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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병..


BY 2006-03-21

가슴에 응어진 것이 있어요.

터질 듯 하면서도 터지지 않는...

음..

입을 막고 나머지 한 손으로 가슴을 친다.

 

난 어릴적에 영화에서 이 장면을 많이 보았다.

색으로 치자면 그 눈물은 시뻘건 했을 것이다.

난 여자는 다 그렇게 우는 줄 알았다.

그래야 되는 줄 알았다.

 

오늘 한 여자 이야기를 하겠다.

여자는 내 편이 없다.

자식이 넷 있고..여자의 남편은 9년전에 죽었다.

팔베게를 해주던 남자가 느닷없이 주검으로 여자 앞에 나타났다.

함박눈이 여자의 무릎까지 오던 날에..

여자는 몇 번의 실신을 했고...그리고 충격으로 누웠다.

그리고 있는 돈을 다 까먹고 두달 만에 병원에서 퇴원을 했다.

몸은 루마티스 관절염..으로 회복 되지 않는다.

여자 나이 51살 이었다.

 

큰 딸 만 결혼을 했고, 밑 셋은 아직 어린 나이다.

여자가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남편에게 응석부리기.

남편에게 화내기.

남편에게 밥해주기.

남편에게 빨래해주기.

남편에게 귀염떨기.

 

남편을 위해 화장하기.

남편을 위해 새침하게 굴기.

남편을 위해 여자가 되기.

 

밖에 못한다.

여자는 공과금도 내지 못했던 사회 초년생 이다.

여자는 예쁜 편도 아니다..그러나 센스가 있다.

여자는 노래도 못한다..그러나 웃으면 예쁘다.

여자는 홈드레스를 좋아한다..그러므로 항상 깔끔하다.

 

이런 여자에게 병이 찾아 왔고, 가난이 찾아 온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속병으로 바짝바짝 썩어 갈 수 밖에..

피가 탄다.

옆의 시선이 무섭다.

여자는 남편을 일찍 보낸 과부란 소리를 제일 싫어 한다.

\" 내가 왜 과부가 되야해\"

아직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날 쯤이나 가능 할런지..

 

여자의 남편이 죽은 날은 망신살년에 죽을 묘가 같이 있던

날삼재의 음력 시월 열아홉 날이었다.

 

아직도 여자는 기억한다.

\" 나 다녀 올께 \" 라며 문밖을 초라하게 나가던 마지막 한컷을..

 

그날 저녁부터 눈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내렸다.

우리 아버지가  가시던 날에..