근데요..
슬픔이 있습니다.
자식들이 싸움을 한답니다.
본처아니 다른 소생들도 있으니 이래저래 속이 시끄럽다 하십니다.
일이 재미있어 일을 했고, 돈도 많이 벌었지만..아직도 옷은 농군이요
생각도 저랑 별반 다르지 않게 행복한 노후을 원하고 계셨습니다.
높이 쌓은 빌딩 만큼이나 아저씨 눈빛도 천리였습니다.
사는게 뭘까요?
어떤 사람은 억의 칼자루를 쥐었다면, 저 같은 사람은 아직도 몇 만원의
칼자루도 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국엔 같은 소망을 가지고 갑니다.
입었던 옷이 다를 뿐 인간의 내면은 역시 한가지의 진리만을 가지고 간다고...
아저씨를 통해 또 배우게 됩니다.
본성...
훌륭히 억메이지 말고..나름대로 개발하고 터득해서 헝클어지지 않도록
잘 살아야겠습니다.
힘들었던 하루가 참 보람되었습니다.
\' 아저씨..훌륭하셨습니다!\' 이 말을 못해 참 아쉽습니다.
(아 난 왜 꼭 후불제 인건지..그때는 버벅거리다 이궁...쫑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