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넘기는 것은 고비 입니다.
매 순간 순간마다..고비..큰 고갯길 입니다.
인생도 그러하지요.
그 드라마 앞에서 울고 웃는 마음이야..
누구 탓을 할까요..
업장이고 인연인걸..
전화를 받기 전까지..이렇게 아리진 않았습니다.
남의 사연을 가지고 아파하는 것은 프로가 아니므로
늘 프로가 되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그래도 사연 앞에서 눈물 나는 것은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녀의 용감한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고..
구슬프고 잔인한 그녀의 울부짖음이 내 가슴을 찢습니다.
아주 좋은 날..
인생의 쓴 맛을 알기도 전에
미움을 알기도 전에
남편 유학을 보냈습니다.
1년의 세월이 가기도 전에
남편의 전화는 점점 뜸해집니다.
왜 그럴까!
남편의 전화 한켠으로 여자의
육감은 뻗어 갑니다.
그래요.
다른 여자가 생긴 거예요.
갑자기.
남편의 이혼 요구가 들어 옵니다.
애인은 남편의 선생님 입니다.
개인 과외 선생님.
매달려보고, 울어도 보고, 애걸도 해 봅니다.
아직은 사랑하는데..
아직은 미련이 남아 있는데..
아직은 혼자 설 수 없는데..
우리 둘의 아이들도 있는데 말입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습니다.
시부모님도... 화가 난 친정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습니다.
도와 준다고 하는 것이 더 어긋장만 나게 합니다.
세상이 아프다는 것을 1년이 지난 지금 알았습니다.
그녀는..
지금 너무 깊숙히 곪아서..
아파서..
하소연을 합니다.
언제 그와 아이들이 돌아올까요?
그여자 언제 떨어져 나갈까요?
아파요...
네 나도 아파요.
사람의 마음 아픈게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
나도 알아요.
그러나..
그 상처가 아물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해요.
남자든 여자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미워 할 사람이 있다는 것도..
사랑해서 아파 할 사람이 있다는 것도..
푸념을 들어 줄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이상하게 참 고마운 것입니다.
그 사연이 엉기고 엉기어 인생을 만들어 내기에..
서로 그 인연으로 살기에..
질긴 그 끈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어지간 하면..
그냥 대충 받아줄 수 있다면..
그럭저럭 웃고 넘길 수 있다면..
서로 미워하지 마십시요.
그냥 있어서 욕을 하고 죽을 끓여 먹더라도..
같이 고생하는데..인정해 주고 다독여 주세요.
혼자 울고 있을 그녀를 생각하니..
안타까워 잠이 오지 않습니다.
무뎌지고 아물때까지 그녀가 겪어야 할..
시간들이 가엽습니다.
물론 그러면서 인생은 커가는 것이지만..
오늘 따라 사주팔자 참 잔인하네요.
안되면 조상탓이라고, 사주가 뭐라고..
이래 마음이 상해야 하는 것인지..
어둠이 사라지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아스라해 지겠지요.
세월이야 가면 그만이고..
인생이야 때우면 그만이고..
지금이야.. 견딜 수 있을 만큼 견뎌 보자구요.
그녀의 남자도 언젠가는 마음에 큰 아쉬움하나
짊어지고 애닮아하겠는데..
서로서로의 아픔..
그게 과연 뭐란 말입니까!
왜 그래야 하는 것입니까!
아파라 아파라 너무 아파라..
보고 싶어 그리워...너무 그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