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 숙제는 다 했니?\"
\" 아니요...\"
\" 언제 할래..빈 손으로 학교 갈래?\"
\" 할께요\"
\" 스스로 해야 한다 했다\"
\" 네\"
어그적 거리며 제 방으로 갑니다.
큰 딸은 아무말 없이 그림만 그립니다.
\" 너는 했니?\"
\" ...\"
심취해서 그림을 그립니다.
\" 엄마가 묻잖아요!\"
성의 없이.. 할께요 라고 대답합니다.
더운 열기에 우리의 방학숙제는 이렇게 한다 안한다로
일단락 났습니다.
귀등으로 듣는 아이들에게 괜히 제가 짜증이나서 하는
말입니다.
아이들은 동적입니다.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공부를 할때도, 밥을 먹을 때도, 몸을 가만히 쉬게 하지 않습니다.
\" 00 아 지금 밥이 어디로 들어가니..\"
\" 입으로 들어가지요!\"
\" 그런데 엄마는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어\"
아들은 다리를 흔드는 자신을 발견했어요.
\" 네.. 얌전히 먹을께요\"
\" 밥을 왕 같이 먹어야 몸도 기쁘지 않겠니..
니 몸속에 사는 모든 생명들이 대우 받으니 좋고..\"
\" 그런데 몸이 가만히 있지 않아요..엄마\"
\" 니 마음이 가만히 못 있는 거야..
생각이 몸을 다스려! 잘 다스려봐..\"
\" 네\"
말이 떨어지면, 그 당시는 잠잠히 밥을 잘 먹습니다.
전 속으로 웃습니다.
손님이 바쁘게 오셨습니다.
몇 칠전부터 뵈야 합니다..뵈야 합니다..하시더니..
오늘 오셨네요.
왜 그러시는지요.
저기..
마음 편하게...등받이에 기대세요..그리고 편하게 말씀하세요.
저기..우리애기 때문에요.
애기요?
지금 초등학교 3학년 이예요.
그런데요?
근데 아이가 이상해요.
?
가만히 있다가 눈에 흰자만 보이고..서서 고개만 까닥이고 있고..
어떤 날엔 부르르 떨다가..이름을 불러도..못 알아 듣고..
병원에 가보고 했는데.. 아무래도 병원에 가서 고칠 병이 아닌거 같아요.
요즘 아이들이 귀신 씌이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물론 귀신이 씌여서 그런 것은 아닐것입니다.
헌데 놀라운 사실은 언니도 어렸을때 신이 들어..계속
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릴적 총명할 정도로 못하는 것 없이 잘 하던 아이인데..
지금은 특수반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엄마는 방법이 없습니다.
엄마는 답답만 합니다.
우선은 아이를 보자고 했습니다.
아이의 눈에서 다른 사물을 보는 것이 보인다면..
과연 그럴 가망성도 배제 할 수 없다 했습니다.
왜냐면..
아이들에게 와서 걸떡 거리는 배고픈 귀신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옛이야기 중에..
귀신이 사는 곳이 이곳이고, 사람이 사는 곳 또한 이곳이라 했습니다.
엄마는 눈물을 훔칩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어디가서 보니..어른 신내림 받으라 했다 합니다.
갑자가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무슨 초등학교3학년에게 신내림을 받으라고..
참 답답한 무녀군요.
팔자를 속일 수 없다고..
아니..팔자도 노력 여하에 따라 높고 낮음이 있지요.
걱정하지 마세요.
천천히 가봅시다.
아이가 보는 것이 무엇이며..
아이가 생각는 것이 무엇이며..
그리고 아이 몸에 오는 신이라면..별 볼 일 없는 분 일터이니..
도력 있는 분 만나 잘 회향 하기를 바라자고..
그렇게 말씀 드립니다.
예전엔 암흑 이었습니다.
내 몸에 다른 무엇인가가와서 날 지배하고, 나 아닌 다른 나로 사는
몸...그것이 무녀의 어떤 운명체지요.
더불어 극빈의 가난을 수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요즘은 달라요.
요즘은 나 아닌 다른 초인간적인 힘을 발휘해 사업을 하고,
블링크적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면...
사람을 키워 낼 수도 있고, 지도자나..
예술로서 승화 시킬 수 있는 힘도 생기는 것입니다.
다방면에 좀 더 뛰어난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부모지요.
그저 위험한 것이며, 예전의 무당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부모의 사고가 더 무서운 것입니다.
건강한 아이..
건강한 사고..
건강한 가정..
이 되려면 우선은 부모가 건강해야 합니다.
어떤 일이 다가 와도 그것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그런 힘을 부모는 갖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 힘이 곧 아이의 정신적인 기둥이 되는 것입니다.
내일 아이를 만나 보기로 했습니다.
심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영상 매체가 발달하다 보니 더욱 아이들의 정신이
혼탁해집니다.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나요.
그저 따뜻한 정성으로 달래고 어루고 감싸야지요.
아이들은 동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슬데없는 것이 침범하지 않습니다.
아이다움..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이것이 최고 입니다.
그래야 운명의 끈도 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