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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좀 들으세요..


BY 2006-04-04

나이 들수록 무엇을 열어야 하느냐!

귀 입니다.

근데 무엇을 여는냐!

입 입니다.

(그러면 어디가도 대우를 받지 못하느니라)

 

젊을 수록 무엇을 움직여야 하느냐!

손과 발 입니다.

근데 무엇을 움직이느냐!

거시기를 움직 입니다.

(그러면 밭에 똥만 차게 되느니라)

 

어릴수록 무엇을 생각해야 하느냐!

부모와 형제 입니다.

근데 요즘 부모는 무엇을 가르치느냐!

돈 버는 법 만 가르칩니다.

(그러면 돈 못 벌어 놓으면 쫒겨 나느니라)

 

이말은 간략한 인생법 이다.

 

손님은 퇴근시간에 오셨다.

아는 손님 이시다.

오늘은 어쩐 일로 오셨나요?

다음 달에 가게를 차릴까 합니다.

차리지 마세요.

왜요?

돈만 날려요.

할께 없어요. 해야 해요.

좀 참으세요..때가 있어요.

지금이 때라니까요.

그럼 저에게 오시지 말고 하세요.

알았어요.

 

이런식으로 해서 4번째다.

하지 말라고 극구 말리면 꼭 한다.

나이도 마흔여덟인데.. 어찌나 말을 안듣는지..

그래도 오신다.

안된다고 하는 나도 우습고, 계속 하는 손님도 애닮다.

그래도 돈은 그때마다 잘도 생긴다.

말아 먹고 또 말아 먹고...

속상해서 원..

 

내력을 들어보기로 했다.

왜 자꾸 하십니까?

안 하면 뭐 먹고 살아요.

여태도 먹고 사셨잖아요.

안되요 해야지.

차라리 직장 생활 하세요.

이 나이에 무슨 직장 생활를 해요.

그럼 공부를 해 보세요.

말도 하지 말아요. 공부..

왜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은게 공부 입니다.

아이고..

 

부잣집 아들로 어릴때부터 대학생 과외 선생님까지

모셔놓고 공부를 시켰단다.

천성적으로 공부와는 인연이 없다.

운동을 잘 했는데.. 운동은 결코 반대 했단다.

이래저래 공부도 못하고, 하고 싶은 것도 물 건너가고,

청년이 되어 군대 갔다 온후 특별한 거 없이 그때부터

돈을 까먹기 시작했다.

본처에는 딸만 둘이고, 아들 얻으려고 젊은 여자랑

잠시 동거를 했는데..젊은 여자도 바람이 나서 애만

놓고 나갔단다.

할 수 없이 어머니에게 아들을 맞기고 그때부터

무늬만 사업을 했단다.

여기저기 동가숙 서가숙 하면서 말이다.

그래 숱한 여인을 보내고 그 좋은 살림을 보냈단다.

그래서 이제는 부모님 사시는 집만 남았단다.

기필코 요번에 성공해야 한다고 한다.

 

사연은 딱해도 안된다.

살성이 그랬고, 지금은 아니다.

아무리 말해도 이분은 부모님 집 마져도 팔지

모른다.

 

제발 말 좀 들으세요.

 

귀 열고, 머리 열고, 마음 열어...

자손들에게 부담주지 않게..

당신은 사업이 안됩니다.

그도 준비가 되어야지요.

 

해가 지면 모두 자기 둥지로 들어가 듯

이제 서서히 지는 해가 될 터인데..

그 둥지 마저 없으면 어찌하시려고..

 

뭐든 때가 있다는 사실을 알으셔야지요.

 

올라 탄 버스에서 사람들의 숨소리를 듣는다.

쉬러 가는 구나!

집으로 나의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