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081

산신님의 갤러리에 다녀와서..


BY 2006-04-14

음력 3월 16일은 산신님 생신 이십니다.

계룡산 중악당인 신원사에서 산신제를 열었습니다.

불교가 들어오기 전부터..

우리나라의 민속 신앙으로 산신신앙과 칠성신앙..

그밖의 용왕신. 조왕신.. 지금도 무속신앙에선 이분들을

제일 우선으로 받들고 계시지요.

그후 외래 종교가 들어오면서 철학적이고, 체계적인 형태를

갖추었으므로..고유의 토착신들을 불교에서 흡수하게 됩니다.

종교가 다양해도 서로 연계가 되는 것은 이 토착신들의 정서를

무시할 수 없음 입니다.

종교 이전의 터에서 갖는 순수함이 토속신앙의 모태겠지요.

어째든..

이러저러해서..

계룡산 동학사에 갔습니다.

 

아침..

남편에게

\" 나 오늘 산에 가요\"

\" 왜?\"

\" 산신님 생신 이래요\"

\" 그럼 케익 사가지고 가지\"

\" 그럴려고..\"

\" 근데 산신님도 케익 좋아 하나?\"

\" 아니 열매를 좋아하신데요\"

\" 그럼 좋아하는 것을 해가지고 가야지..\"

\" 산신님도 먹지만, 스님들도 드셔야지..\"

\" 그래도 오늘은 산신님 생신이라며..\"

 

대화는 했지만, 산으로 오르는 길에 남편과 나의

대화가 무척 우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어찌 되었건 남편도 제가 추구하는 모든

진리를 인정하고 맞춰 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고집 불통 담벼락이 말입니다..

 

전생록를 떠들어 보면...

그 속엔 민속신앙에 대해 각 개인마다의 섬길 신들과

그 분들의 말단의 수명에 대해 유추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희얀한 것은 사주와 그 전생과의 상관관계가 묘하게

엇비슷 하다는 것입니다.

성격이든 그 사람의 업이든 이런 것들이 대충 맞는 것을

보면서..참 희얀도 하다...라 생각합니다.

 

맞다 안맞다의 의견은 아직도 분분하지만...

민속신앙속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아직도 숭배하는

이가 있고, 찾는 이가 있다면, 이 과학도 무시 못하겠지요.

 

삼성각에 들여 인사를 하고..

그곳에서 삼천배를 드리는 보살님을 뵈었습니다.

아침 7시부터 시작해서..

이천배가 끝났다고 합니다.

뽀얀하게 피어오른 연꽃 모양 얼굴색이 밝습니다.

\" 제가 손을 만져도 될까요?\"

고개를 끄덕이는 분의 손을 만졌습니다.

따스하게 다가오는 느낌과 혈의 기운이 역동하는 것을

느끼며, 심이 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합장을 하고 내려오며..

산신님이 만들어 놓은 갤러리에서..

내가 미혹함을 느낍니다.

 

노래도 하네요.

오톨도톨한 싹을 눈으로 건들어 봅니다.

...인사도 하는 군요.

지나가는 객들은 그림을 평 합니다.

\' 꽃 좀 봐\'

\' 어머 저것 좀 봐\'

\' 물 맛있네\'

\' 역시 이거야\'

사람의 생각은 너나 나나 틀릴게 없습니다.

 

20년전만해도 계룡산에서 마구 잡이로 술 먹고,

사람 같지 않은 행동을 하면, 다음 날 바로

들것에 실려 나갈 만큼 영이 살아 있는 산 이였다 합니다.

 

산은 웅비 합니다.

 

산신님 생신날..

사주쟁이가 호사하는 날 이었습니다.

좋은 갤러리에서 좋은 그림을 보고,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물을 먹고, 그리고..좋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지금 이 땅의 터에서 잘 살고 있음은..

그 전생의 인연과 터을 잘 지켜 준 분들에게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할것입니다.

 

물아 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느냐..

그 시원한 기운을 내 머릿속에 선사하니..

참으로 고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